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 장기화 전 세계 경제에 파국적"-NYT
모두 우려하던 호르무즈 봉쇄는 "정말 큰 사태"
전쟁 끝나도 유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
러시아엔 혜택, 독일 등 유럽과 아시아엔 충격
미 성장 주도 인공지능, 주가 내리면 성장 꺾여
![[호르무즈해협=AP/뉴시스]지난 11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은 태국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가 불타는 모습. 2026.3.13.](https://img1.newsis.com/2026/03/11/NISI20260311_0001094111_web.jpg?rnd=20260313074308)
[호르무즈해협=AP/뉴시스]지난 11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은 태국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가 불타는 모습. 2026.3.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발발한 전쟁 탓에 전 세계 가정과 기업이 큰 충격을 받고 있으며 경제적 파장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각) 경고했다.
미국 캔자스 주에서 처음으로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를 넘었다. 인도 서부에서는 가스 화장장이 문을 닫았고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주유소들이 “품절” 안내판을 내걸었다.
케냐에서는 차 재배 농가와 상인들이 이란으로 보내는 수출품이 부두에서 썩어 갈 것을 걱정했다. 미국, 캐나다, 유럽, 영국, 멕시코 전역에서는 농민들이 비료 가격 급등에 사색이 됐다.
중동 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무역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 무역 질서 붕괴로 큰 타격을 받은 세계 경제에 충격을 가하고 있다.
데이비드 골드윈 전 미 에너지부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에 대해 "이번이야말로 진짜 큰 사태"라며 모두가 두려워하던 위기 상황이 현실로 닥쳤다고 강조했다.
화물 운송이 발이 묶이고 운임이 오르고 보험료가 치솟았다. 휘발유는 물론 식품, 의약품, 항공권, 전기, 식용유, 반도체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아민 나세르 사우디아람코 CEO는 이번 주 중동 전쟁 장기화가 세계 경제에 “파국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비교적 빨리 끝날 수 있더라도 이미 발생한 혼란이 소비자, 노동자, 고용주들을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는 지출을, 기업은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중동의 역학 관계가 새롭게 재편되면서 발생하는 파장이 몇 달을 넘어 몇 년이 지나야 파악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유소의 공포: 1970년대 에너지 위기와 미국 정치의 변화”의 저자 메그 재콥스는 1973~1974년 중동 석유 금수 사태 이후 유가가 이후 10년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석유 충격은 많은 나라들로 하여금 연비 좋은 자동차와 자국의 석유·천연가스 산업을 발전시키도록 자극했다. 결국 아랍 국가들의 독점적 지배력은 무너지면서 1986년 유가가 폭락했다.
작금의 중동 사태도 마찬가지로 예상하기 힘든 광범위한 파장을 낳을 수 있다.
예컨대 유가 상승은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 경제와 전쟁 수행 능력을 강화할 것이다.
이번 위기는 특히 핵심 공급망의 취약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팬데믹 당시 전 세계가 경험했던 글로벌 무역 시스템의 혼란으로 인한 극심한 경제적 고통이 재연될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산 가스와 석유에 대한 의존에서 간신히 벗어나고 있는 유럽에게 이번 에너지 압박은 최악이 아닐 수 없다.
관세 충격에서 미처 회복하지 못한 생산업체들이 급증한 에너지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이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화학, 제약, 자동차 산업 규모가 큰 독일과 같은 나라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골드윈은 유가 상승이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 대체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적대감이 강한 상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는 더욱 취약하다. 특히 저소득·중간소득 국가들은 환율 변동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달러나 유로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은 다른 많은 나라보다 경제 여건이 비교적 낫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고용이 악화하고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이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정부 부채가 막대한 상황에서 금리가 높아지면 정부의 차입 비용이 높아진다.
이는 의료, 도로, 주택, 교육에 쓰일 재원을 부채 이자 상환에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높은 주가를 유지하면서 미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인공지능 기업들이 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미국의 성장세도 꺽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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