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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된 주검만 3000구…네팔 적십자 "사망자 존엄 수습 가장 막막"

등록 2026.09.01 07:36:11수정 2026.09.01 08:12:47

[라수와(네팔)=뉴시스] 고승민 기자 = 31일(현지시간) 네팔 베트라와티 마을이 대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토사에 덮여 있다. 2026.09.01. kkssmm99@newsis.com

[라수와(네팔)=뉴시스] 고승민 기자 = 31일(현지시간) 네팔 베트라와티 마을이 대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토사에 덮여 있다. 2026.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네팔과 중국 시짱 자치구 일대를 덮친 대형 홍수로 참혹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 비축해둔 주검 가방마저 동나 시신 수습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사가르 슈레스타 네팔적십자사 재난·위기관리국장은 한겨레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피해 지역의 참상을 생생하게 전했다. 슈레스타 국장은 "대대로 이어진 문명이 쓸려나가 사막처럼 변한 현장에서 사망자를 존엄하게 수습하는 일이 가장 막막하다"라며 "이미 발견된 주검만 3000구에 달해 전국에 비축해둔 보디백 2000개마저 바닥났다"라고 밝혔다.

피해 현장은 본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슈레스타 국장은 "건물과 마을, 대대로 농사를 짓던 농경지가 모두 쓸려나가 사막이나 무인지대처럼 변했다"라며 "어떤 문명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적십자 측은 수습된 시신을 존엄하게 관리하는 과제가 현재 가장 큰 난제라고 지적했다. 슈레스타 국장은 "적십자는 이를 주검 처리가 아니라 사망자의 존엄한 관리라고 부른다"라며 "현재 가장 큰 난제"라고 설명했다.

[치트완=AP/뉴시스] 31일(현지 시간) 네팔 치트완에서 대규모 홍수 희생자 합동 매장이 열린 가운데 홍수로 아들을 잃은 한 여성이 오열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네팔 사망자는 903명, 실종자는 4247명으로 늘었다. 2026.08.31.

[치트완=AP/뉴시스] 31일(현지 시간) 네팔 치트완에서 대규모 홍수 희생자 합동 매장이 열린 가운데 홍수로 아들을 잃은 한 여성이 오열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네팔 사망자는 903명, 실종자는 4247명으로 늘었다. 2026.08.31.

시간이 지나면서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 신원을 식별하기도 힘겨워졌다. 슈레스타 국장은 "'여자친구, 남자친구, 남편, 아버지를 찾아달라'는 요청이 수백통씩 쏟아지고 있다"라며 적십자의 가족 간 연락 회복 서비스도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고립 지역을 중심으로 생존자 수색 작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슈레스타 국장은 홍수를 피해 산으로 올라간 주민이나 파괴된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힌 사람들을 언급하며 "여전히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끊어진 도로와 교량, 몬순 기후로 인한 안개가 헬기 운항을 막아 구호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슈레스타 국장은 이번 재난을 기후변화에 따른 결과로 보고 인접 국과의 공조를 촉구했다. 그는 "물에 여권이 없듯 재난에도 국경이 없다"라며 "네팔만의 책임이 아니라 중국·인도까지 세 나라의 공동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국가 간 사전 정보 공유의 필요성도 거듭 언급했다. 그는 "중국 쪽에서 홍수가 내려온다는 사전 정보를 받았다면 더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세 나라의 긴밀한 협력을 요청했다.

[누와코트=AP/뉴시스] 31일(현지 시간) 네팔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역에서 민간·군용 헬리콥터들이 대홍수로 고립된 지역에 발이 묶인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투입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네팔 사망자는 903명, 실종자는 4247명으로 늘었다. 2026.08.31.

[누와코트=AP/뉴시스] 31일(현지 시간) 네팔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역에서 민간·군용 헬리콥터들이 대홍수로 고립된 지역에 발이 묶인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투입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네팔 사망자는 903명, 실종자는 4247명으로 늘었다. 2026.08.31.

슈레스타 국장은 "우리는 지구온난화에 기여한 바가 없지만 네팔은 그 피해자가 됐다"라며 "기후변화가 진행되는 속도만큼 우리가 대비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국이 보낸 지원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슈레스타 국장은 "이번에도 한국의 지원으로 비축해 둔 구호물자가 현장 대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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