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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前 대통령 "전쟁 지속 여부 국민투표로 결정하자"

등록 2026.09.08 16:18:32수정 2026.09.08 17:54:25

로하니 "20년간 강대국과 싸울 것인지 국민이 결정해야"

강경파 거센 반발…이란 내부서도 전쟁 장기화 우려

[테헤란=AP/뉴시스]하산 로하니 전 이란 대통령이 미국과의 전쟁을 계속할지 여부를 국민에게 묻는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사진은 2021년 4월 14일(현지시간) 로하니 전 대통령이 테헤란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1.05.31.

[테헤란=AP/뉴시스]하산 로하니 전 이란 대통령이 미국과의 전쟁을 계속할지 여부를 국민에게 묻는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사진은 2021년 4월 14일(현지시간) 로하니 전 대통령이 테헤란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1.05.31.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하산 로하니 전 이란 대통령이 미국과의 전쟁을 계속할지 여부를 국민에게 묻는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란 강경파가 전쟁 지속을 주장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로하니 전 대통령이 사실상 휴전과 종전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7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로하니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전직 지방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의 목표를 먼저 명확히 정한 뒤 이를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계획은 앞으로 20년 동안 세계 강대국들과 싸우는 것이라고 국민에게 설명한 뒤 국민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계속 싸우면 된다"며 "하지만 국민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길을 제시한다면 우리는 그 길을 받아들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로하니 전 대통령은 '국민투표'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발언은 전쟁 지속 여부를 국민의 뜻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그는 "이란이 전쟁으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고 투자자와 젊은 세대에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분쟁을 명예롭게, 그리고 대다수 국민의 뜻에 따라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확성기를 들고 소란을 피우는 소수 집단이 이란 사회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며 강경파의 전쟁 지속 주장을 비판했다.

로하니 전 대통령은 강경파와 군부의 영향력이 강한 국영방송에 대해서도 "분열의 중심지"가 됐다며 비판했다. 국영방송이 이 같은 행태를 이어간다면 대통령부터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시청자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3~2021년 이란 대통령을 지낸 로하니 전 대통령은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을 대가로 서방의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의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체결을 주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로하니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란 강경파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이란의 보수 성향 매체 파르스통신은 로하니 전 대통령의 발언을 "위험하다"고 평가하며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타스님통신도 로하니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표현을 사용하며 공격했다.

강경파 정치인 마흐무드 나바비안은 "전쟁과 평화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가짜 분열"이라고 규정하며, "전쟁을 반대하는 세력이 궁극적으로 강하고 위대한 이란의 항복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테헤란 국회의원 모르테자 마흐무디도 로하니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고, 친정부 집회에서는 로하니 전 대통령에 대한 폭력적 위협까지 나왔다.

로하니 전 대통령은 2021년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약화됐다. 특히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강경파가 정치·안보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로하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온건파 세력은 정치권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두 차례 대통령을 지낸 성직자인 로하니 전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과 갈등 완화를 주장하는 이란 내 온건 성향 유권자들에게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이란 내부에서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공개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아들인 모흐센 하셰미도 전투가 장기화하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이란은 미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은 최근 국영 TV 인터뷰에서 이란이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 너머에 '통제 구역'을 선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레자이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돼 있고 미 해군이 이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미군이 매일 5~6척의 함정을 수로 남쪽 가장자리로 침투시키려 하고 있으며 이들 함정이 "대개 공격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이 이틀 전 미국 군함을 상대로 "특수 대공 미사일 시험 발사를 처음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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