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쓰홍 "나의 청소년기는 불행했지만, 누군가엔 성장 메시지였으면"
2025 서울국제도서전 방문한 대만 대표 작가 천쓰홍
"한국 2030 독자 알아봐 신기…나를 보고 우는 독자도"
차기작은 서울 배경의 '사랑이야기'…젊은시절 내 경험
![[서울=뉴시스] 작가 천쓰홍. (사진=민음사 제공) 2025.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6/19/NISI20250619_0001871702_web.jpg?rnd=20250619154700)
[서울=뉴시스] 작가 천쓰홍. (사진=민음사 제공) 2025.06.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기용 기자 = "제 과거의 즐겁지 않은 내용을 책으로 쓰는 이유는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올해 처음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대만 작가 천쓰홍(49)은 19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설을 집필하는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학을 통해 기억하고 싶다. 책으로, 글로 기억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독일도 나치의 잔혹한 도살이란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억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즐겁지 않은 기억은 무엇일까. 소설' 귀신들의 땅'은 그의 고향인 용징을 배경으로, 천씨 집안의 막내아들이자 성소수자인 톈홍을 중심으로 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천쓰홍은 동성애를 소재로 한 다수의 소설을 집필하며 구시대 대만을 거쳐온 성소수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천쓰홍은 "(나는) 구시대 대만에 살았던 성소수자이고 당시 많은 압력이 있고 족쇄가 있었다"며 "지금은 동성애자라고 하면 나를 호응하지만 과거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9년 동성결혼이 대만에서 아시아 최초로 합법화되며 인식이 전환됐다"고 했다.
자신의 책을 읽고 13세 청소년이 편지로 동성애자임을 밝히며 그의 이야기에 공감해왔다며 "나의 청소년기는 즐겁지 않았지만 나의 책이 하나의 채널이 돼 성장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천쓰홍은 2023년 소설 '귀신들의 땅'으로 한국 독자들을 처음 만났다. 그런데도 한국 독자들이 자신을 알아보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작가 천쓰홍. (사진=민음사 제공) 2025.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6/19/NISI20250619_0001871703_web.jpg?rnd=20250619154748)
[서울=뉴시스] 작가 천쓰홍. (사진=민음사 제공) 2025.06.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천쓰홍은 "(도서전에서) 한국의 2030 독자들을 많이 만났다"며 "호텔을 오가면서 독자 세 명이 알아보고 심지어 나를 보고 우는 독자도 있었다"고 했다.
이날 천쓰홍은 '고향'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자신에게 과거 고향은 부끄러운 대상이었고, 대만어를 사용하는 어머니와도 보통어를 쓰는 자신과 멀어져 결국 고향과도 멀어졌다고 한다.
천쓰홍은 "과거 국민당이 집권한 당시 대만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정책을 실시해 학교에서 대만어를 사용하면 처벌을 받았다"며 "점차 모국어를 잃었고 나에게는 (대만어가) 잃어버린 보물"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는 고향을 알리고 싶다"며 "'악어노트'의 저자인 추마오진은 같은 고향이자, 성소수자였는데 파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고향을 알리지 않았을까 한다. 현재까지 버텨 살아온 내가 이제 고향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작 계획도 밝혔다. 대만에서 먼저 출간된 '세자매'가 한국에서 곧 번역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도 준비 중이다.
천쓰홍은 "젊은 시절 한국 남자와 연애 경험을 했다. 작년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그때 한국드라마 주제곡이 떠올랐고 이는 (소설의)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다"며 "영화화가 됐으면 하는데, 주인공으로는 허광한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귀신들의 땅. (사진=민음사 제공) 2025.06.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6/19/NISI20250619_0001871705_web.jpg?rnd=2025061915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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