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연준 의장' 해싯은 누구…학자 출신 '금리 인하·강달러·감세론자'
아일랜드계 출신…트럼프 옹호·연준 공격 행보 눈길
동료 학자 "믿기 어려울 만큼 부정직해졌다"
맨큐 "정치적 독립성 유지 우려스럽다" 비판
![[워싱턴=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를 사실상 한 명으로 좁혔다며, 해싯 위원장을 "잠재적(potential) 연준 의장"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2025.12.03.](https://img1.newsis.com/2025/03/20/NISI20250320_0000194248_web.jpg?rnd=20250331024801)
[워싱턴=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를 사실상 한 명으로 좁혔다며, 해싯 위원장을 "잠재적(potential) 연준 의장"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2025.12.03.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를 사실상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압축하면서,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와 통화정책 정치화 논란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를 사실상 한 명으로 좁혔다며, 해싯 위원장을 "잠재적(potential) 연준 의장"이라고 소개했다. 후보 선정 절차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최종 발표는 내년 초에 하겠다고 밝혔다.
해싯 위원장은 당초 의장직에 큰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 관련 논의를 여러 차례 가진 이후 제안이 온다면 수락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그린필드의 아일랜드계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전형적인 공화당 주류 경제학자로, 1990년대 연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2017년 법인세 감세 설계와 대외 홍보를 주도하며 감세 효과를 적극 옹호했다. 현재는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트럼프 2기 경제 정책의 실질적 중심에 서 있다.
해싯은 지난 7월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연준을 향한 태도가 눈에 띄게 강경해졌다. 과거에는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도록 대중에게 상시키기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연준과 연방 통계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거의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그는 연준이 "정치(정파)를 의무보다 앞세운다"고 비난하고, 금리 인하가 "너무 늦다"고 주장했으며, 노동부 통계국(BLS)의 고용 통계가 정파적 패턴을 띤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트럼프가 BLS 국장 에리카 맥엔타퍼를 해임하고 통계를 "조작됐다"고 주장했을 때도 해싯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를 "정확성과 절차의 문제"로 두둔했다.
지난주 폭스뉴스에서는 "만약 내가 지금 연준을 운영한다면 즉시 금리를 내리겠다"며 "데이터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식 낮은 법인세·국내 제조업 세제 혜택·산업정책이 결합되면 2026년에 GDP(국내총생산)와 고용이 '블록버스터급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싯, 엇갈린 평가 속 시장 경고음
과거 해싯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던 진보 성향 경제학자 딘 베이커는 "그는 믿기 힘들 만큼 부정직해졌다"며 "트럼프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기 위해 스스로도 거짓임을 아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CEA 의장이자 하버드대 교수였던 그레고리 맨큐는 "트럼프의 경제적으로 무지한 정책을 격렬히 옹호하는 해싯의 모습이 고통스럽다"며 "해싯이 연준 의장이 될 경우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경고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톤엑스(StoneX) 고문이자 전 월스트리트저널(WSJ) 연준 담당 기자였던 존 힐젠래스는 해싯 부상 직후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점이 중요하다며, 이는 시장이 '해싯 체제의 연준은 인플레이션 대응에 느슨할 수 있다'고 베팅하며 장기 채권 보유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 예정됐던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 면접 일정을 전격 취소해 논란이 일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압축한 후보군에 대해 JD 밴스 부통령이 면접을 진행해 최종 추천 명단을 추려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었지만, 절차가 중단된 것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선택을 끝냈다고 언급하면서 참모진이 준비해 온 공식 면접 절차는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전했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중순까지로, 후임자 지명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중대한 인사 결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재 연준은 노동시장 둔화 위험과 2% 물가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끈질긴 인플레이션 압력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10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며, 고용 둔화를 이유로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여전히 높은 물가 압력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정면으로 맞서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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