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에서 울려퍼진 '5·18 조롱'…"학교서 역사문해력 키워야"
'역사콘텐츠 과목 내용 체계 연구 최종보고서'
역사 과목에 매체·콘텐츠 내용·성취기준 '공백'
교육부, '역사콘텐츠 비평·분석' 과목 신설 추진
"교육 必"vs"현장 부담"…국교위서 결론 못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일 오후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 지난달 29일 배재고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논란을 연상시키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오늘 제1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배재고의 전국대회 출전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2026.07.01.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01/NISI20260701_0021346257_web.jpg?rnd=20260701172310)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일 오후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 지난달 29일 배재고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논란을 연상시키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오늘 제1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배재고의 전국대회 출전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2026.07.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전국 고교 야구대회 중 배재고등학교 학생들이 광주제일고등학교 학생들을 향해 5·18 조롱 응원 구호를 외치면서 왜곡된 역사의식에 기반한 혐오가 이미 교정에 스며들었음이 드러났다. 청소년 5명 중 2명은 유튜브·숏폼 콘텐츠를 통해 역사를 접하고 있는 만큼, '역사 문해력'을 기르는 교육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고생 42% '유튜브·숏폼'으로 역사 접해…"역사 문해력 길러야"
국어·공통국어Ⅰ·공통국어Ⅱ는 매체 분석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하도록 하고 있고, 예술 과목은 '미술과 매체'·'음악과 미디어'를 편성해 미디어 문해력과 디지털 소양을 강화하도록 한다. 영어 교과 역시 융합 선택 과목인 '미디어 영어'로 매체로부터 전달되는 정보를 분석·평가하는 역량을 기르도록 한다.
이와 달리 사회 교과 중 지리·일반 사회 과목은 일부 성취기준에 관련 요소가 부분적으로만 담겨 있고, 역사 과목은 관련 성취기준과 내용 체계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다.
역사 과목에서 매체·콘텐츠 관련 내용이 공백인 사이 학생들은 유튜브와 숏폼을 통해 역사를 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진동 강원대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중·고생 1만17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의 42.3%(복수응답)가 학교 밖에서 역사를 접하는 주된 경로로 유튜브·숏폼 콘텐츠를 꼽았다. 교과서나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다른 역사 정보를 접했을 때 학교 선생님께 직접 질문해 확인(7.0%)하거나 인터넷 검색·책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19.8%)한다는 학생은 26.8%에 그쳤다.
최종보고서는 소셜미디어, 유튜브, 디지털 뉴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역사 정보가 생산·유통되는 만큼 '역사 문해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 문해력은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고 저자의 의도와 관점을 분석하며, 서로 다른 자료를 비교·대조해 주장과 해석의 근거를 판단·논증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관련 내용을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는 과목을 편성·운영해야 한다며 고등학교 역사 콘텐츠 관련 과목 개발의 필요성을 짚었다. 연구진은 "시대사 내용을 충실히 학습하더라도 학생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영상, 뉴스 및 다양한 정보 속에서 역사적 사실을 비판적으로 분석·비평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다양한 역사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읽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비평과 분석에 초점을 맞춘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을 포함한 역사 과목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역사 콘텐츠의 의미, 기능과 영향, 특징 파악 ▲역사 콘텐츠에 담긴 내용, 역사 해석과 증거, 역사 해석의 다양성 분석 ▲역사 콘텐츠를 기획·구성·공유하는 활용 과정에 참여 ▲역사 콘텐츠를 이해·분석·활용하는 과정에서 성찰적이고 책임 있는 태도 실천 등을 목표로 한 '콘텐츠로 만나는 역사'라는 실습 위주의 선택과목을 제시했다.
![[서울=뉴시스] 정예빈 기자 = 경기 영성중학교 역사 동아리 '피스메이커' 학생들이 6월 1일 옛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 4층 벽면에 전시된 박종철 열사의 시체검안서를 보고 있다. 2026.06.01. 575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05/NISI20260605_0002153965_web.jpg?rnd=20260605163404)
[서울=뉴시스] 정예빈 기자 = 경기 영성중학교 역사 동아리 '피스메이커' 학생들이 6월 1일 옛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 4층 벽면에 전시된 박종철 열사의 시체검안서를 보고 있다. 2026.06.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교육부, '역사콘텐츠 비평·분석' 과목 신설 추진…"교육 必"vs"현장 부담"
국교위는 지난달 11일 전체회의에서 이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왜곡된 역사의식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사회 교과군 전체를 아우르는 방향의 과목 신설에 찬성하는 위원들이 있었지만, 동시에 과목 신설이 초래할 현장 부담 가중과 교육과정 개정에 상응하는 시급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뒤따랐다.
당시 전은영 위원(전국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대표)은 "역사교육을 단단히 해야겠다는 학부모들의 위기의식이 높아져 있고 토론의 영역을 여는 부분은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회 상임위원은 "선택과목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선택할 기회를 더 주는 것은 좋지 않느냐 생각해 수정 제안한다"고 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사회 교과군을 묶어 역사, 사회, 도덕, 윤리 등을 묶어 하나의 미디어 콘텐츠 비평하는 방향으로 가면 아이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등 여러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과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강은희 위원(대구교육감)은 "현장에서는 다과목에 대한 부담이 많은데 여기에 또다시 사회 교과군을 통으로 묶어 콘텐츠 비평·분석 과목을 신설하면 교과교사의 부담도 상당히 많이 늘어난다"며 "안 그래도 지금 선택과목이 공통교과 외에도 137개가 있고, 사회 선택과목은 그중에서도 유난히 더 많은데 이러한 문제를 간과하고 또 다른 교과를 신설한다는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배재고 일부 학생 선수들은 상대 팀인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해당 구호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조롱성 발언으로 해석되며 지역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조롱 구호를 선창한 학생 2명은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됐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출전정지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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