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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딥시크式 혁신은 우리가"…AI 스타트업 '모레'의 자신감

등록 2025.02.08 14:01:00수정 2025.02.08 1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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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원 대표 "엔비디아 최신 GPU 없이도 LLM 개발 증명"

허깅페이스 세계 1위 LLM…한국 10대 LLM에 등재

저비용·고성능 AI 모델 개발 돕는 소프트웨어 기술력 뒷받침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 모레의 조강원 대표. (사진=모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 모레의 조강원 대표. (사진=모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전 세계 인공지능(AI) 업계를 강타한 스타트업 '딥시크'가 중국에 있다면, 한국에는 '모레'가 있다. "모레는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사용하지 않고도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우리나라도 딥시크와 같은 저비용으로 고성능의 추론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조강원 모레 대표의 자신감이다.

실제로 모레가 자체 개발한 LLM이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머신러닝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오픈 LLM 리더보드' 평가에서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이는 개발 착수에서 1위 달성까지 단 3개월 만에 거둔 성과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자체 개발한 한국어 LLM 파운데이션 모델 'Llama-3-Motif-102B'(모티프, Motif)를 허깅페이스에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기초모델연구센터(CRFM)에서 세계 AI 모델, 응용 프로그램 등의 영향력을 파악해 작성하는 '에코시스템 그래프'에 등재된 한국의 10대 LLM 중 하나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모레는 네이버, LG AI연구원 등 대기업들과 함께 한국의 대표 LLM 보유 회사로 부상하고 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지난 4일 "우리도 딥시크가 될 수 있는 여지를 가진 모델이 한 10개 정도 된다"며 모레의 행보를 기대했다.

모레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슈퍼컴퓨터 '천둥' 개발 등 국내에서 슈퍼컴퓨팅 분야를 가장 오래 연구한 서울대 매니코어프로그래밍연구단 출신들이 주축이 돼 창업한 회사다. 2020년 9월 설립된 이래 현재 53명의 석박사급 연구진을 포함해 한국과 베트남에 120여 명의 전문 인력이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AI 모델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던 회사는 아니었다. 원래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그랬던 모레가 LLM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딥시크처럼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GPU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뛰어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었다.

이런 조 대표의 판단은 모레가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MoAI'의 기술력이 뒷받침됐다. 최고 수준의 LLM을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효율적인 모델 학습 방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모레의 'MoAI' 플랫폼은 고도의 병렬화 처리 기법을 통해 대규모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모레는 사용자가 보다 유연한 모듈식 접근 방식을 사용해 자체 AI 모델을 구축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이는 조직이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GPU 칩에서 실행할 수 있다. 즉, 모레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더 저렴한 칩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열린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 회의'에서 AI 관련 관계기관 및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2.06.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열린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 회의'에서 AI 관련 관계기관 및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2.06. [email protected]


조 대표는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AI 기업 간담회에서도 AI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비용 효율적인 AI 모델 개발의 중요성을 전파했다. 이 자리에는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을 비롯해 국내 AI 대표 기업인들이 있었다.

조 대표는 "AI의 경쟁력은 반도체를 사서 모으는 데 국한되지 않고, 어떻게 그것을 효율적으로 조직하고 활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남들이 50조원을 투자할 때 5000억원만 투자해도 똑같은 품질의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또 그는 "모레의 경우 엔비디아 GPU는 1~2개 정도 갖고 있고, 대부분 다른 대안적인 인프라를 사용해서 모델을 만들고 있다.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오픈소스 모델을 많이 발표할 생각을 갖고 있던 와중에, 딥시크가 등장했다. 저희로선 반갑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모레의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영국계 벤처 전문 미디어 GCV(글로벌 코퍼레이트 벤처링)은 '실리콘밸리 거물들과 경쟁하는 미국 외 지역의 글로벌 AI 스타트업'이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의 모레와 중국 문샷AI, 프랑스 미스트랄, 캐나다 코히어, 이스라엘 AI21 랩스, 독일 알레프 알파를 조명했다. 특히 딥시크의 접근 방식에 가장 근접한 스타트업이 한국의 모레라고 소개했다.

한편, 모레는 2023년 10월 KT, AMD 등으로부터 2200만 달러(약 319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받았고, 앞으로도 저비용·고성능의 오픈소스 모델의 실증 사례를 창출해나갈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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