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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98% "고교학점제 현행 방식 재검토·전면 보완 필요"

등록 2026.08.25 16:15:20

중등교사노조, 전국 고교 교사 1197명 온라인 설문 결과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사진은 고교학점제 설명회 모습. (사진=전주시 제공) photo@newsis.com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사진은 고교학점제 설명회 모습. (사진=전주시 제공)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시행 2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교사들의 98%는 고교학점제 현행 방식의 재검토 및 전면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당초 취지와 달리 입시 경쟁과 교사 업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국 고등학교 교사 119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조사에서 고교학점제의 향후 운영 방향을 묻자 82.5%는 '전면 재검토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15.7%는 '인력과 지원시스템 확충, 대입제도 개편 등 전면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두 응답을 합하면 98.2%가 현행 방식의 고교학점제 운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셈이다. '제도의 취지에 맞게 대체로 잘 운영되고 있다'는 응답은 0.3%에 그쳤다.

고교학점제의 문제점으로는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의 형식화로 인한 부담과 학생 낙인', '학생이 진로보다 대입 유불리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문제', '수강신청·시간표·학점관리·학생부 기록 등 행정업무 증가' 등이 꼽혔다.

지역과 학교 규모에 따른 교육격차도 문제로 지적됐다. 교사 253명은 이를 고교학점제의 문제점으로 선택했다. 대규모 학교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지만 소규모·농산어촌 학교는 교원 부족으로 온라인·공동교육과정에 의존하거나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개설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원을 체감했다는 응답도 낮았다. 다과목·다학년 지도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은 7.6%, 행정업무가 줄었다는 응답은 3.2%,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은 2.9%였다. 공간과 인력이 확보됐다는 응답은 2.8%, 진로·학업설계 전문 상담인력이 확충됐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내신 5등급제 역시 경쟁 완화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 5등급제 시행 이후 학생의 입시 경쟁과 부담이 '커졌다'는 응답은 76.1%였으며, '줄었다'는 응답은 3.9%에 불과했다. 반면 '학생 간 경쟁이 완화되고 협력적 학습이 늘었다'는 응답은 1.0%, '학생의 내신 부담이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응답은 2.7%였다.

교사들은 전 과목 1등급 경쟁, 수행평가·세특·탐구활동 부담 증가, 대학별 평가방식에 대한 불안과 입시정보 의존 증가, 수능 최저와 정시를 함께 준비하는 부담 등을 주요 변화로 꼽았다.

자퇴·학업중단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80.5%는 최근 2년간 자퇴·학업중단 학생이 이전보다 늘었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76.9%는 자신이 가르치거나 담임을 맡은 학생 가운데 실제 자퇴한 학생이 있었다고 답했으며, 자퇴를 고민하거나 상담한 학생까지 포함하면 90.3%에 달했다.

다만 이번 설문만으로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자퇴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중등교사노조의 설명이다.

성취평가제 역시 취지와 실제 운영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응답자의 90.1%는 성취평가제가 학생의 성취를 지원한다는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으며, 81.0%는 성취도 A 비율을 의식해 사실상 상대평가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성취평가 관련 체크리스트와 자료 제출·점검으로 행정업무 부담이 크다는 응답은 92.6%였지만, 해당 절차가 실제 평가 개선과 학생 지원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김희정 중등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육에는 철학과 방향이 필요하지만,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당위는 더 큰 부작용을 낳는다"며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학교 현장에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제도의 실행 가능성과 필요한 조건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입 경쟁과 대학의 변별 요구를 그대로 둔 채 교육과정과 평가 형식만 바꾸면 경쟁은 다른 영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대입제도를 추진하기에 앞서 현행 제도의 문제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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