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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지시 5분 만에 글로벌 셧다운…'AI 내셔널리즘'의 서막[미토스 수출통제①]

등록 2026.06.20 07:00:00수정 2026.06.20 07: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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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앤트로픽 최상위 AI 본사내 외국인도 접근 말라"…이례적 차단명령

동맹국 한국도 예외 없이 직격탄…앤트로픽 최강 AI 멈춰 세운 '체스판 싸움'

반도체 이어 AI모델까지 전략 자산화…AI 패권 위한 통제 정책 '신호탄'

[뉴욕=AP/뉴시스]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2월26일 앤트로픽의 웹사이트와 회사 로고가 표시돼 있다. 백악관이 정부 기관들이 앤트로픽의 공급망 위험 지정을 해결하고 역대 가장 강력한 미토스를 포함한 새로운 모델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개발하고 있다고 액시오스가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6.04.29.

[뉴욕=AP/뉴시스]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2월26일 앤트로픽의 웹사이트와 회사 로고가 표시돼 있다. 백악관이 정부 기관들이 앤트로픽의 공급망 위험 지정을 해결하고 역대 가장 강력한 미토스를 포함한 새로운 모델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개발하고 있다고 액시오스가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6.04.29.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을 향한 압박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었다.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에 따르면, 한 협력업체가 '페이블'을 시험하다가 안전장치를 뚫는 데 성공했다. AI가 답하지 못하도록 막아둔 위험 정보를 우회 질문으로 빼내는 '탈옥(jailbreak)' 수법이었다.
 
정부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에게 취약점을 고치거나 모델을 거둬들이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아모데이 CEO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같은 날 오후 5시21분, 상무부 하워드 러트닉 장관의 지침서가 앤트로픽에 도착했다. '외국 국적자의 미토스5·페이블5 접근을 전면 차단하라'는 수출통제 명령이었다. 출시 사흘 만에 앤트로픽 최상위 신모델 2종은 전 세계에서 동시에 멈춰 섰다.

파장은 곧 한국으로 번졌다. 불과 열흘 전 글로벌 보안 연합체 '프로젝트 글래스윙'에 합류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SK텔레콤·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미토스5·페이블5를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접근이 막혔다. 17일 서울에서 열린 앤트로픽 한국 법인 출범 기자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던 톰 브라운 공동창업자 겸 최고컴퓨팅책임자(CCO)마저 워싱턴으로 급파되며 끝내 방한하지 못했다.

기술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핵심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을 언제든 제한할 수 있다는 'AI 내셔널리즘'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크리스 차우리 앤트로픽 인터내셔널 총괄이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서울 오피스 개소를 발표하고, 한국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odong85@newsis.com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크리스 차우리 앤트로픽 인터내셔널 총괄이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서울 오피스 개소를 발표하고, 한국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탈옥 가능성? 중국 연계?…진짜 통제 이유 뭐야

이번에 금지령이 내려진 모델은 해외 이용자는 물론 미국 내 거주하는 외국인과 앤트로픽의 외국인 직원까지 쓰지 못한다. 미토스5는 기업 전용 사이버보안 특화 모델이며, 페이블5는 이를 기반으로 한 일반 사용자용 AI다.

수출통제의 표면적인 이유는 보안 구멍인 '탈옥' 논란이다. 현지 외신은 약점을 찾아내 정부에 신고한 주체로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을 지목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가 정부 당국자에게 "우리 연구진이 페이블을 이용해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는 정보를 빼내는 데 성공했다"고 알렸다는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초고속 통제가 내려졌다.

아마존은 앤트로픽에 약 18조원을 쏟아부은 최대 투자사이자 파트너다. 동시에 자체 AI를 만드는 강력한 경쟁자다. 최대 투자사가 투자 기업의 간판 제품을 멈춰 세운 이례적 상황이다.

앤트로픽은 이번 조치를 오해라고 반박한다. 일부 우회 질문 문제를 이유로 수억 명이 쓰는 상용 모델을 전면 차단하는 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크리스 차우리 앤트로픽 총괄은 서울 간담회에서 "며칠 안에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AI 수출 통제의 이유를 두고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통제 검토 과정에서 '중국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 통신사'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앤트로픽 '프로젝트 글래스윙'에 참여한 유일한 통신사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이 중국 차이나유니콤과 합작 제휴한 과거가 문제가 됐을 것이라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20년 전 있었던 일로 지분 및 합작 사업이 청산된 지 오래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앤트로픽의 전략적 투자사다. 상당히 설득력이 떨어지는 해석이다. 

IT 전문가들은 현재 거론되는 이유들이 핑계에 불과하다고 본다. AI 반도체(GPU)에 이어 AI소프트웨어(AI모델)까지 전략 자산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야욕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앤트로픽과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AI 규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앤트로픽이 미 국방부의 자사 모델 활용 요구를 일부 거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한 바 있다.

이처럼 '미운털'이 박힌 앤트로픽을 시범타로 지목했을 뿐,  핵심 AI 기술을 자국 통제 아래 묶어두려는 미국의 기술 패권주의가 본격 발동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이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과 크리스 차우리 앤트로픽 글로벌총괄이 18일 열린 'AI 안전성 확보 및 사이버보안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 에서 명함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과 크리스 차우리 앤트로픽 글로벌총괄이 18일 열린 'AI 안전성 확보 및 사이버보안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 에서 명함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맹도 예외 없다…'소버린 AI' 사활 걸어야

앤트로픽이 조속한 복구를 약속한 만큼 사태가 일시적 해프닝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첨단 AI가 국가안보 자산으로 자리매김한 이상, 우방국 공조보다 자국 우선주의가 먼저 작동하는 국면은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국 데이터와 인프라로 독자 역량을 키우는 '소버린 AI(자립형 AI)'가 새로운 화두고 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 업스테이지의 김성훈 대표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진단했다. "AI는 단순한 편의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 제1의 전략자산이 됐다"며 "기술을 가진 나라가 마음만 먹으면 하루아침에 공급을 끊을 수 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필요에 따라 무기화할 수 있는 만큼 우리 스스로 기술 자급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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