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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어려운 '희귀 유전질환'…'이것'으로 원인 찾았다

등록 2026.01.30 11: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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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유전체 분석으로 희귀 유전질환 46.2% 원인 규명

국내 1452가구 분석… 기존 검사로 놓친 변이까지 확인

가족 포함 분석 시 진단율 향상…맞춤형 치료로 이어져

[서울=뉴시스] 전체 환자 가족의 46.2%에서 질환 원인이 규명됐으며(왼쪽), 환자 단독 검사보다 가족 구성원을 포함한 분석에서 진단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오른쪽).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전체 환자 가족의 46.2%에서 질환 원인이 규명됐으며(왼쪽), 환자 단독 검사보다 가족 구성원을 포함한 분석에서 진단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오른쪽).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국내 연구팀이 희귀 유전질환이 의심돼 진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분석(GS)을 시행한 결과, 가구 기준 46.2%에서 질환의 유전적 원인을 규명했다. 이 가운데 14.6%는 기존 유전자 검사로는 진단이 어려웠던 사례로,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서만 원인 확인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국내 최대 규모의 희귀 유전질환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로, 기존 검사로 진단에 이르지 못했던 경우에도 전장 유전체 분석이 효과적인 진단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채종희·이승복·김수연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 연구팀과 서고훈 쓰리빌리언 박사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에서 희귀 유전질환이 의심돼 진료를 받은 국내 1452가구(총 3317명)를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시행하고, 희귀 유전질환의 진단 성과와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희귀 유전질환은 현재까지 약 5000~8000종이 보고돼 있으며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 변이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 관리의 핵심이다. 그러나 기존의 엑솜 시퀀싱이나 유전자 패널 검사는 유전체 일부만을 분석하기 때문에, 구조 변이나 비암호화 영역 변이 등 질환 원인이 되는 중요한 변이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검사로는 확인이 어려운 다양한 유형의 변이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장 유전체 분석에 주목했다. 전장 유전체 분석은 유전체 전체를 분석해 한 번의 검사로 거의 모든 유형의 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다.

연구팀은 환자의 주요 증상을 기준으로 질환 유형을 분류한 뒤, 말초혈액을 이용해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시행했다. 분석 결과는 증상과 유전자 변이의 연관성에 따라 ▲진단 ▲진단 가능 ▲미진단으로 구분했으며, 가구당 대표 환자 1명을 기준으로 진단 여부를 평가했다.

그 결과 전체 1452가구 중 46.2%(672가구)에서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진단이 확정된 경우는 43.5%, 진단 가능으로 분류된 경우는 2.8%였다.

특히 진단된 672가구 중 14.6%(98가구)는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서만 질환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사례에서는 기존의 엑솜 시퀀싱이나 유전자 패널 검사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딥인트론 변이, 비암호화 영역 변이, 구조 변이, 반복서열 확장 변이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검사로 진단되지 않았던 경우에도 전장 유전체 분석으로 질환 원인 규명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가족 구성원을 포함해 분석한 경우(Duo)에는 진단율이 48.5%로, 환자 단독 검사(41.5%)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가족 검사가 반드시 필요했던 경우는 진단 가구의 7.5%에 그쳐, 환자 한 명만을 대상으로 한 전장 유전체 분석 역시 희귀 유전질환의 1차 진단 검사로 충분한 효율성을 보였다. 질환 유형별로는 신경근육질환과 신경 발달 장애에서 높은 진단율이 나타났다.

또 전체 검사 대상자 3,317명 가운데 4.3%에서는 심근병증·부정맥, 암 발생 위험 증가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병원성 유전자 변이가 추가로 발견됐다.

아울러 질환 원인이 규명된 환자 기준으로 18.5%(124명)에서는 유전자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치료 또는 관리 계획이 수립됐으며, 지텔만 증후군과 전신 농포성 건선 환자 등에서는 맞춤형 치료가 실제 진료에 적용됐다.

연구팀은 희귀 유전질환에서 정확한 유전 진단이 환자의 예후 예측과 가족 상담은 물론, 향후 유전자 표적 치료 등 정밀의료 실현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종희 교수(임상유전체의학과)는 "이번 연구는 전장 유전체 분석이 기존 검사로 진단에 이르지 못했던 희귀 유전질환 환자에서 원인 규명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국내 최대 규모 환자군에서 확인한 결과"라며 "보다 정확한 유전 진단을 통해 오랜 기간 이어지던 환자의 진단 여정을 줄이고, 조기 치료와 맞춤형 관리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기반 질병 연구 및 정밀의학 관련한 국제 학술지 'npj 지노믹 메디신'(NPJ Genomic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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