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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미사일 28발, 우크라 한 발도 못 막았다…승부처는 하늘로

등록 2026.08.06 17:18:14수정 2026.08.06 17:38:24

러, 7월 탄도미사일 126발…전면전 이후 월간 최다

5일 탄도·지르콘 28발 미요격…최소 17명 사망

패트리엇 부족 속 항만 수출·겨울 전력망까지 위협

[키이우=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소방대원들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타는 건물 안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06.02.

[키이우=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소방대원들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타는 건물 안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06.02.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우크라이나 지상 전선에서 교착 국면이 이어지는 사이 러·우 전쟁의 승부처는 하늘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전선 상공의 드론전과 저궤도 위성 경쟁은 물론 인공지능(AI)·전파전까지 아우르는 공중전으로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28발은 탄도미사일 24발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지르콘 4발이었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가 이날 새벽 키이우와 주변 지역에 쏜 미사일 28발 가운데 요격된 것은 한 발도 없었고,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시민 최소 17명이 숨졌다.

러시아의 지난달 탄도미사일 발사량은 전면전 이후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NYT가 우크라이나 공군의 일일 작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는 지난달 탄도미사일을 최소 126발 발사했다. 미사일과 드론을 합친 공격의 인명 피해도 커졌다. NYT 집계로는 같은 달 민간인 약 400명이 숨져 2022년 4월 이후 월간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피해는 인명에 그치지 않았다. 러시아가 흑해 항만 공격을 강화하자 선주들이 우크라이나 항만 입항을 중단해 곡물과 철강 수출에 차질이 생겼다. 에너지 시설도 다시 공격받으면서 올겨울 난방과 전력 부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의 아마존 격인 온라인 소매 장터 회사 와일드베리스의 모스크바 건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소매 유통 창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2026.7.24.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의 아마존 격인 온라인 소매 장터 회사 와일드베리스의 모스크바 건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소매 유통 창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2026.7.24.

NYT는 이 같은 공습 확대를 지상전과 공중전이 겹쳐 진행되는 전쟁 구조로 설명했다. 약 1300㎞에 이르는 지상 전선에서는 보병과 전선 드론 부대가 맞붙고 있다. 러시아는 동부 돈바스에서 조금씩 전진하고 있고, 병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는 방어선을 지키는 한편 남부 등에서 일부 지역 탈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주로 밤마다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와 군사시설을 덮치는 공중전이 벌어지고 있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경제적 부담을 키우고 본토 주민도 전쟁의 비용을 체감하게 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인의 저항 의지를 꺾고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장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전략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공격용 드론으로 시베리아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러시아 곳곳의 정유시설을 타격하고 있다. 발트해와 흑해의 항만,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의 전력망, 전선에서 수백㎞ 떨어진 군사시설도 겨냥했다. 최근에는 공격 대상을 러시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와일드베리스의 물류창고까지 넓혔다.

[우크라이나=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기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군 정보국(HUR) 소속 군인이 러시아를 향해 발사할 장거리 공격형 드론 ‘An-196 류티'를 점검하고 있다. 2026.05.29.

[우크라이나=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기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군 정보국(HUR) 소속 군인이 러시아를 향해 발사할 장거리 공격형 드론 ‘An-196 류티'를 점검하고 있다. 2026.05.29.

양국이 공격 범위를 이처럼 넓힐 수 있었던 데에는 값싸고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며 전파교란에도 견디는 무기가 대량생산된 점도 작용했다. 러시아는 이란제 샤헤드를 본뜬 저가 드론에 제트엔진을 달고, 무기 유도를 돕는 저궤도 위성망을 늘리고 있다. 저가 순항미사일과 위성유도 활공폭탄도 우크라이나 도시와 기반시설 공격에 동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드론의 운용 방식과 미사일의 속도·사거리를 결합한 무기를 계속 개량하고 있다. 항법·통신 체계를 개선해 러시아 깊숙한 곳의 목표물을 더 정밀하게 타격하고, 첫 국산 탄도미사일도 시험하고 있다. 양국은 전파교란을 피하는 기술과 사람의 개입 없이 무기를 목표물로 유도하는 자율 시스템도 활용하고 있다.

공격용 무기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양국의 방공망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국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크게 부족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외교진에게 패트리엇 체계와 요격미사일을 더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서울=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드론이 정유 시설을 타격하면서 정유 시설에 거대한 화염이 발생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유한 뒤 "모스크바 지역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전력의 사거리를 체감했다"고 적었다. (사진 =젤렌스키 엑스 갈무리) photo@newsis.com 2026.06.17

[서울=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드론이 정유 시설을 타격하면서 정유 시설에 거대한 화염이 발생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유한 뒤 "모스크바 지역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전력의 사거리를 체감했다"고 적었다. (사진 =젤렌스키 엑스 갈무리) [email protected] 2026.06.17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뒤 이란이 걸프 지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대거 투입됐다. NYT는 이로 인해 전 세계 재고가 줄면서 우크라이나의 요격미사일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을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같은 달 31일에는 “합의하지 않았다”며 앞선 발언에서 한발 물러섰다. 미국 정부와 방산업체 사이에서는 생산 방안에 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최종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러시아도 광대한 영토 전체를 방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판치르와 토르 같은 방공체계를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옮겼고, 그만큼 내륙의 군사기지와 산업시설을 방어할 전력이 줄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저스틴 브롱크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방공체계를 후방 도시나 정유시설로 옮길수록 전선 방어가 약해지고, 광대한 내륙 전체에도 여전히 빈틈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모스크바 남동부 카포트냐 지구의 정유시설과 최근 와일드베리스 물류기지가 공격받은 것은 이런 딜레마를 보여준다. 러시아는 고층건물 옥상에도 판치르 방공체계를 배치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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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이런 빈틈을 신속히 파고들기 위해 무인기 조종사의 재량권을 넓혔다. 조종사들은 임무 도중 러시아의 레이더나 미사일 발사대를 발견하면 상부의 추가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표적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전술적 기민함에도 생산량 격차는 크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탄도미사일을 한 달에 약 120발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NYT는 이 수치가 미국이 한 달에 생산하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수보다 많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물량 우위에는 외부에서 들여오는 무기와 기술도 한몫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달 30일 중부 크리비리흐 인근을 타격한 미사일 잔해를 예비 분석한 결과 북한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NYT는 러시아 방산업이 제재를 받으면서도 외국산 반도체와 중국에서 조달한 이중용도 기술·부품을 이용해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러시아가 자국 방공망의 취약성이 더 커지기 전에 우크라이나의 요격미사일을 먼저 소진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지상전 교착이 길어질수록 미사일·드론 생산력과 탐지·교란 기술, 방공망의 지속 능력이 전쟁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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