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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100건 농지 민원에 정책 검토 밀리고 행정력 마비 수준

등록 2026.01.06 06:00:00수정 2026.01.06 1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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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농지과 민원처리 건수 2105건

농식품부 본부 민원 전체의 14% 수준

민원 2~4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치

국민신문고·규제건의·전화·대면 민원등

반복·유사 질의에 업무 흐름 끊기기 일쑤

"민원전담인력 확충, 보상체계 정비 필요"

"AI 활용해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 막아야"

[그래픽=뉴시스] hokma@newsis.com

[그래픽=뉴시스]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 본부 민원 7건 중 1건은 농지 관련 민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과에만 연 2100건 이상의 민원이 집중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정책 검토보다 민원 대응에 행정력이 소진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6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농지과에서 처리한 민원 건수(12월30일 기준)는 총 2105건으로 농식품부 전체 건수(1만4927건)의 14%를 차지했다.

이는 2~4위를 전부 합친 것(1877건·13%)보다 더 많은 수치다. 2위는 동물복지정책과(742건·5%), 3위는 운영지원과(571건·4%), 4위는 반려산업동물의료팀(564건·4%)으로 조사됐다.

그 뒤로는 ▲청년농육성정책팀(505건·3%) ▲공익직불정책과(269건·2%) ▲축산환경자원과(238건·2%) ▲농촌경제과(210건·1%) ▲농업금융정책과(198건·1%) ▲식량정책과(172건·1%)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농지과에 다량의 민원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은 비단 지난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4년에도 농지과는 그해 전체 건수(1만6316건)의 15%에 달하는 2480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이 역시 2~4위를 전체 합친 건수(2365건·14%)를 웃도는 수치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농지과는 농지 제도의 운영과 해석을 담당하며, 농지 전용·임대차·보전 등 농지 전반을 총괄하는 부서다. 제도가 수시로 바뀌고 규제 해석도 복잡한 부서 특성상 민원 발생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 관련 민원이 특정 시기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제도 변화와 규제 특성상 수년간 반복돼 온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농지 민원의 상당수는 신규 제도 도입과 현행 제도의 적용 범위를 묻는 질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예를 들어 ▲농촌체류형 쉼터(2025년 1월 시행) 설치 요건 ▲농지개량 신고제도(2025년 1월 시행) ▲농지 임대차 예외 ▲농지위원회 심의 대상 ▲농지보전부담금 감면 기준 등 사례별 판단이 필요한 질의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여기에 ▲농촌체험시설 타용도 일시사용 허가 범위 확대 등 규제 개선 요구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문제는 국민신문고로 접수되는 민원 이외에도 규제건의, 전화·대면 민원 등이 빗발치면서 정규적인 업무 흐름이 수시로 끊기고 있다는 점이다.

반복적이고 유사한 질의가 하루에도 수차례 이어지다 보니, 정책 검토·제도 개선 등 본연의 업무에 투입할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광=뉴시스] 사진은 지난해 10월28일 전남 영광 들녘에서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과 동시에 볏짚을 잘게 잘라 농지에 환원하고 있는 모습. (사진=영광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광=뉴시스] 사진은 지난해 10월28일 전남 영광 들녘에서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과 동시에 볏짚을 잘게 잘라 농지에 환원하고 있는 모습. (사진=영광군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농지과 내부에서는 "전화 민원과 대면 상담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정규 근무 시간 내에 업무 처리가 어려워 야근이 잦다", "법령 해석이나 사례별 판단을 요구하는 민원도 많다 보니 대응에 들어가는 시간도 상당하다"는 등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많다.

또 "같은 내용의 민원이 국민신문고, 전화, 규제건의 등 여러 경로로 반복 접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미 수차례 설명한 사안이라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답변해야 해 행정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불만도 상당하다.

특히 전화 또는 대면 민원 중 일부는 악성 민원으로, 감정 노동의 강도까지 높아 직원들이 정책적 역량을 쌓을 시간과 에너지마저 빼앗기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책 전문성을 쌓기보다 민원 대응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게 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조직 내부에서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해 9월23일 경기 평택시 현덕면 구불구불한 다랑이 논에 수확을 앞둔 벼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는 모습. 2025.09.23.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해 9월23일 경기 평택시 현덕면 구불구불한 다랑이 논에 수확을 앞둔 벼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는 모습. 2025.09.23. [email protected]


이에 따라 농지과에서는 민원 처리 구조 자체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민원 다발 부서에 대해 민원 전담 인력을 확충하고, 성과 평가나 수당 등 보상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반복되는 민원 대응으로 정책 업무가 밀리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인력 운용 방식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민원 창구가 지나치게 분산돼 있다는 점도 행정 비효율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민원 접수 창구를 통합·연계할 필요성도 내부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AI를 활용해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사·반복 민원에 대해서는 행정 내부 AI를 통해 표준화된 답변 초안을 자동으로 제시하고, 법령 해석이 필요한 민원에 대해서는 법률 검토를 보조하는 AI 시스템을 연계해 담당자의 판단 부담을 줄이자는 구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법률 전문 AI 서비스를 민원 다발 부서에 제공해 답변 과정에서의 법률 검토를 지원하는 방안도 부서에 필요한 내용이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전경. (사진=농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전경. (사진=농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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