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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입' 레빗 떠난다…백악관 언론전략 흔들리나

등록 2026.08.13 16:31:18

가족에 집중 위해 사임…트럼프 "가장 신뢰하는 측근"

전통 언론과 충돌하며 트럼프식 언론전 전면 이끌어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대변인 역할을 해온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사임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전달해온 인물이 떠나면서 백악관의 언론 대응과 취재 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2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지난 5월 둘째 아이인 딸을 출산한 이후 가족과 자신의 역할을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변인 업무에 요구되는 끊임없는 시간, 에너지, 관심"을 아이들에게 쏟으면서 충분한 엄마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빗 대변인이 이달 말까지 근무하고 퇴임하고 발표하면서 그를 "가장 신뢰하는 측근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또 레빗 대변인이 사임 이후에도 자신의 외부 고문으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빗은 2025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27세의 나이로 백악관 대변인에 올라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재임 중 임신한 첫 여성 백악관 대변인이기도 하다.

CNN에 따르면 레빗 대변인의 역할은 단순히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정치적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측근으로서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특히 전통 언론과의 충돌에서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췄다.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기보다 언론의 보도 방식이나 기자들의 동기를 비판하는 경우가 많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성과를 강하게 옹호하며 지지층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언론과의 갈등을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해왔다. 기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내놓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통 언론을 거치지 않고 지지층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소통 방식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구현해온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그의 브리핑은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라기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반복하고 전통 언론을 비판하는 정치적 무대에 가까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 행사와 에어포스 원 탑승 취재에 참여할 수 있는 언론사의 범위를 확대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와 지역 보수 라디오, 팟캐스트, 트럼프 지지 성향 매체 등을 기존 취재진과 함께 포함시켰다.

비판론자들은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언론을 백악관 취재 현장에 끌어들이려는 조치로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기존 주류 언론이 누려온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조치라고 받아들였다.

레빗 대변인은 특히 AP통신과의 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만의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한 행정명령을 내린 뒤 AP통신이 이를 기사 작성 원칙에 반영하지 않자, 백악관은 AP 기자들의 일부 행사 참석과 에어포스원 탑승을 제한했다.

지난달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 옆에 앉은 레빗 대변인의 모습도 상징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을 향해 거친 발언을 이어가는 동안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서 곁을 지켰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튀르키예에서 비밀리에 항공기를 바꿔 귀국한 과정에서도 백악관의 언론 대응이 논란이 됐다. 당시 에어포스 원에 탑승한 기자들이 대통령의 실제 이동 경로를 숨기기 위한 '미끼'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레빗 대변인의 사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의사결정 과정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개 브리핑에서는 언론과 대립했지만, 카메라 밖에서는 기자들의 문의에 대응하고 대통령과 백악관 내부 상황을 설명하는 역할도 해왔기 때문이다.

후임자가 레빗 대변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소셜미디어와 기자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대변인을 거치지 않고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이해하고 이를 백악관 공식 무대에서 전달해온 인물이었다. 그의 사임은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언론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인물로 평가된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백악관과 전통 언론의 관계는 더욱 거칠어졌고, 대통령과 언론 사이의 기존 취재 관행도 크게 달라졌다.

결국 레빗 대변인의 사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대응 방식이 바뀔지, 아니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는 기존 방식이 더욱 강화될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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