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장거리 미사일 생산 박차 가하는 우크라

등록 2025.09.03 08:02:30수정 2025.09.03 09:36:2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나토 가입 무산되고 유럽의 안보 보장 논의 진전 더뎌

유럽 자금으로 미 무기 구입과 생산 능력 확충에 집중

"모스크바 노리는 미사일 수백 기 있으면 판도 바뀐다"

[AP/뉴시스]우크라이나 무기 회사 파이어 포인트의 비밀 공장에서 생산되는 사거리 3000km의 플라밍고 순항 미사일. 2025.9.3.

[AP/뉴시스]우크라이나 무기 회사 파이어 포인트의 비밀 공장에서 생산되는 사거리 3000km의 플라밍고 순항 미사일. 2025.9.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논의만 무성할 뿐 진전이 없는 서방의 안보 보장을 신뢰하지 못하는 우크라이나가 첨단 미사일의 대규모 생산 등 자체 안보 능력 강화에 매달리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려 한다. 러시아가 다시 침공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 목표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최근 “우크라이나는 침략자에게 소화되지 않는 철로 만든 고슴도치가 돼야 한다”고 말해 우크라이나 군사력 강화를 강력히 지지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강화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럽 회원국들이 자금을 모아 미국 무기를 구매해주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의 조달 시스템으로 매달 1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구매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특히 미국산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나토의 지원 시스템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종료시킨 미국의 무기 지원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기존보다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국들이 자금 대 미국 무기 사는 체계 마련

나토 지원 시스템은 지난 28일 처음 적용됐다. 유럽국들이 순항 미사일 및 GPS 항법 키트 8억5000만 달러(약 1조1866억 원) 어치를 미국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 지원키로 발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국내 무기 생산 능력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드론을 대량 공급하는 것을 넘어 첨단 장거리 순항 미사일 생산을 시작했다.

유럽국의 지원의 지속 가능성 여부, 우크라이나의 인력 충원 능력 등 우크라이나 방산 성장을 제약하는 요소가 존재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달리 선택지가 없다.

전후 안보 보장에 관한 서방의 약속은 모호한 수준일 뿐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을 추진하면서, 유럽국들은 러시아의 재침을 막을 안보 보장 방안을 논의해왔다.

현재 일부 유럽 국가들이 파병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은 공중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나토 가입 대신할 유럽국 안보보장 논의 진전 없어

그러나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러시아는 서방의 파병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강화를 저지하려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일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러시아 연방의 희생을 대가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무기 생산과 서방 무기 획득은 러시아가 간섭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우크라이나는 자체 생산을 시작한 신형 플라밍고 미사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t이 넘는 탄두를 싣고 3000km 가까이 날아가는 이 미사일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물론 더 먼 곳도 공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플라밍고 미사일과 같은 무기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억제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방의 어떤 보호 약속보다 강력하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대의 병력이 러시아를 넘어서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첨단 무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다.

자체 방어 능력만이 살길이라는 우크라이나의 믿음은 뼈아픈 경험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1994년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안보보장을 받기로 한 부타페스트 각서는 모호한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안보 보장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았고 공격당할 경우 군사적 지원을 한다는 내용도 없었다. 러시아가 2014년부터 공격하게 한 배경이다.

2022년 러시아가 전면 침공한 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에 희망을 걸었다. 나토의 집단방위조항이 가장 강력한 안보 보장책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나토 가입을 배제한다고 선언하면서 희망이 사라졌다.

유럽국들이 나토의 집단안보와 유사한 방식의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안보 체계를 구상했으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을 허용한 부다페스트 각서의 모호함을 극복하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경계한다.

안보 보장 방안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현재 우크라이나는 강력한 미국 무기를 구입하고 무기 생산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유럽국들 속속 막대한 지원 발표

이를 위한 막대한 자금을 유럽국들이 계속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나토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시스템은 현재 20억 달러를 확보한 상태다. 8개 유럽국들이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유럽국들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규모는 이미 미국을 앞질렀다. 지금까지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액수는 약 950억 달러(약 133조 원)이며 미국의 지원은 약 750억 달러(약 105조 원)이다.

독일과 노르웨이가 내년에 각각 최대 100억 달러의 군사 및 민간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최근 약속했다.

이처럼 거액 지원이 가시화하면서 군사력을 강화를 도모하는 우크라이나에 희망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몇 년에 걸친 막대한 지원 약속이 구체화되면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강화가 빠르게 진전될 수 있다고 본다. 서방의 무기를 구매하는 것은 물론 자체 무기 생산 능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사거리가 긴 무기를 자체 생산하면 서방이 지원을 머뭇거려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을 제한했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된다.

플라밍고 미사일을 만든 우크라이나 방산 기업 파이어 포인트는 생산 확대를 위해 서방 자금 지원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하루 1기인 생산 능력을 올 가을까지 7기로 늘릴 계획이다. 사프산이라는 단거리 미사일도 생산을 시작했다.

막심 스크립첸코 우크라이나 대서양대화센터 회장은 “우크라이나 독립을 보장하는 최선책은 자체 미사일 생산 능력이다.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 수백 기를 보유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