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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카드' 자충수였나…우크라 前국방, 역풍 직면

등록 2026.08.20 17:29:51

페도로우, 젤렌스키 비판하며 대항마로 부상

"전시 선거는 사회 분열"…'무리수' 비판 나와

親시위대도 부정적…주최측, 시위 중단 의사

[키이우=AP/뉴시스]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전 국방장관 (사진=뉴시스DB)

[키이우=AP/뉴시스]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전 국방장관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적(政敵)으로 떠오른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부 장관의 '선거 카드'가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정권을 비판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데는 성공했지만 국가적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는 '전시 선거' 요구는 무리수였다는 지적이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지난 18일 영상 연설을 통해 젤렌스키 정부의 중앙집권적이고 불투명한 의사결정 방식을 비판하며 전시 대선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달 중순 해임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고, 국방장관 복귀가 최종 좌절된 뒤 공개적으로 선거를 촉구했다.

그러나 선거 요구는 정계 전반에서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비판론자들은 전시 계엄령 아래에서 선거는 금지돼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실시하기 어렵고 국가적 단합을 해치며 오히려 러시아의 의도에 놀아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인사 결정 배경에 대해 공개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를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은 전시 상황에서 인사 이유를 일일이 대중에 설명할 수 없다. 이는 국가 안보 사안"이라며 "누구를 국방장관으로 임명하고 해임할지는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전시 선거 구상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이 한 차례 더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투표하러 가자는 말이냐"고 비꼬았다.

[브뤼셀=AP/뉴시스] 지난 6월 18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NATO)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UDCG) 참석자들이 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당시 국방장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 댄 자비스 영국 국방장관. 2026.08.20.

[브뤼셀=AP/뉴시스] 지난 6월 18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NATO)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UDCG) 참석자들이 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당시 국방장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 댄 자비스 영국 국방장관. 2026.08.20.

우크라이나 선거 감시단체 오포라(OPORA)는 "러시아가 선거 절차를 무력화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시나리오와 공작은 수백 가지에 달한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말을 보탰다.

자유주의 성향 야당 홀로스 소속 의원이자 국가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로만 로진스키는 선거 요구가 파국적인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가에 이로울 것이 전혀 없다. 우선 그때까지 살아남는 것이 먼저"라며 "전시 선거는 적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것이며, 모두가 모두를 향해 싸우는 전쟁이 될 것임을 국민들도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선거 요구가 오히려 페도로우 전 장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학자 티모시 애시는 "향후 대선에 출마할 경우 그의 정적들에게 공격 여지를 주는 오판"이라고 평가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페도로우 해임에 반대하며 한 달간 이어져 온 항의 시위도 그의 선거 요구를 비판하며 마무리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지난 1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의 해임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가 페도로우의 등신대 옆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8.20.

[키이우=AP/뉴시스] 지난 1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의 해임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가 페도로우의 등신대 옆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8.20.

주최측은 '전시 선거' 구상에 반대하며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시위 주도자 중 한 명인 드미트로 코지아틴스키는 "선거 과정에서 사회가 분열되고 이것이 전쟁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나 역시 매우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시위는 특정 인물에 대한 것이 아니라 대화와 개혁에 관한 것이었다"며 새로 국방장관에 임명된 예우헨 흐마라의 성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페도로우 전 장관은 이르면 내주 미국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인디펜던트(KI)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미국 방문이 이르면 다음 주에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행보는 미국과 교감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미국에서 누구를 만날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KI는 그가 러시아 탄도미사일 체계에 대응하기 위해 스타링크 단말기를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긴밀히 연락해 왔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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