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대 "진로 바꿀래" 자퇴 절반이 공대·농생대…"결국 의대 희망"
교육부, 조정훈 의원실에 '국립대 자퇴' 자료 제출
'진로 변경·편입' 자퇴생 49%는 공대·농생대 학생
의대 선호·비인기과 기피 영향…'학업 부적응' 7명
"복수전공 확대·학사 유연화 등 이탈 방지 제도 必"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확보한 '국립대학교 자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에서 총 430명이 자퇴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예빈 권민지 수습 기자 = 의대 선호와 비인기과 기피 경향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의 자퇴에 영향을 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서울대학교를 자퇴한 5명 중 4명은 '진로 변경·편입'을 위해 학교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확보한 '국립대학교 자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에서 총 430명이 자퇴했다.
가장 많은 이탈자가 발생한 단과대학은 공과대학으로 지난해 127명이 자퇴했다.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83명이 자퇴했고 ▲자연과학대학 40명 ▲사범대학 34명 ▲간호대학 26명 ▲사회과학대학 24명 ▲첨단융합학부 24명 ▲인문대학 21명 등 순이었다.
의·약학계열 학생 15명도 서울대를 떠났다. 수의과대학에서는 7명이, 약학대학에서는 6명이, 의과대학에서는 2명이 자퇴했다.
작년 서울대 자퇴자의 81.4%(350명)는 '진로 변경·편입'을 이유로 학교를 그만뒀다. 이들 중 절반(49.4%·173명)은 공과대학과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이었다.
진로 변경과 편입을 위해 자퇴한 학생의 28.9%(101명)는 공과대학, 20.6%(72명)는 농업생명과학대학 출신이었다. 같은 이유로 학교를 그만둔 사범대학과 자연과학 대학 자퇴생은 각각 29명(8.3%)이었다. 공과대학·농업생명과학대학·사범대학·자연과학대학 자퇴생들이 해당 사유로 학교를 떠난 이들의 66%(231명)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간호대학 22명 ▲인문대학 20명 ▲사회과학대학 19명 ▲첨단융합학부 18명 ▲자유전공학부 11명 ▲생활과학대학 10명 ▲경영대학 6명 ▲약학대학 6명 ▲수의과대학 5명 ▲미술대학 1명 ▲의과대학 1명 등 순이었다.
입시 업계는 학생들의 의대 선호와 비인기과 기피 등을 공과대학·농업생명과학대학·사범대학·자연과학대학에 진로 변경 및 편입 목적 자퇴가 몰리는 이유로 꼽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범대는 예전보다 선호가 떨어졌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사가 되기도 쉽지 않고, 교사에 대한 인식 자체가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니라 '공무원 기피 현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 자연계열에서 연세대·고려대 자연계열로 이동은 거의 없고 카이스트로의 이동도 없어서 남아있는 분야는 메디컬 밖에 없다"며 "의대에서 요즘 구멍이 많이 생기니 편입 등 루트로 의대에 가고 있다고 추정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진로 변경·편입 다음으로 자퇴생이 가장 많이 응답한 자퇴 사유는 기타(59명·13.7%)였고, 학업 부적응은 7명(1.6%)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학업 부적응으로 자퇴한 학생 중 5명은 공과대학 출신이었고, 미술대학과 의과대학 출신은 각 1명이었다.
건강상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6명(1.4%), 해외 유학으로 학교를 그만둔 학생은 5명(1.2%)이었다. 경제적 이유와 가사·돌봄으로 서울대를 떠난 학생은 각각 2명(0.5%), 1명(0.2%)이었다.
조 의원은 "서울대 자퇴생 다섯 중 넷이 진로 변경이나 편입 때문에 학교를 떠났고 특히 공과대학과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빠져나갔다"며 "정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같은 간판 늘리기 정책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전과·복수전공 확대와 진로 상담, 학사 유연화 같은 이탈 방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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