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빠 왔다" 맹골수도에 울려 퍼진 단원고 250명의 이름
세월호 12주기, 참사 현장서 선상 추모식
유족 39명, 거친 파도 위 헌화하며 눈물바다
![[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세월호 참사 12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열린 선상추모식 중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참사 해역을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다. 2026.04.16. lhh@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6/NISI20260416_0021248741_web.jpg?rnd=20260416141223)
[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세월호 참사 12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열린 선상추모식 중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참사 해역을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다. 2026.04.16. [email protected]
[진도=뉴시스]이현행 기자 = "이젠 괜찮아,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될게."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10시께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세월호 침몰 해역.
해경 1508 경비함정(2700t급)의 육중한 엔진 소리가 멈추자 그 자리를 메운 건 서늘한 바닷바람과 유족들의 낮은 흐느낌이었다.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소속 유족 39명은 12년 전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좌표 위에서 차마 떼어지지 않는 시선을 수평선에 고정했다.
함정 난간 너머 바다는 12년 전 그날처럼 무심하게 일렁였고, 사고 해역임을 알리는 노란 '세월호 부표'가 거친 파도에 흔들릴 때마다 유족들의 어깨는 더욱 깊게 떨렸다.
부표를 확인하러 선미 갑판에 오른 가족들은 짧은 탄식을 내뱉으며 두 눈을 지그시 감거나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참사 희생자 304명을 기리는 세 번의 뱃고동 소리가 맹골수도의 적막을 가르며 추모식의 시작을 알렸다.
"선상 추모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동 묵념."
![[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세월호 참사 12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26.04.16. lhh@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6/NISI20260416_0021248683_web.jpg?rnd=20260416135221)
[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세월호 참사 12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26.04.16. [email protected]
함정 한쪽에는 분홍색 벚꽃나무 조형물이 놓였다. 유족들은 아이들이 끝내 보지 못한 열두 번째 봄을 붙잡으려는 듯 저마다의 그리움을 적은 노란리본을 나뭇가지에 묶었다.
'딸, 아들 사랑해', '보고 싶다', '거긴 어때 잘 지내지?' 등 간절한 문구들이 맹골수도의 거센 바람을 맞으며 벚꽃 잎 대신 휘날렸다.
이어 12년 전 이곳에서 꿈을 멈춰야 했던 아이들의 이름이 하나둘씩 호명됐다. 대답 없는 부름이 허공으로 흩어졌고 250명 단원고 학생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함정 곳곳에서는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헌화 시간이 다가오자 유족들은 국화꽃 송이를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바다를 향해 다가섰다.
국화를 쥔 유족들의 하얀 면장갑은 쏟아낸 눈물에 푹 젖어 투명해졌다. 차갑게 젖은 손끝으로 국화를 참사 해역으로 던지는 손길에는 12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유족들은 가슴속에 담아왔던 말을 나지막이 내뱉었다.
"딸아 아빠 왔다, 잘 있냐" "돌아오지 않고 거기서 뭐 하니"라며 목청 터져라 자식의 이름을 불렀다.
수십 송이의 국화가 바다 위를 표류하자 가족들은 다시금 오열했다. 열두 번의 봄이 지났음에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맹골수도의 거친 물살 위에 투영됐다.
유족들은 함정이 사고 해역을 떠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다. 멀어지는 노란 부표를 향해 연신 손을 흔들며 12년 전 그날에 멈춘 아이들과 다시 작별을 고했다.
고(故) 정다해 양의 엄마 김인숙 씨는 "매년 이곳에 오지만 사고 당일과 똑같은 마음이다.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만 같은데 벌써 12년이 흘렀다"며 "그날의 아픔은 여전히 가시질 않는다"고 호소했다.
고(故) 최윤민 양의 아빠 최준헌 씨는 "오늘 처음 선상 추모식에 왔다. 2012년 작은딸을 병으로 보내고 세월호로 큰딸 윤민이까지 잃은 뒤 10년 동안 정신병원에 의지할 만큼 몸이 좋지 않았다"며 "이제는 누구에게나 내 딸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할 수 있다. 앞으로 베풀며 사는 삶을 통해 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세월호 참사 12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에 참석한 한 유족이 멍하니 세월호 참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6.04.16. lhh@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6/NISI20260416_0021248682_web.jpg?rnd=20260416135221)
[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세월호 참사 12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에 참석한 한 유족이 멍하니 세월호 참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6.04.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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