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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AI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네이버…佛 파리서 글로벌 빅테크 만날까

등록 2025.02.09 07:30:00수정 2025.02.09 09: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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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대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외부 LLM 협업 열려 있다"

서비스 내 AI 접목에 비용 효율화 위해 전략 수정한 듯

파리 AI 정상회의서 해외 기업과의 협력 논의 가능성 주목

[성남=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사진은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모습. 2024.05.13. hwang@newsis.com

[성남=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사진은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모습. 2024.05.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사업 전략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고경영자(CEO)가 자체 AI 모델 개발과 함께 외부 AI 모델과의 협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올해 핵심 서비스에 AI 모델을 접목하는 데 있어 비용 효율화를 위해 타사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 AI 기술 경쟁이 가속화된 가운데 네이버가 자체 기술력으로는 한계를 인정하고 외부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공교롭게도 네이버 CEO는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AI 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AI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네이버가 파리에서 글로벌 AI 기업과 만나 AI 동맹 논의를 진행할지 주목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일 네이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빅테크 LLM 등 외부의 다양한 LLM과의 협업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아직 서비스 제공에 (타사 LLM을) 직접 활용한 사례는 없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가지고 외부 LLM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예약에 오픈AI 모델이?…딥시크 쇼크 후 AI 투트랙 전략 모색한 네이버

[서울=뉴시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DAN) 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서울=뉴시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DAN) 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최 대표의 발언을 종합하면 네이버는 자사 서비스에 AI 모델을 접목하는 데 있어 타사 LLM을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업간거래(B2B) 등 폐쇄형 AI 모델이 필요할 때는 하이퍼클로바X를 쓰고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 등에는 상황에 따라 비용 효율화를 위해 타사 LLM을 접목시키겠다는 뜻이다.

네이버는 올해 온 서비스(On-Service) AI 전략 아래 핵심 비즈니스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AI로 검색 결과를 요약하는 'AI 브리핑', 초개인화 AI 커머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광고 특화 AI 플랫폼 'AD부스트(Voost)' 등이 대표적이다.

AI를 탑재한 서비스도 수익이 나와야 한다. 하이퍼클로바X를 탑재하는 것보다 타사 LLM을 넣는 게 더 비용 효율적이라면 네이버 입장에서는 마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AI 기업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이다. 자사 서비스에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사 AI만 넣는 걸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예를 들어 B2B, 온프레미스 등 폐쇄형 LLM이 필요한 서비스의 경우 하이퍼클로바X를 사용하고 네이버 항공권 예약 등 B2C 서비스에 AI를 접목할 때는 타사 LLM을 쓰는 게 더 비용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퍼클로바X 로고(사진=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하이퍼클로바X 로고(사진=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일각에서는 자사 서비스에 외부 AI 모델을 탑재하는 걸 넘어 기술 협업 가능성도 제기됐다. 자체 기술력으로는 글로벌 AI 기업과 경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자사 모델 성능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딥시크 출현 이후 가속화된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보이자 보다 유연하게 사업전략을 수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글로벌 빅테크가 자본력을 무기로 성능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고 딥시크 등 후발주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오픈AI 모델 성능과 비슷한 모델을 개발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 사이 네이버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중국 AI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최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선두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멀티모달이나 추론 능력 등 성능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며 "연내에 보이스, 이미지, 비디오 등 다양한 멀티모달에 대해서도 성과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네이버도 모델 성능을 강화하는 데 각종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GPT-4가 나올 당시 AI 기술에 대한 차별적인 경쟁력은 인스트럭션 튜닝(명확한 사용자 지시 사항을 제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기법) 데이터였다. 그런데 네이버가 인스트럭션 튜닝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네이버 CEO, 오픈AI·구글 등 AI 핵심 인물 모인 파리로

AI 전략 수정 가능성을 언급한 최 대표의 다음 공식 행보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AI 행동 정상회의'다. 공교롭게도 이 행사에는 오픈AI, 앤스로픽, 미스트랄 AI 등 전 세계 주요 AI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다.

네이버의 AI 정상회의 참석은 매번 있었다. 지난 2023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첫 번째 행사에서는 하정우 퓨처AI센터장이 참석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된 2차 회의에서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참석했다.

하지만 최 대표의 이번 회의 참석을 두고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해외 AI 기업 간 협력 논의도 추진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프랑스판 오픈AI' 미스트랄 AI의 경우 네이버가 앵커투자자로 출자한 코렐리아 캐피탈을 통해 간접 투자한 기업이다. 이에 최 대표와 아르튀르 멘슈 미스트랄 AI CEO 간 만남 가능성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서울에도 그랬듯 파리 정상 회의에 공식적으로 안내된 일정 외에 많은 비공개 면담이 있다"며 "최수연 대표도 해외 빅테크 주요 관계자와 만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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