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커졌는데 수장은 또 낙마…성평등부 정책 동력 우려
등록 2026.09.14 13:57:03수정 2026.09.14 13:59:38
김행·강선우 이어 용혜인까지…최근 3년 장관 후보자 3명 낙마
지난해 10월 여성가족부서 확대 개편…성평등 정책 기능 강화
원민경 현 장관 업무 계속…잇따른 인선 논란에 동력 위축 우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장관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9.13.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13/NISI20260913_0021435288_web.jpg?rnd=20260913122035)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장관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9.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박정영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14일 만에 자진사퇴하면서 성평등부 수장 인선이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분간 원민경 현 장관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최근 3년 사이 장관 후보자 3명이 인선 과정에서 잇따라 낙마하면서 부처의 조직 안정과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용 후보자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 후보자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용 후보자를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1990년생인 용 후보자는 임명될 경우 역대 첫 1990년대생 장관이 되는 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원내 소수정당 기본소득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점에서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명 직후부터 자신과 배우자, 기본소득당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잇따랐다.
대표적인 것이 배우자 박기홍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의 당직자 급여와 용 후보자의 특별당비 납부를 둘러싼 논란이다. 용 후보자의 정치자금이 당을 거쳐 배우자 급여로 지급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시민단체 고발로도 이어졌다.
과거 용 후보자 부부가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언더조직' 논란도 불거졌다.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문제도 핵심 쟁점이었다.
법적으로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은 가능하지만 그동안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하면 의원직을 사퇴하고 후순위 후보자가 승계해온 관례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여야에서 잇따랐다.
용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10일에는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자료를 검토한 뒤 국회에서 30여분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당시 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열어달라"며 장관직 수행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이후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다. 과거 언더조직 진상조사 과정에서 '피해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사실 등 추가 논란도 이어졌다.
결국 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취에 대한 결단을 요구하면서 용 후보자는 후보자직에서 물러났다.
용 후보자의 낙마로 최근 3년새 성평등부와 전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3명이 잇따라 인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앞서 2023년 9월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행 후보자는 주식 파킹 의혹과 자신이 공동창업한 위키트리 관련 논란 등이 불거진 끝에 지명 29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출석했지만 자료 제출 등을 둘러싼 여야 공방 끝에 청문회가 파행했고 결국 후보자직에서 물러났다.
당시에는 현직이던 김현숙 장관이 계속 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김 장관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이후 표명했던 사의가 2024년 2월 수리되면서 여가부는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수장 공백은 약 1년 7개월간 이어졌다.
지난해 강선우 의원이 새로운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장기간의 공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보좌진 갑질 의혹과 해명 논란 등이 불거지며 강 후보자 역시 지명 30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강 후보자 낙마 이후 원민경 장관이 새 후보자로 지명돼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취임하면서 비로소 장기간 이어진 수장 공백이 해소됐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상황센터에서 열린 성평등가족부 현판식에서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01.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01/NISI20251001_0021002279_web.jpg?rnd=20251001162856)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상황센터에서 열린 성평등가족부 현판식에서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01. [email protected]
여가부는 원 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0월 1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됐다.
여가부 폐지를 내걸었던 윤석열 정부와 달리 범부처 성평등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개편의 방점이 찍혔다.
특히 기존 여성·가족·청소년 정책에 더해 고용평등정책관을 신설하고, 고용노동부가 담당하던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와 성별근로공시제 등 일부 업무를 넘겨받았다. 교제폭력·스토킹·디지털성범죄 등 젠더폭력에 대해서도 경찰청 등 범정부와 적극 대응하는 등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출범 1주년을 앞두고 확대된 기능을 안착시키고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이지만, 수장 인선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정책 동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 강 후보자 낙마 당시와 달리 장관직 자체가 공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 장관이 재임 중인 만큼 새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한다.
성평등부 역시 당분간 원 장관 체제에서 흔들림 없이 정책과 현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후임 인선이 장기화할 경우다.
당장 정책이나 행정이 중단되지는 않지만, 이미 후임 장관 교체가 예정됐던 상황에서 중장기 정책 추진과 새로운 의사결정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당수 과제가 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법무부, 경찰청 등 다른 부처·기관과의 협업을 필요로 하는 만큼 범부처 정책을 조율할 장관의 리더십도 관건이다.
새 후보자 물색과 검증, 지명 이후 국회 인사청문 절차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차기 리더십 구축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인사 검증 시스템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이선희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여성이거나 육아 경험이 있으면 수용될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한 것 아닌가 싶다"며 "용 후보자의 경우에도 여성계에서 문제를 제기해온 의정활동 등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까지 충분히 살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장관뿐 아니라 부처 공무원들도 정책을 추진할 때 탄력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논란이 반복되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된 이상 서둘러 다시 누군가를 지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원 장관을 유임시키고 현재 추진 중인 디지털성폭력 대응 정책 등이 힘 있게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장)도 "부처의 성격 때문에 장관이 많이 낙마한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우연에 가깝다고 본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가 추천됐어야 한다는 게 이 사태의 출발점이고, 결국 인사 시스템의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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