美 반도체 보조금 안받겠다…보조금 거부 기업 속내는?
美 마이크로칩, 시장 상황 변화로 협상 보류
"새 정부 출범 이후 보조금 문제 처리할 것"
삼성·SK하닉 등 기업 절반 이상 지급 '아직'
[시러큐스=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뉴욕 시러큐스의 루벤스타인 박물관에서 반도체법(CHIPS)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반도체 제조업 부흥을 언급했다. 2024.04.26.
반도체 보조금 지급이 1년 가깝게 지연되는 가운데, 그 기간동안 글로벌 시장 환경 급변으로 보조급 혜택이 적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같은 사례가 TSMC와 인텔과 달리 아직 보조금을 확정 짓지 못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는 미국 반도체 보조금 신청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추진한 반도체지원법(Chips Acts·칩스법) 프로그램에서 첫 사례다.
이 업체는 미국 오리건과 콜로라도 공장 건설을 위해 미국 정부로부터 1억6200만달러(2280억원)의 보조금을 신청했으나 최근 보조금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마이크로칩은 경영 악화로 인해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스티브 상히 마이크로칩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현지 시각) 열린 투자 설명회 'UBS 컨퍼런스'에 참석해 "보조금은 거의 1년 전, 모두가 공급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을 때 신청됐다"며 "하지만 지금은 생산이 너무 많다. 일단 협상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1달러를 쓸 때마다 15센트를 지원하는데, (공장이) 필요하지 않다면 85달러를 쓰고 싶지는 않다"며 "앞으로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그들의 입장이 어떤지, 여전히 돈이 있는지 모르지만 문제 파악이 끝난 후 처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2022년 통과된 칩스법을 근거로 자국 내 반도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생산 보조금(390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75조50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반도체 관련 20여개 기업이 보조금을 신청했다.
하지만 1년간 보조금 대상 선정과 지급의 지연으로 여전히 TSMC, 글로벌파운드리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보조금 수령이 확정되지 않았다. 인텔의 경우 당초 85억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78억6000만달러 만 받게 됐다.
한국 기업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보조금 64억달러(8조9000억원), SK하이닉스는 보조금 4억5000만달러(6200억원)를 신청했는데,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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