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트럼프와 통화 “관세 40% 철회” 요청…트럼프 “곧 만날 것”

지난달 유엔총회 짧은 만남에서 회담 합의 후속…“직통번호 교환”

트럼프, 보우소나루 27년 3개월 선고에 “마녀 사냥” 반발로 관세 보복

[유엔본부= AP/뉴시스] 유엔본부에서 지난달 24일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 협력 방안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2025. 10.07.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브라질에 부과한 40% 관세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라질은 미국이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G20의 3개국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실의 성명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30분 동안 대화를 나누고 직통 전화번호를 교환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음달 10일부터 21일까지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참석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룰라 대통령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올렸다.

트럼프는 “많은 논의를 했지만 주로 양국 간의 경제와 무역에 초점을 맞췄다"며 "두 정상이 더 많은 논의를 할 것이며, 멀지 않아 브라질과 미국에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브라질에 대해 부과했던 10% 관세에 더해 7월 40%의 관세를 추가했다.

트럼프는 브라질 대법원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 2022년 재선 도전에서 패배한 후 쿠데타를 시도한 혐의 등으로 27년 3개월을 선고하자 "마녀 사냥"이라고 비난하며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룰라는 이달 초 유엔 총회에서 잠깐 만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워싱턴으로 가서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제안했다.

두 정상이 이날 전화통화를 갖고 조만간 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관계가 급선회한 한 것은 지난달 23일 제80회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의 연설이 계기가 됐다.

트럼프는 룰라와 ‘짧고 예정에 없던’ 회동에서 룰라에게 회담을 제안했고 룰라는 즉각 수락했다고 브라질 국영 뉴스통신 EBC가 지난달 24일 보도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조우한 날 이뤄진 총회 연설 내용은 대조적이었다.

트럼프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만 거래한다. 나는 그(룰라 대통령)를 좋아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적어도 30초 동안은 훌륭한 케미스트리가 있었고, 그것은 좋은 신호“라고 룰라와의 회동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에 앞서 정상 중 처음으로 연설한 룰라 대통령이 “다자주의가 기로에 직면해 있다. 주권은 무시되고, 자의적인 제재와 일방적인 개입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사실상 트럼프를 겨냥했으나 트럼프는 개의치 않았다.

트럼프는 브라질과의 사이가 틀어지고, 중국과는 무역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중국으로의 대두 판매가 급감했다.

미국이 팔지 못한 대두는 브라질이 메우는 등 트럼프로서도 브라질과의 불화로 인한 피해 회복이 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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