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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왜 트럼프의 '1호 무역합의국' 됐나…"쉬운 협상 상대"

등록 2025.05.09 10:38:05수정 2025.05.09 11: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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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 얼마나 지침 될지 불분명"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영국과의 무역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2025.05.09.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영국과의 무역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2025.05.09.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영국과 첫 무역 합의를 체결하며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이 상대적으로 협상이 쉬운 교역 여건을 갖춰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국 수출품에 대한 시장 접근성을 확대했다"라며 영국과의 무역 합의를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타국과 이룬 첫 성과다. 90일의 상호관세 유예를 시한으로 미국과 협상 중이던 세계 각국은 공식 발표 전부터 합의 상대국과 그 내용을 주목해 왔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을 우선협상 대상으로 지목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한국과 일본, 인도를 거론하며 잠재적인 무역 협정을 맺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첫 무역 합의 국가가 아시아에서 나오리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영국이 첫 합의 국가가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국가 중 첫 번째(THE FIRST OF MANY)"라며 발표 전부터 흡족함을 드러냈다.

그간의 전망과 달리 영국이 첫 합의 국가가 된 데에는 미국과의 무난한 교역 상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본 등과 달리 영국은 미국이 교역에서 큰 적자를 보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의 영국 상대 상품 수출 규모는 799억 달러(약 111조6123억 원), 수입 규모는 681억 달러(약 95조1425억 원)다. 오히려 미국이 흑자를 보는 것이다.

영국과의 교역 규모가 주요 아시아 국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협상을 용이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미국과의 국가별 교역 규모에서 영국은 멕시코, 캐나다, 중국, 독일, 일본, 한국, 대만, 베트남에 이어 9위에 머물렀다.

이런 여건 덕에 영국은 지난 4월2일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당시에도 기본관세 수준인 10%의 관세만 적용받았다. 20~40%대 관세가 적용된 다른 국가에 비교하면 상당히 온건한 분위기에서 협상 진행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영국의 경우 2020년 브렉시트(Brexit) 이후 유럽연합(EU)과의 교역 감소를 벌충하려 이미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추진해 온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시절부터 협상이 추진돼 온 것이다.

이처럼 일련의 제반 여건이 갖춰진 상태였던 만큼 영국과의 합의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보며 높은 관세가 매겨진 다른 국가에는 크게 참고가 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미국이 다른 국가와의 분쟁은 심화하는 상황에서 영국과의 협상은 "손쉬운 일(low-hanging fruit)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과 일본, 인도, 베트남, 이스라엘과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도 강조했다.

액시오스도 "미국과의 무역·지정학적 관계가 더 복잡하고 규모가 더 큰 교역 파트너와의 합의 타결이 이처럼 빠르고 수월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라며 "이번 합의가 다른 국가에 얼마나 지침이 될지는 불분명하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영국에 매긴 10% 관세는 계속 유지된다. 다만 자동차의 경우 10만 대에 한해 관세를 10% 수준으로 인하하고, 철강 관세는 폐지한다. 합의 세부 사항은 추가 협상을 거쳐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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