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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기 화재 부르는 '불법 혼합냉매'…"너무 싸면 의심"

등록 2026.09.02 12:00:00

소방청, 불법 혼합냉매 화재 규명…관계부처 공동대응

5년간 에어컨 냉매 의심 화재 총36건…최근 크게 늘어

화재 발생한 실외기 내부서 자연 발화성 물질 검출도

소방청 "품질 인증마크 없는 냉매용기 업체 이용자제"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수도권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지난달 4일 인천 시내 한 상가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들이 열기를 뿜어내며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2026.08.04.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수도권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지난달 4일 인천 시내 한 상가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들이 열기를 뿜어내며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온라인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에어컨용 '불법 혼합 냉매'가 실외기 내부에서 자연 발화성 물질을 생성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방청은 2일 이러한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관계 부처와 함께 공동 대응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구형 에어컨·냉동기 등에 사용되던 대표적인 냉매인 'R-22'는 불연성 물질이지만, 오존 파괴 문제로 2023년 이후 생산이 중단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에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저가 불법 혼합 냉매가 온라인 쇼핑몰과 해외 직구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불법 혼합 냉매는 R-22 용기에 생산과 판매가 중단된 'R-40'을 혼합한 뒤 'R-22'로 표기해 판매되는 제품이다. R-40은 1920~1930년대 초기 냉매로 사용됐으나, 높은 독성과 가연성으로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문제는 이러한 불법 혼합 냉매가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렵고, 실외기 화재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에어컨 냉매가 원인으로 의심되는 화재는 총 36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1건, 2023년 2건, 2024년 6건이었으나 2025년 13건, 2026년 7월 기준 14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발생 원인은 철거·충전 중이 17건(47.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에어컨 작동 중 13건(36.1%), 미가동 상태 4건(11.1%), 미상 2건(5.6%) 순이었다.

이에 소방청이 이례적인 화재 양상에 주목해 지난달 국립소방연구원, 서울·경기 화재감정기관 등과 공동으로 위험성 규명에 착수한 결과, 화재가 발생한 실외기 내부에서 '트리메틸알루미늄'이 검출됐다.

이 물질은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제3류 위험물'(자연 발화성 물질 및 금수성 물질)로, 공기 중에 노출되면 스스로 발화하고 물과 접촉하면 격렬하게 반응해 가연성 물질을 만들어낸다.

특히 불법 혼합 냉매에 포함된 클로로메테인이 실외기 내부의 배관 등 알루미늄 부품과 반응하면서 트리메틸알루미늄을 생성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냉매를 처음 주입할 때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가동을 거치며 위험 물질이 서서히 생성되고 이후 철거나 재충전을 위해 비관을 절단하는 과정에서 공기나 수분과 접촉해 발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로 인한 인명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경남 진주의 주택 화재 현장에서는 증거물을 수집하던 화재 조사관이 실외기 냉매 인입부에서 튄 불꽃으로 인해 양손에 2도 화상을 입었다.

6월에는 인천 강화의 한 주택에서 실외기에 가스를 주입하던 70대 남성이 폭발로 크게 다쳐 닥터 헬기로 이송됐다. 같은 달 목포와 지난해 4월 서울에서도 에어컨 냉매로 인한 발화·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청은 불법 혼합 냉매로 인한 문제가 대형 화재로 이어질 잠재적 위험이 크다고 보고 지난달 14일과 25일 관계 기관 회의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공동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관계 부처는 앞으로 불법 혼합 냉매의 수입과 온라인 유통 차단 방안, 소비자 경보 등 조치 방안을 함께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소방청은 다만 모든 에어컨 냉매가 위험한 것은 아니며, 정식 통관과 품질 검사를 거친 정품 냉매는 안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냉매 의심 ▲품질 인증 마크가 없는 냉매 용기를 사용하는 업체 이용 자제 ▲반드시 정식 등록 업체를 통해 시공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해 시공자의 인전사항 확인·기록·보관 등을 당부했다.

주영국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불법 혼합 냉매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사용자가 위험을 인지하기 어렵다"며 "관계 부처와 함께 화재 발생 현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추가로 확인되는 사항은 신속히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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