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슨 그린란드 차기 총리, 트럼프 美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노력 거부

"그린란드 미래 그린란드가 결정…우리 스스로 우리의 나라 만들 것"

[누크(그린란드)=AP/뉴시스]옌스-프레데릭 닐슨 그린란드 민주당 대표(가룬데)가 12일 새벽(현지시각) 누크에서 하루 전 치러진 총선 승리를 축하하는 파티에서 지지자들을 포옹하고 있다. 그는 "그린란드인들은 덴마크로부터 독립을 향해 나아갈 때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노력을 거부했다. 2025.03.13.

[누크(그린란드)=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그린란드의 새 총리로 유력시되는 옌스-프레데릭 닐슨은 12일(현지시각) "그린란드인들은 덴마크로부터 독립을 향해 나아갈 때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노력을 거부했다.

점진적 독립을 선호하는 닐슨의 친기업 정당 민주당은 11일 총선에서 지난 정부를 구성했던 두 좌파 정당을 제치고 깜짝 승리를 거두었다. 그린란드인 대부분이 트럼프의 제안에 반대하면서 캠페인은 지정학보다는 건강관리 및 교육 문제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33살의 닐슨은 12일 지난주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며, 어떻게든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트럼프에 반격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인도, 덴마크인도 되고 싶지 않다. 우리는 다만 그린란드인이 되고 싶고, 미래에 우리 스스로 우리의 나라를 만들기를 원한다"고 영국 스카이 뉴스에 말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자치 지역이지만 2009년 덴마크 정부가 국제법에 따라 자결권을 인정한 이후 독립을 향한 길을 걷고 있다. 선거에서 5개 주요 당 중 4개가 독립을 지지했지만, 언제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대부분 원주민 이누이트 출신인 5만6000명의 그린란드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월 백악관 복귀 직후 그린란드에 대한 구상을 발표한 후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주목하는 것은 북대서양의 전략적 항공·해로를 가로지르고 있고 미사일 경보와 우주감시 작전을 지원하는 미국의 피투픽 우주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또한 휴대전화에서 재생 에너지 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만드는 데 필요한 희토류 광물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린란드 총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투표용지에 표기조차 되지 않았다.

11일 총선에서 당선된 31명의 의원들은 그린란드의 경제 다변화, 인프라 구축, 의료 개선 같은 문제들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한편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어젠다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그린란드가 자급자족을 이룰 때까지 독립을 연기하고, 주택 및 교육 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으로 29.9%의 지지율을 얻어 승리했다. 4년 전 민주당은 9.1%로 4위에 그쳤었다.

누크 주민 안톤 닐슨은 당의 승리가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그린란드가 독립하기를 원한다"면서도 "그러나 승리한 민주당은 일을 서두르지 않으므로 모든 것이 올바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펜하겐 올보르그 대학의 북극 프로그램 책임자 카리나 렌은 그린란드인들이 트럼프를 무시하고 그들에게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려고 시도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제 연정 구성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 가장 적극적으로 독립을 지지하는 날레라크당이 24.5%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고, 지난 정부를 이끌었던 이누이트 아타카티지트가 21.4%로 그 뒤를 이었다.

드웨인 메네제스 극지연구정책구상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어느 당과 연정을 구성할 것인가에 따라 독립에 대한 접근 방식이 궁극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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