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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독도 얘기에 왜 열 내요?"…현장탐방 예산 늘려야

등록 2026.06.12 11:00:00수정 2026.06.12 12: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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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독도 얘기에 왜 열 내요?"…현장탐방 예산 늘려야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포항까지 기차로 4시간, 포항역에서 포항항으로 버스 이동, 포항항에서 울릉도까지 배로 6시간.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10시간이 넘게 걸렸다. 울릉도에서 독도는 파도에 따라 배로 편도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럼에도 두 눈으로 직접 본 독도는 의미 있었고, 이 교육적인 경험을 우리 딸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동시에 최근 축소 추세인 학교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아쉬움도 짙어졌다. 

현장체험학습은 학교 밖 다양한 체험을 통해 교과서 지식을 실제 현장에서 확인하며 견문을 넓혀 나가는 교육활동이다. 그러나 안전사고 발생과 사고 발생 시 책임에 대한 부담으로 최근 줄어들고 있다.

실제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중학교는 2년 전까진 1박 이상의 수학여행이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없어지고 당일치기 체험학습만 운영한다. 서울 초·중·고교 1331개교 중 올해 수학여행을 가는 학교는 231개교, 17%에 불과하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 아닌가"라며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고, 교육부는 한 달 만에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교육부, 동북아역사재단이 주관한 독도·울릉도 답사 및 현장 교육에서 만난 독도지킴이학교 초중고 교사들은 한목소리로 "학생들과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육당국은 가장 최신 교육과정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 5학년 1학기 사회에 독도를 별도 단원으로 넣을 정도로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괴리감은 제법 큰 편이다.

서울 행현초 5학년 담당인 정혜란 교사는 사회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독도를 얼마나 아느냐고 물었다가 "선생님은 왜 독도 얘기만 나오면 그렇게 열을 내냐?"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정 교사는 "아이들은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만 알고 그 외 아는 게 없거나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래서 독도에 대해 스스로 탐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계 상동중 교사는 "미래 교육을 담당하는 학생들인 만큼 모든 학생까진 힘들어도 지도교사가 중학생, 고등학생들과 함께 독도에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예산을 확보해서 학생과 지도교사가 함께 독도 탐방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현실적으로 울릉도, 독도에 가는 길은 쉽지 않다. 현재 울릉도로 가는 배는 강원 묵호와 경북 포항 두 도시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기존엔 강원 강릉과 경북 후포에서도 배가 있었지만 강릉의 경우 지자체와 항구사용 문제 등에서 이견이 발생해 중단됐고, 후포는 이용객이 저조해 뱃길이 끊겼다.  

이번 답사에서 이용한 울릉크루즈의 경우 가장 비싼 여객실은 성인 2인 기준 편도 86만원이며, 가장 저렴한 6인실은 1인당 8만1500원, 객실 단가로는 43만2000원이다. 4인 가족이 울릉도에 들어갔다 나오려면 왕복 80만원 정도는 잡아야 한다.

물론 울릉크루즈도 나름의 속사정이 있다. 김영기 영업이사는 "중국의 배를 대여해 운항하고 있는데 한 번 출항할 때마다 기름값만 5000만원이 든다"며 "사람이 없는 겨울에는 1000만원의 적자가 날 정도로 어렵지만 현대판 마지막 의병이라는 생각으로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부족으로 울릉도 내 여러 유적이 방치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실장은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일부 역사 유적지는 관리와 정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울릉도의 역사 유적은 지역 문화유산을 넘어 독도 영토 주권의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말했다.

홍 실장은 "일본이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울릉도 역사 유적의 보존과 활용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체계적인 관리·정비 정책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이 이어져야 한다. 당장 독도·울릉도 현장체험학습 활성화까진 어렵더라도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하는 독도지킴이학교 확대 등은 가능할 수 있다.

재단에 따르면 과거엔 일부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독도 탐방을 하기도 했지만 예산이 점차 줄어들며 교사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독도지킴이학교 사업 예산은 2008년 시작 당시 19개교 1900만원으로 시작해 2017년 130개교 대상 2억5000만원까지 늘었으며, 2019년에는 139명의 교사와 학생이 함께 독도·울릉도를 탐방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2020년 탐방 실적이 대폭 감소했고, 2021년 1억6000만원으로 예산이 축소된 이후 이 금액이 유지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교사와 함께 독도·울릉도를 탐방하고 올바른 역사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건 학생 입장에서, 또 우리 입장에서도 대단히 좋은 기회"라며 "많은 학생들이 독도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지만 가능하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미래 세대가 가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희망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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