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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 위기에…이마트·롯데마트는?

등록 2025.03.05 15:59:15수정 2025.03.05 18: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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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기업회생으로 영업력 약화 불가피

이마트·롯데마트 등 경쟁사 단기적 수혜 전망도

"규제 족쇄에 인건비 부담 등으로 업황 전반 우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힌 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2025.03.0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힌 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2025.03.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한 곳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돌입하면서,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업체들은 올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10년 넘도록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계속 이어지고, 그 사이 온라인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마트 업황 자체의 미래 성장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는 전날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와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 모든 영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영업 경쟁력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이 반사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런 기대감은 주가에 반영되기도 했다.

 이날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주가는 반사이익 기대감에 상승 곡선을 나타냈다. 이마트는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으며 롯데쇼핑도 장중 6% 가까이 상승했다.

홈플러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에 보유자산 유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영업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점포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거나 홈플러스에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 대금 미정산을 우려해 공급을 줄일 경우 소비자가 다른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나 점포 구조조정 등이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이마트, 롯데마트 등 할인점 경쟁사들의 기존점 성장률이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이마트의 경우 전체 점포 132곳 중 홈플러스와의 경합지가 약 70곳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대형마트들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수혜가 예상된다"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온라인 채널의 성장세가 지속되며 할인점 채널의 근본적인 매력도가 하락하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규 점포 출점 재개 및 점포 리뉴얼 등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차별화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해까지 점포 수를 줄여왔다. 올해에는 온라인 채널 대비 강점을 가진 신선식품 등에 중점을 두고 신규 점포를 확대하는 등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트레이더스 마곡점을 연 데 이어 하반기에는 인천에 트레이더스 구월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식료품에 특화한 이마트 푸드마켓은 지난해 첫선을 보인 대구 수성점에 이어 올해 상반기 서울 고덕점을 새로 연다.

이마트는 올해 3곳에 이어 2027년까지 신규 점포를 3곳 이상 열 계획이다. 또 신규 부지도 5곳 이상 확보해 점포 신설을 구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 그로서리(식료품) 전문성을 내세운 천호점을 개점했다. 천호점은 매장의 80%를 식료품 매장으로 구성했다.

롯데마트는 천호점에 이어 구리점을 상반기에 새롭게 열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홈플러스에 대한 고객의 신뢰 저하 등에 경쟁 대형마트로 향하는 고객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은 현재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으로 장기적으로는 이커머스와의 대결이나 규제 등 대형마트 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가 일각에선 대형마트 업종의 미래 성장성 자체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 홈플러스과 대주주 MBK파트너스 측은 "대형마트에 대한 각종 유통규제로 인해 온라인 사업자(이커머스)와의 경쟁 구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불공평해진 상황에서, 소비 트렌드 마저 빠르게 변화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는데, 근본적인 경영 환경 구조가 별반 다르지 않아서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의무 휴업 시행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약 1조원에 달하며, 영업시간 외 배송 금지가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채널로의 이동을 촉진시켰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측은 "소비자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동했음 펜데믹 종료 이후에도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서, 오프라인 마트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대표적 노동 집약 산업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유통업에서, 직원 정규직화 및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건비 상승도 실적 악화의 원인 중 하나인 것은 맞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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