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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지키며 대미 협상 준비…강경파는 전쟁 재개 주시

등록 2026.08.03 10:55:15수정 2026.08.03 11:26:24

오만·파키스탄·사우디 등 연쇄 접촉

"이란, '오락가락 트럼프' 기회로 봐"

강경파, MOU 붕괴 후 다시 전면에

[캠프데이비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에서 합의에 도달했다며 협상 재개를 선언한 가운데, 이란 측은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상황을 관망하는 모양새다. 미국이 고강도 폭격에서 협상으로 급선회한 것을 자국 승리로 해석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중재국 측에 적극적으로 피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2026.08.03.

[캠프데이비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에서 합의에 도달했다며 협상 재개를 선언한 가운데, 이란 측은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상황을 관망하는 모양새다. 미국이 고강도 폭격에서 협상으로 급선회한 것을 자국 승리로 해석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중재국 측에 적극적으로 피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2026.08.03.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에서 합의에 도달했다며 협상 재개를 선언한 가운데, 이란 측은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상황을 관망하는 모양새다.

미국이 고강도 폭격에서 협상으로 급선회한 것을 자국 승리로 해석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중재국 측에 적극적으로 피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영 IRNA에 따르면 대(對)미국 협상 대표인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2일(현지 시간) "오만과의 (호르무즈 해협) 협상이 마무리 단계(final stages)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양국간 협의 내용은 미국이 주장하는 '자유 개방'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 주장에 따르면 이란의 호르무즈 '주권' 인정이 핵심 전제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추가 브리핑에서 "오만과의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호르무즈는 어떤 경우에도 전쟁 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아울러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등과도 통화하며 대미 협상력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는 이에 대해 "역내 이해 당사국과의 외교를 확대하는 동시에 군사적 억지력을 유지하고 호르무즈를 전략적 지렛대로 삼는 이중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란은 트럼프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협상에서 최대한 많은 양보를 얻어낼 기회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자유 항행' 협상을 끝까지 추진할 역량과 집중력을 갖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대미 강경파는 나아가 전쟁 재개 대비를 강조하고 있다.

마지드 에브네 레자 이란 국방장관 직무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개방 합의 발표에 대해 "심리전이자 인지전"이라며 "이란은 신규 공격 가능성에 대비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반(半)관영 메흐르통신도 논평에서 "트럼프는 여전히 테헤란과의 합의를 언급하는 동시에 '매우 강력한 폭격'을 말한다"며 "이 구도에서의 공격 중단은 군사 옵션 포기가 아닌 일시적 중지이며, 이란과 미국이 지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짚었다.

통신은 이어 "미국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일방적 탈퇴와 '최대 압박' 재개로 양측의 취약한 신뢰는 사라졌다"며 "이란은 미국과 협상 재개를 요청한 적이 없으며, 워싱턴의 약속을 신뢰하지도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전쟁 교착이 장기화되면서 이란 내 강경파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경파는 외교적 협상이 아닌 군사적 승리를 주장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지난 4월 미국과의 '2주 휴전'을 13명 중 12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사이드 잘릴리 전 사무총장 1인을 제외한 군 주요 장성들도 찬성해 정부 협상에 힘을 실었다. 양국은 이후 종전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무력 충돌 재개로 MOU 체제가 붕괴하면서 강경파가 다시 힘을 얻었다. 강경파는 강성 지지층과 국영 IRIB를 앞세워 협상파를 맹비난했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직접 "국영방송이 군과 정부가 다른 편인 것처럼 국가를 쪼개고 있다"고 반발하는 등 심각한 분열상이 드러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취소하고 종전 합의가 진전됐다고 밝혔으나, 테헤란에서는 돌파구가 나왔다는 조짐이 보이지 않으며 이스라엘 역시 아직 최고 수준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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