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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연구진, '우주 거리' 정확하게 재는 법 알아냈다…30억 광년 밖 천체 활용

등록 2026.02.12 09:56:49수정 2026.02.12 1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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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성 천문연 박사 연구팀, 美 VLBA 15년 관측자료 활용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인 '활동은하핵' 밝기 변화로 거리 측정

"더 먼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까지 거리 측정에도 도전할 예정"

한국천문연구원은 이상성 천문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은하핵(AGN)의 밝기 변화 등을 활용해 우주 거리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2023년 7월 1일 전파 영역(약 2㎝ 파장)에서 촬영한 블레이자 TXS 0506+056의 모습.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천문연구원은 이상성 천문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은하핵(AGN)의 밝기 변화 등을 활용해 우주 거리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2023년 7월 1일 전파 영역(약 2㎝ 파장)에서 촬영한 블레이자 TXS 0506+056의 모습.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의 밝기 변화를 활용해 우주 공간에서의 거리를 정확하게 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깜빡이는 전파 신호로 30억 광년 거리의 우주 거리를 측정해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이상성 천문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미국 초장기선간섭계(VLBA)의 15년 관측자료 등 장기간 축적된 전파 관측자료를 활용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은하핵(AGN)의 밝기 변화, 그 밝기가 변하는 영역의 각크기, 고유 밝기를 통해 우주 거리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고 12일 밝혔다.

우주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체까지 거리를 측정하는 것이다. 우주에서 우리은하를 벗어나 다른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고유 밝기를 알고 있는 '표준촛불'과 고유 크기를 알고 있는 '표준척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고유 밝기를 알고 있는 천체가 있다면 지구에서 얼마만큼 희미해 보이는지 겉보기 밝기만 알아도 그 천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또 고유 크기를 알고 있는 천체의 겉보기 각크기를 알면 그 천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주에는 먼 거리에서 밝은 천체들이 존재하며, 그중 하나가 활동은하핵이다. 이는 다양한 파장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특별한 활동성이 보이는 은하의 중심 영역을 말하는데 태양 질량의 백만 배에서 수십억배 질량에 이르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초대질량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부착원반을 형성하며 그 중심에서 원반의 수직 방향으로 물질을 내뿜는 제트가 형성된다. 이 제트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빠르게 분출되며 아주 강한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

지난 2020년에는 제프리 호지슨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교수(전 천문연 선임연구원)와 이상성 박사가 이끌던 연구팀이 가까운 AGN인 '3C 84'의 거리 측정에 성공한 바 있다.

3C 84는 상대론적 밝기 증폭이 거의 없어 표준척도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AGN의 여러 분류 중 하나인 블레이자(Blazar)는 강한 상대론적 밝기 증폭 때문에 표준척도로 활용할 수 없다. 당시 연구팀은 표준촛불과 표준척도를 동시에 사용해 상대론적 효과를 상쇄시키는 방법으로 고적색이동 블레이자의 거리 측정에 성공했다.
우주거리 측정에 활용되는 표준촛불과 표준척도의 개념도.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주거리 측정에 활용되는 표준촛불과 표준척도의 개념도.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이상성 박사 연구팀은 약 15년 간의 VLBA 관측자료와 12년간의 오웬스밸리 전파망원경(OVRO) 자료를 분석해 지구에서 약 30억 광년 떨어진 블레이자 'TXS 0506+056'의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TXS 0506+056은 강한 상대론적 밝기 증폭 효과 덕분에 먼 거리에서도 매우 밝은 전파원이며, 최초로 고에너지 중성미자가 검출된 활동은하핵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우주 구조와 팽창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관측 대상으로 꼽혀왔다. 연구팀은 특히 중성미자 검출 이후 전파 밝기가 급격히 증가하는 전파 폭발(플레어) 현상에 주목해 밝기 변화 속도와 방출 영역의 각크기를 바탕으로 천체까지의 거리를 계산했다.

계산 결과 전파 폭발은 블레이자 중심부에서 발생하며, 이 폭발이 최대 밝기에 도달하는 시점의 관측값을 이용할 때 가장 정확한 거리 측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계산된 TXS 0506+056의 거리는 약 30.7억 광년으로 현재 우주론 표준모형(ΛCDM 모델)이 예측하는 거리와 오차 범위 내에서도 잘 일치했다.

연구팀은 또한 전파 밝기 변화가 여러 폭발의 신호가 섞여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세분화해 정밀 분석하는 과정이 거리 측정의 신뢰도를 크게 높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파 폭발 신호를 분해해 얻은 시간 척도를 활용했을 때, 우주론 표준모형과 더욱 일관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연구 제1저자인 송찬우 천문연/UST 연구원은 "상대론적 효과 때문에 매우 먼 거리에서도 밝게 보이는 대신 관측값이 왜곡될 수 있는 블레이자를 거리 측정 수단으로 사용 가능함을 확인했으며, 앞으로 여러 밝은 고적색이동 블레이자 천체들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성 박사는 "앞으로 수행할 연구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초장기선간섭계인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해 더 먼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까지의 거리 측정에 도전할 것"이라며 "이는 우주론 모형을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열쇠가 되어 우주의 끝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더욱 먼 활동은하핵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표준촛불 및 표준척도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후속 연구를 위해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는 KVN을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전파망원경들과 연계해 미국의 VLBA를 능가하는 고해상도 국제 전파관측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2026년 2월호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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