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날 불투명"…중동 포염에 중기 수출전선도 '시계제로'
수출 업체 "시리아내전 때 쉽백 겪어"
중동 진출 제동걸린 벤처기업도 있어
전문가 "중기 맞춤형 지원 정책 필요"
정부, TF 가동하면서 현황 파악 집중
![[두바이=AP/뉴시스] 지난 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한 산업단지에서 이란의 보복 공격 이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03.04.](https://img1.newsis.com/2026/03/02/NISI20260302_0001067192_web.jpg?rnd=20260302001839)
[두바이=AP/뉴시스] 지난 1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한 산업단지에서 이란의 보복 공격 이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03.04.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으로 국내 중소기업계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중동 현지에 대리점을 둔 기업은 물론, 중동 수출이 없는 기업들조차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자잿값 및 국제 유가 급등 공포에 휩싸였다.
중소기업 A사의 해외 영업 총괄 이사인 이모씨는 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레바논 등에 있는 대리점 현황 파악에 매달리고 있다"며 "다행히 아직 피해는 없는데 다들 영업이 정상적이진 않은 상태"라고 털어놨다.
이 이사는 "항공이나 해상이 다 막혀서 더 걱정스럽다"며 "회사 물건이 오는 5일 부산 포트에서 중동으로 갈 예정인데 항로가 어떻게 변경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폐쇄 방침을 선박들에 통보하고 걸프 지역 공항을 공격하면서 중동으로 향하는 하늘길과 바닷길 모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는 "2011년에도 회사 물건이 시리아에 도착할 때쯤 내전이 터져서 제품을 그대로 다시 가져오는 쉽백(Ship back·반송)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란 쪽은 미국발 경제 제재 시행 후 거래가 끊겨 문제가 안 되는데, 현지 대리점은 주변국들이 다 엮여 있어서 피해가 클 것 같다"고 우려했다. 2005년부터 중동 수출을 시작한 A사의 대중동 수출액은 연 40억원 수준이다.
UAE의 두바이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개소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항공편 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중진공 관계자는 "GBC 두바이 입주 업체들로부터 사업 일정에 맞춰 국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항공권을 구해달라는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전했다.
벤처기업의 중동 진출 계획은 당분간 올스톱 되는 분위기다.
2008년에 설립된 벤처기업 B사는 중동 진출을 위해 싱가포르 지사까지 세웠다. 지난해 싱가포르 지사를 통해 중동 쪽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현지 시장 안착을 눈앞에 뒀지만 이번 사태로 발목을 잡혔다.
B사의 대표인 김모씨는 "올해 본격적으로 중동 사업을 개시하려고 했는데 진출 자체가 연기됐다. 언제 다시 시도할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점검 관련 긴급 관계부처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03.04. scch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03/NISI20260303_0021193811_web.jpg?rnd=20260303172546)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점검 관련 긴급 관계부처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03.04. [email protected]
실제 지난 2일 기준 서부텍사스유(WTI), 브렌트유 등 주요 원유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6%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가 120~13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 철강을 수출하고 있는 안모씨는 "물건을 제작하려면 기름을 써야 하는데 유가가 오르고 카타르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중단하면서 업계에서는 제품 원가 자체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고 염려했다.
안 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5주 안에 전쟁을 못 끝내면 미국 경기도 나빠질 거고 우리도 대미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도 나오고 하니까 미국 고객사들도 불확실성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자기들도 모르겠다고 하더라. 그냥 멘붕이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에 비해 지정학적 위기 대응 능력이 열악한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보다 원유, 원부자재 조달력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가 비축 물량을 방출할 때 산술적으로 공평하게 하기보다는 중소기업을 좀 더 배려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소기업이 아프리카로 우회하면 최소 보름치의 운송비용이 추가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컨테이너를 일부만 사용한다든지 부분적으로 배를 빌릴 수 있도록 돕는 등 물류비 및 유동성과 관련한 정부의 선별적인 지원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중동상황 관련 중소·벤처기업 피해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피해 현황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수출지원센터 누리집에 피해·애로 접수 창구를 설치하고 유관 협단체와 비상연락망 체계를 운영 중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대중동 수출액은 총 64억5000만달러(약 9조원)로, 전체 중소기업 수출액(1186억달러)의 5.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동 지역 수출 중소기업은 전체 수출 중소기업(9만8185개사)의 14.2%인 1만3956개사다. 이스라엘과 이란 수출 중소기업은 각각 2115곳, 511곳으로 전체 수출 중소기업 중 2.2%, 0.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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