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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병수발했는데 얼굴도 모르는 동생이 유산 절반을"…배다른 형제 상속권 있을까

등록 2026.08.08 00:02:00

[서울=뉴시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유토이미지)2026.08.07.

[서울=뉴시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유토이미지)2026.08.07.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20년 넘게 홀어머니를 홀로 부양해온 60대 딸이, 존재조차 몰랐던 배다른 동생 때문에 어머니 유산의 절반을 나눠줘야 할 위기에 놓였다.

7일 SBS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이 사연은 최근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사연자는 20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줄곧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온 외동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어머니가 오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자, 그는 상속재산을 정리하다가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가족관계증명서에 자신 말고 다른 자녀의 이름이 하나 더 올라 있었던 것이다. 사연자는 "처음엔 관공서 서류가 잘못된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어릴 적 집안 어른들이 나누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실마리를 찾았다. 아버지의 외도로 태어난 배다른 동생이 있다는 얘기였다.

고모와 사촌들에게 확인해 보니 실제로 그런 사람이 존재했다. 아버지가 혼외자를 어머니와 자신 사이에서 태어난 친자식인 것처럼 호적에 올려둔 것으로 드러났다. 사연자는 "평생 얼굴 한 번 마주친 적 없는 그 사람이 서류상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산의 절반을 가져가게 생겼다"며 "억울해서 밤마다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 사연에 류현주 변호사는 냉정한 법리로 실마리를 짚었다. 그는 "돌아가신 분, 즉 피상속인은 어머니이기 때문에 배다른 동생은 어머니의 친자녀가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상속권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적 장부에 자녀로 등록돼 있는 이상, 이를 바로잡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 변호사는 "배다른 동생이 어머니의 친자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 즉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어머니가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도 소송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직접 당사자인 부, 모, 자뿐 아니라 이해관계인도 제기할 수 있다"며 "상속에 관한 법적 지위에 영향을 받는 사연자에게는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이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이 받아들여지면 결과는 명확하다. 류 변호사는 "친생자관계가 부존재한다는 점이 판결로 확정되면 두 사람 사이의 친자관계는 소급해 소멸되고,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도 말소된다"고 밝혔다. 이 경우 배다른 동생은 처음부터 어머니의 자녀가 아니었던 것으로 취급돼, 상속권도 자연히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변수도 있다. 친생자가 아니어도 실제로는 입양할 뜻으로 출생신고를 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류 변호사는 "판례는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모두 갖춰져 있다면 신고 형식에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입양의 실질적 요건으로는 입양 합의, 감호·양육 등 부모 자식으로서 실제 생활한 사실 등이 꼽힌다.

사연자의 경우는 이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류 변호사의 판단이다. 그는 "성장하면서 배다른 형제의 얼굴을 한 번도 못 봤다고 하신 것만 봐도 감호·양육 등 신분적 생활관계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만큼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배다른 형제의 상속권도 박탈되므로, 사연자가 단독상속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 변호사는 상담을 마무리하며 "실제로 입양할 뜻으로 출생신고를 하고 부모와 자녀로 살아왔다면 입양의 효력이 인정될 수도 있다"면서도 "평생 왕래나 양육 관계가 없었다면 입양의 실질도 없었다고 볼 가능성이 크다"고 재차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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