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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정치에 입문한 간호사 활동가…안성의 '철도시대'를 이끌다[대한민국 지자체장]

등록 2025.09.17 10:04:23수정 2025.09.17 15: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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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경기도 안성시장 인터뷰

수도권 내륙선 유치로 '철도시대' 개막

"혁신·변화 꽃 피우는 안성 위해 전력"

김보라 안성시장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9.17.

김보라 안성시장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9.17.

[세종=뉴시스]김현섭 성소의 기자 = 경기도 안성시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없는 도시였다. 하지만 수도권 내륙선을 유치해 처음으로 '철도 시대'를 열었고, 이어 전 시민 무상교통 정책까지 시행하며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여기에 문화·관광 전략까지 더해지며 안성은 '머무르고 싶은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뉴시스는 김보라 안성시장을 만나 안성시의 주요 성과와 향후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간호학과(연세대)를 나온 김 시장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병원 간호사' 출신이 아니다. 엄연한 간호사였지만 병원에서 환자 주사 놓고 돌보는 전형적 모습의 간호사가 아닌, 지방의 의료취약 문제 해소를 위한 의료생협 활동가로 나섰다. '간호사 사회운동가'였던 것이다. 그렇게 그는 20년간 안성에서 의료생협 활동가를 했다.

정치 입문도 의료생협 활동 과정에서 여러 어려운 일을 겪으며 막연히 생각은 해봤지만 구체적으로 계획을 했던 것도 아니다. 그의 정치인, 행정가로서의 삶은 우연히 시작됐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때 지인이 '정치가에서 사회적 경제 전문가를 찾고 있는데 추천을 해도 되겠느냐'고 전화를 받게 되었고, 그 통화가 계기가 돼 우연히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이렇게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제9대 경기도의회 의원 선거에 비례대표 3번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안성시 첫 여성 시장이 됐다. 그리고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 50.35%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2020년 첫 당선 당시 득표율(46.31%)보다 높다.

그는 "20년간 의료생협 활동을 하면서 지역 주민이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치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이 꼽은 대표적인 성과는 '대중교통 활성화'다. 김 시장은 "숙원 사업이던 철도 유치를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수도권 내륙선과 평택부발선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며 "단순한 이동권 보장을 넘어 인구 증가와 기업 유치, 소비 진작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측면까지 고려해 교통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노인·저소득층 등 교통 약자들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무상교통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김 시장은 "전 시민 무상교통 정책을 통해 어르신과 저소득층을 지원하고 있다"며 "아동과 청소년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 정책도 성과를 내고 있다. 안성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대한민국 문화도시'와 '동아시아 문화도시'에 동시 선정됐다. 가까운 이웃나라인 일본·중국과 교류를 넓히며 글로벌 문화 도시로의 입지도 다지고 있다.

김 시장은 "올해 10월 우리 시를 대표하는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와 연계해 전통연희 페스티벌과 동아시아 문화도시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문화사업들이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성시의 인구 증가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안성시 인구는 20만8855명으로 전년 대비 2.9% 늘었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다. 김 시장은 주거환경 개선과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인구 증가의 배경으로 꼽으며 "정주인구와 생활인구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고향사랑기부제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안성시 고향사랑기부에 6200명이 참여해 6억6800만원을 모았다. 김 시장은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가장 높은 실적"이라며 "앞으로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안성과 인연을 맺고 기부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안성을 중부내륙의 중심이자 역동적인 도시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첨단산업 육성과 문화도시, 호수관광, 무상교통, 친환경 농업, 바우덕이 축제 세계화 등 민선 8기 핵심사업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혁신과 변화가 꽃피우는 안성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의료생협 활동가에서 정치인이 된 계기는.

"2014년도에 경기도의원을 시작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안성에서 20년간 의료생협 활동을 하며 그간의 활동들이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연락이 와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의료생협 활동을 하면서 지역 주민이 서로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치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뛰어들었다."

-시장으로서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시민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안성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없는 도시였다. 안성의 교통 정책은 단순한 이동권 보장을 넘어 인구 증가와 기업 유치, 소비 진작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측면까지 고려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숙원사업이던 철도 유치를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수도권 내륙선과 평택부발선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전 시민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해 어르신과 저소득층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아동과 청소년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 송파를 비롯해 수원, 성남, 이천, 동탄, 안양 등으로 버스 노선을 늘렸고 농촌과 대중교통 취약지역에는 수요응답형 버스와 행복택시를 운영해 이동권을 강화했다. 올해 1월부터는 안성~구리 고속도로도 새롭게 개통된다."

-안성은 경기도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어떤 의미인가.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보라 안성시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협 61주년 기념식에서 감사패를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8.1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보라 안성시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협 61주년 기념식에서 감사패를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8.12. [email protected]


"안성은 전국 최초로 '동아시아 문화도시'와 '대한민국 문화도시'에 동시에 선정됐다.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은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선포식에서 중국 마카오, 후저우, 일본 가마쿠라와 교류를 약속했고, 올해 4월에는 안성에서 동아시아 문화도시 행사를 열어 다채로운 콘텐츠로 외국 대표단과 시민들을 맞이 했다. 10월에는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와 연계해 전통연희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이를 통해 글로벌 문화도시로서 입지를 넓히고, 전통 공연·공예·자연환경을 연계한 문화산업 발전의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다.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3년간 2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문화장인학교, 찾아가는 안성문화장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안성시는 '안성맞춤 장인·공예문화 유통의 도시'를 비전으로 삼고 사업들이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호수관광 개발도 안성이 내세우는 전략 중 하나다.

"안성은 62개의 호수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이런 호수자원을 하나의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호수를 경험할 수 있는 '호수의 도시' 또는 '물의 도시'로 키워보려 한다. 고삼호수·금광호수·칠곡호수·청룡호수에 각각 테마를 입혀 개발하고 있다. 특히 금광호수는 에코호수를 테마로 호수 주변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하늘전망대 등을 정비했다. 이 중 하늘전망대는 지난해 9월 개장 직후 소셜미디어에서 사진 찍기 좋은 명소가 됐고, 박두진 문학길은 올해만 18만명 이상이 방문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체험거리와 볼거리를 조성해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체류형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한 안성시의 계획은.

"안성시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닌, 머무르고 싶은 도시, 다시 찾고 싶은 체류형 관광지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성의 역사·문화 자원과 자연환경, 농촌체험 자원을 연계한 복합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또 지역 내 숙박·음식·체험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확충해 나가고 있다. 호수관광과 문화도시 조성을 비롯해 안성맞춤랜드, 팜랜드 등 기존 관광지를 고도화하고 바우덕이 축제와 농촌체험마을, 금북정맥생태탐방로, 전통시장, 로컬푸드 등 지역 고유의 자원을 관광콘텐츠와 결합해 안성만의 매력을 더할 계획이다."

-최근 인구 증가세가 눈에 띈다. 배경은 무엇이라 보나.

"지난해 기준 안성 인구는 전년 대비 2.96% 늘어난 20만8855명이다. 경기와 전국이 인구 감소세인데, 안성시는 2020년부터 4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주거환경 개선, 교통 인프라 확충, 기업 유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앞으로도 인구 30만명 시대를 준비하며 생애 주기별 맞춤형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안성시의 인구 비전은 '정주 인구와 생활 인구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도시'다. 신혼부부와 청년, 중장년층, 어르신 등 세대별 특성과 수요에 맞춘 정책을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 체류형 인구를 유입하는 전략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반영해 호수 스테이, 문화 스테이, 팜 스테이 등 3대 테마를 토대로 안성을 찾은 관광객들이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지난 한 해 동안 6200명이 참여해 6억6800만원을 모금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6% 늘어난 규모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가장 높은 실적이다. 안성시는 온·오프라인 홍보와 더불어 특색 있는 기부 이벤트를 다채롭게 전개했다. 매달 주제를 달리해 '일석이조 이벤트', '삼겹살데이', '오이데이' 등을 진행하며 기부자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경기도 최초로 고향사랑기부제 민간 플랫폼과 입점 계약도 체결해 보다 편리한 기부 환경을 제공했다. 답례품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안성 쌀, 한우, 배 등 우수한 농특산물부터 안성마춤 유기세트, 지역화폐, 바우덕이 공연 관람권, 텃밭 분양권까지 다양한 답례품을 제공했다. 앞으로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안성과 인연을 맺고 기부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부자들을 생활 인구로 연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안성시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한 나눔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부자들과의 인연을 깊게 이어가고 생활 인구로 유입되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부터 '사이버 안성시민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부자, 출향인, 안성과 인연이 있는 누구나 온라인으로 시민으로 등록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를 통해 기부자들이 생활 인구로 연결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시장이 그리는 안성의 미래는 무엇인가.

"2025년은 녹록치 않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안성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역발전의 속도가 늦춰지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안성시를 지속 가능한 도시, 머무르고 싶고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고자 한다. 그간 안성이 지닌 이미지를 넘어 대한민국 중부내륙의 중심 도시로 역동성과 힐링이 넘치는 안성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첨단산업 육성과 문화도시, 호수관광, 무상교통, 친환경 농업, 바우덕이 축제 세계화 등 민선 8기 핵심사업을 반드시 완수하겠다. 모든 정책의 중심에는 시민이 있다. 혁신과 변화가 꽃피우는 안성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와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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