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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빗장 풀리면 유류비 부담 '뚝'…K항공·해운 정상화 시동[중동 전쟁 이후 K산업계는④]

등록 2026.06.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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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비 부담 완화 기대…항공·선박유 안정세

국제선 유류할증료 전쟁 초기 수준으로 내려

중동 리스크 완화…실적 반등까진 변수 산적

병목·통행료 변수 남아 있어 향후 정세 '촉각'

[오만만=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오만만에서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운항하고 있다. 2026.06.17.

[오만만=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오만만에서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운항하고 있다. 2026.06.17.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종전 수순을 밟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항공·해운업계가 한숨을 돌렸다.

중동 전쟁 이후 급등했던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국제선 항공권 유류할증료도 하락하면서 비용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항 재개 방식과 안전 확보 방안은 아직 불투명하다.

해협 안팎에 대기 중인 선박이 한꺼번에 움직일 경우 병목 현상이 불가피한 데다, 기뢰 제거와 항로 안전 확인 등도 남은 과제로 꼽힌다.

20일 백악관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했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미국의 대이란 봉쇄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향하는 핵심 해상 운송로다.

중동 전쟁 이후 해협 통항이 막히면서 국내 산업계는 원유 도입 차질, 선박 운항 지연, 유류비 상승 부담을 동시에 겪어왔다.

우선 해운업계는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이 순차적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 정부 관리 대상 한국 선박은 24척이며, 한국 선박 승선 인원과 외국 선박 승선 인원을 합쳐 총 137명의 한국인 선원이 고립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박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들어간 이후 약 석 달 반 동안 해협 안팎에 머물러 왔다.

선박 내 식량과 식수, 연료는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장기간 대기 상태가 이어지면서 선원 피로도와 안전 우려가 커졌다.

항공업계도 유가 안정 흐름을 반기는 분위기다. 항공사 비용 구조에서 유류비 비중이 큰 만큼 항공유 가격 하락은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6.04.16. hwang@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6.04.16. [email protected]


실제 다음달 국제선 항공권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낮아진다. 대한항공은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5월 최고 단계였던 33단계, 6월 27단계보다 낮은 18단계로 책정했다.

다만 유류할증료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7월 유류할증료는 3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8월 이후 유류할증료가 추가로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전쟁 초기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국제선 유류할증료 가격도 떨어졌다"며 "다만 아직 전쟁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역시 선박유 가격과 보험료 부담 완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은 운항 지연뿐 아니라 전쟁위험 보험료 상승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통항이 정상화되면 원유·가스 운송뿐 아니라 중동향 일반 화물 운송도 점차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해협 안팎에 대기 중인 선박 규모가 크다. 약 2000척의 선박이 좁은 해협을 순차적으로 통과해야 하는 만큼 운항 순서 조율과 항로 안전 확인이 필요하다.

기뢰 문제도 변수로 꼽힌다.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는지 여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안전한 통항을 위해서는 항로 점검과 관련국 간 협조가 필수적이다.

선박들이 대체 항로를 이용하더라도 병목 현상이나 운항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해운업계 측 설명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는 수천 척의 배가 한번에 빠져나가려고 몰릴 경우 병목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선박들은 해협 개방 시 최대한 빠르게 빠져나오기 위해 식량, 선박유 등 운항 준비를 하고 있지만, 실제 해협을 통과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도 남아 있다. 미국은 통행료 없는 해협 통항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란 측에서는 60일간 무료 통항 이후 수수료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이 후속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통항 정상화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이에 따라 항공·해운업계는 종전 합의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비용 부담 완화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항공사는 유류할증료 인하와 여름 성수기 수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유가와 환율 변동성은 여전히 부담이다.

해운사는 선박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항만 적체와 운항 일정 회복까지 추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항공·해운업계에 분명한 안도 요인"이라면서도 "실제 선박 통항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유가 안정세가 이어져야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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