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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면 못 나온다"…'바다 블랙홀' 테트라포드 사고 '아찔'

등록 2026.05.22 06:00:00수정 2026.05.22 06: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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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라포드, 미끄럽고 구조 복잡…무단 출입 1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최근 9년간 테트라포드 안전사고 343건 발생·46명 사망…사망률 13%

[제주=뉴시스] 4일 오후 서귀포시 화순항 방파제에서 테트라포드에 고립된 낚시객에 해경과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사진=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2026.05.04.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4일 오후 서귀포시 화순항 방파제에서 테트라포드에 고립된 낚시객에 해경과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사진=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2026.05.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1. 강원 삼척의 한 방파제에서 낚시꾼 70대 남성이 테트라포드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양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오전 9시께 강원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 한 방파제에서 70대 남성이 3m 높이 테트라포드 사이로 추락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오전 9시25분께 남성을 심정지 상태로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다.

해경과 소방당국은 낚시를 하기 위해 이동 중 발을 헛디뎌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 제주도에서 방파제 테트라포드에 고립된 낚시객이 구조됐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52분께 제주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60대 남성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남성은 낚시를 마친 뒤 방파제로 올라오던 중 현기증을 호소하며 다리에 힘이 풀려 테트라포드에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화순파출소와 제주해양특수구조대 구조요원을 즉시 현장에 출동시켰다. 119소방과 합동으로 로프 등 구조장비를 활용해 남성을 구조했다.

최근 거센 파도를 막기 위해 설치된 테트라포드에서 추락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흔히 '삼발이'라고 불리는 테트라포드는 파도로부터 방파제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4개의 뿔 모양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봄 행락철을 맞아 해안가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출입이 제한된 장소 이용이 증가해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바닷가 방파제 주변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트라포드 위에서 구명조끼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낚시를 하는 위험한 모습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낚시객들 사이에서 테트라포드는 이른바 ‘낚시 명당’으로 꼽힌다. 테트라포드가 설치된 방파제 주변은 비교적 물살이 약해 어류가 몰리는 데다, 이른바 '구멍치기 낚시'를 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트라포드는 추락 위험이 커 '바다 블랙홀'로 불릴 만큼 위험한 장소다. 실제 테트라포드에서 추락할 경우 중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표면에는 물이끼가 자주 끼어 매우 미끄럽고, 몸을 붙잡을 수 있는 구조물도 거의 없다. 또 한 번 추락하면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사실상 어렵다.

테트라포드는 보통 아파트 2~3층 높이로 쌓여 있고, 구조물이 불규칙하게 얽혀 있어 내부 공간이 깊고 복잡하다. 이 때문에 추락 시 구조 요청을 하더라도 외부에 잘 전달되지 않고, 구조도 쉽지 않다.

테트라포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9년간(2017~2025년) 테트라포드 안전사고는 총 343건 발생했고, 4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 발생 시 사망률은 약 13%에 달한다.

테트라포드가 설치된 해안가는 전국에 200여 곳에 이른다. 이 중 사고가 발생했거나 발생 위험이 높은 일부 지역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방파제 주변에 위험 표지판이나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고, 출입 통제구역 지정을 확대하고 있다. 출입 통제구역에 무단으로 출입할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해경은 인명사고가 빈번하거나 발생 우려가 높은 테트라포드 등 방파제를 출입통제장소로 지정해 출입을 금지하고, 무단 출입자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또 위험성이 높은 방파제에 대해서는 수시 순찰도 강화하고 있다. 다만 8만6994㎢에 달하는 광범위한 연안 해역을 전부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경 관계자는 "갯바위와 테트라포드는 작은 실수나 순간적인 방심만으로도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장소"라며 "특히 봄철에는 낚시객과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장비를 반드시 갖추고, 무리하게 이동하거나 위험 구역에 진입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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