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고유가에 제자리걸음한 美연준…한은도 금리 동결 가능성(종합)

등록 2026.04.30 09:17:29수정 2026.04.30 09:24: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한은, 물가·성장 종합 고려시 동결 택할 듯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연준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30.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연준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30.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일단 1.2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한국은행이 다음달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조정할 유인이 더 떨어졌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연준은 30일(한국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했다. 이번 FOMC에서는 위원 4명이 금리 결정과 관련한 소수 의견을 냈다. 위원 4명의 반대가 나온 것은 지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인하를 주장한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외 3명의 위원은 성명서에 완화 편향 문구를 포함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완화 편향 문구로 지목된 것은 "추가적인 금리 조정(additional adjustments)의 정도와 시점을 고려할 때"로, 시장은 통상 '추가적인'이라는 표현을 금리 인하 가능성과 연결해 해석한다. 연준 위원 3명이 해당 문구가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한 것은 결국 금리 인하 가능성에 거리를 두는 매파적인 목소리를 낸 것이라는 시장의 해석이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으로 읽히는 성명서를 완화시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금리 인상이 필요한 경우 신호를 줄 것이며, 현재의 정책금리가 중립금리에 가깝다는 등의 발언으로 중립적인 기조를 전달했다.

금리를 조정하는 연준의 발목을 잡은 것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등이다.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며 "중동 지역 상황 전개는 경제 전망에 대해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의 결정으로 다음달 28일 신현송 총재 취임 후 첫 금통위를 여는 한은 운신의 폭도 좁아졌다는 평가다. 물가와 환율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미국과 금리차를 벌리는 결정을 하면 원화 가치를 더 떨어트리고, 수입물가 상승 등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 여파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한은의 행보에 제동을 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 유가 등으로 물가가 연쇄적으로 오르는 반면 소비가 줄며 성장은 둔화하는 'S의 공포'가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구윤철(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04.3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구윤철(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04.30. [email protected]


신 총재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물가와 성장이 상충될 경우 물가에 무게를 무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금통위는 이번에도 동결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신 총재는 인사청문회 당시 "물가와 성장이 상충하면 항상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는 문제가 중요한 것 같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물가, 특히 한국처럼 유가에 민감한 경제에서는 유가 충격이 상당히 큰 만큼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고 말했다.

이달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당분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금통위원들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한 금통위원은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높은 환율은 물가와 금융안정 측면에서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 기준금리가 명목 중립금리 추정 범위의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고, 이번 공급 충격의 영향과 지속성 판단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목소리도 점차 커지는 만큼 한은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려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시각이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분기 대비 1.7%로 5년 6개월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비롯한 민간 부분이 깜짝 성장을 끌어냈다는 한은의 분석이다.

다만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품목에 의존한 경기 성장이 언제든 고유가 등으로 꺾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상존한다. 이 경우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 회복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내년 잠재성장률이 1%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 떨어진 데 이어 내년에는 1.57%로 추가 하락하며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호황이라는 방패가 고유가 충격을 상쇄시켜주고 있지만 유가 추가 상승 혹은 고유가 지속 시 AI 방패 역할도 약화될 수 있다"며 "금융시장의 저울추가 아직은 AI 호황에 있지만 언제든지 시장 불안을 의미하는 유가 혹은 국채 금리로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