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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만명 사망 추정에 연료난까지…푸틴 전쟁에 러 최대은행 회장도 "빨리 끝나야"

등록 2026.07.06 05:00:00수정 2026.07.06 05: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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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 "러 사상자 140만명·사망자 최대 45만명"

우크라, 정유시설·군수공장 장거리 타격으로 압박 수위 높여

[서울=뉴시스]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전국과 점령 지역의 주유소들이 점점 고갈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연말까지 연료 수출을 금지했다고 있다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러시아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하는 모습. <사진 출처 : 모스크바 타임스> 2025.09.26.

[서울=뉴시스]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전국과 점령 지역의 주유소들이 점점 고갈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연말까지 연료 수출을 금지했다고 있다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러시아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하는 모습. <사진 출처 : 모스크바 타임스> 2025.09.26.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이례적인 내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연료난과 물가 부담이 커지고, 러시아군 사상자 규모까지 불어나면서 전쟁의 비용이 러시아 시민 생활과 권력 핵심부를 동시에 압박하는 모습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4일(현지시간) 연료 부족, 물가 상승, 러시아 에너지 시설과 본토 표적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공격, 러시아군 사상자 증가가 맞물리면서 러시아 내부에서도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망명 중인 러시아 경제학자 블라디미르 밀로프 전 에너지부 차관은 더힐에 “위기”라며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러시아가 위기에 처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발언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의 게르만 그레프 회장도 공개 석상에서 전쟁의 빠른 종료를 언급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 국영 TV에서 경제 지표 악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힐은 이 발언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은 아니지만, 러시아 권력·경제 엘리트가 공개적으로 종전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4년 넘게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비공개 장소에 있는 러시아군 통합 그룹 지휘소 가운데 한 곳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이 제공한 사진이다. 2026.7.4.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비공개 장소에 있는 러시아군 통합 그룹 지휘소 가운데 한 곳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이 제공한 사진이다. 2026.7.4.

전쟁의 부담은 러시아 시민 생활을 직접 압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과 장거리 타격 능력을 키우면서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의 군사·에너지 표적을 공격할 수 있게 됐고, 러시아 정유시설 피격은 연료난으로 이어졌다.

러시아 곳곳에서는 주유소 앞 긴 줄과 연료 배급, 가격 급등이 이어지고 있다. 흑해 휴양지 크림반도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러시아 방공망은 넓은 영토를 모두 방어하기에 벅찬 상황이며, 이를 운용할 인력도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전쟁연구소(ISW)의 러시아팀 분석가 카테리나 스테파넨코는 “우크라이나의 중·장거리 타격이 푸틴 대통령에게 중대한 결정을 더는 미루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압박이 커지면서 푸틴 대통령이 방공망 운용 인력과 전선 병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총동원령을 내릴지도 변수로 떠올랐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러시아군 사상자가 우크라이나군의 8배 수준에 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바스토폴(크름반도)=AP/뉴시스]10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의 '세바스토폴 1854-1855' 파노라마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관들이 진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10일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장거리 공격을 가해 타격을 입혔다. 이는 에너지 시설과 군수 산업을 공격, 크렘린궁의 전쟁 비용 조달을 차단하려는 우크라이나 노력의 일환이다. 2026.06.10.

[세바스토폴(크름반도)=AP/뉴시스]10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의 '세바스토폴 1854-1855' 파노라마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관들이 진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10일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장거리 공격을 가해 타격을 입혔다. 이는 에너지 시설과 군수 산업을 공격, 크렘린궁의 전쟁 비용 조달을 차단하려는 우크라이나 노력의 일환이다. 2026.06.10.

CSIS는 러시아군 사상자가 전쟁 기간 전체로 140만명에 달하며, 이 중 사망자는 45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군은 한 달에 약 3만명을 잃는 반면 새로 모집하는 병력은 약 2만7000명에 그쳐 손실 규모가 충원 속도를 웃돈다고 추산했다.

스테파넨코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석유시설 공격으로 생긴 연료난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 국유화 조치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봤다. 더힐은 러시아가 11개 시간대에 걸친 전역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인도산 휘발유 수입에 나섰다는 보도도 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아직 총동원령이나 산업 국유화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릴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스테파넨코는 분석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전선 공세를 이어가기 위해 당장의 고통을 감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실제 전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4월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국방부 지도에는 실제로 점령하지 못한 우크라이나 도시들이 러시아 점령지로 표시돼 있었다. ISW는 이 지도가 진본일 가능성이 있으며, 러시아 고위 장성들이 주장해온 진격 보고와도 맞물린다고 봤다.

[서울=뉴시스] 우크라이나가 27일 발사한 사거리 3000km의 순항 미사일 '플라밍고'가 하얀 궤적을 그으며 날아가고 있다.(출처: 젤렌즈키 대통령 X) 2026.06.2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우크라이나가 27일 발사한 사거리 3000km의 순항 미사일 '플라밍고'가 하얀 궤적을 그으며 날아가고 있다.(출처: 젤렌즈키 대통령 X) 2026.06.27.  *재판매 및 DB 금지

스테파넨코는 “그런 허위 또는 과장 보고가 최고위 장성에게서 올라온 것이라면 푸틴이 일부러 그 주장을 검증하러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전장 상황을 잘못 전달받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밀로프 전 차관은 푸틴 대통령을 향한 공개 비판이 아직 온건한 수준이지만, 더는 금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새로운 전개”라고 진단했다.

밀로프 전 차관은 러시아 경제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감소, 재정적자 확대, 물가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사실상 돈을 더 찍어내는 방식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다며 “이는 강한 인플레이션 효과를 낳고, 다시 물가를 밀어 올리며,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막고,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설명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정치 조직과 야권 활동을 무너뜨리고 처벌 대상으로 만든 만큼 러시아의 정치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를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압박 수위를 더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 보안기관 수장과 만난 사진을 공개하며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도록 압박하기 위한 ‘40일 작전’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플라밍고’로 러시아 볼고그라드주의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서방 지원 무기뿐 아니라 자체 생산 무기로도 러시아 후방을 때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러시아도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러시아가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해 수도에서만 최소 30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공동 생산 허가를 요청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승인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허드슨연구소의 루크 코피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동맹국들이 올겨울 러시아의 전력시설 공격에 대비해 난방 텐트와 발전기 등 긴급 구호 물자를 미리 비축해야 한다며 “올겨울이 더 수월하리라고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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