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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안 받아도 뇌물?…김승원 '신약 청탁 의혹' 수사 쟁점은

등록 2026.09.17 10:25:47수정 2026.09.17 10:46:12

"약속만 해도 뇌물죄 성립…임상시험 승인 대가성 짙어"

새 증거 없인 형사처벌 힘들어…기소 가능성에는 의문

수사 범위는 檢 처분 과정까지…브로커 관계 규명 관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경찰이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신약 청탁 의혹' 고발인들을 연달아 불러 조사하면서 재수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2026.09.15.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경찰이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신약 청탁 의혹' 고발인들을 연달아 불러 조사하면서 재수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2026.09.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염준호 수습 기자 = 경찰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신약 청탁 의혹'과 관련해 잇따라 고발인들을 불러 조사하면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해당 사건은 2024년 검찰이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최근 새로운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경찰이 기존 수사에서 다뤄진 내용과 새롭게 제기된 의혹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1년 국회의원 시절 브로커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계획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이후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내라는 취지로 요청한 정황도 드러났다. 다만 실제 후원금은 김 후보자의 후원금 한도가 차 있어 전달되지 않았다.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에 대해 알선 대가로 후원금을 받기로 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도 당시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는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한동훈 검찰 때 다 수사해 관련 없다고 불기소장에 명확히 나와 있다"면서 "권한 내에서 불법이 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민원 전달을 했다"고 해명했다. 자신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서는 "기소유예는 쪼개기 기소의 결과물"이라며 당시 검찰 수사가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최근 경찰에 접수된 고발들은 기존 검찰 수사에서 다뤄진 청탁·후원금 의혹과 맞닿아 있다. 경찰은 이달 들어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을 잇따라 고발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 수사의 첫 번째 쟁점은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행위가 법적으로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지역과도 전혀 상관 없는 사적 친분이 있는 사람의 부탁을 받아서 자기 업무와 전혀 관계 없는 식약처장에 하는 건 맞지 않다"며 부정한 청탁으로 인정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반면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정치인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부적절한 건 맞지만, 그게 법 위반인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부당한 청탁이라고 한다면 그게 청탁금지법 위반인지 애매하다"고 말했다. 정치적·도의적 부적절함과 법적 위법성은 별개라는 취지다.

임상시험 승인 요청과 500만원 후원금 약속 사이의 대가관계를 어떻게 볼지도 핵심 쟁점이다.

곽 변호사는 "국회의원의 전화 한 통이 식약처장한테는 어마어마한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이게 부정한 청탁이 아니라면 국회의원들이 너도나도 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금이 실제로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뇌물 관련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는 데는 전문가들의 설명이 대체로 일치했다.

곽 변호사는 "뇌물은 약속·수수만 해도 성립되고, 안 줘도 성립되고, 주려다 못 줘도 성립된다"고 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도 "형법 132조에 돈을 받은 것도, 약속만 한 것도 처벌 대상으로 돼 있다"며 실제 수수 여부와 무관하게 알선뇌물약속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기존 검찰 처분이 있었던 만큼 경찰이 같은 사실관계를 어떤 범위까지 새롭게 확인할 수 있는지도 관건으로 꼽힌다. 기존 수사에서 이미 확인된 사실만으로 처분을 반복적으로 뒤집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증거 또는 기존 수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사실관계가 확인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곽 변호사는 "이미 한 번 처분된 걸 다시 보니 더 나쁜 것 같다고 할 수는 없다"며 "기존 사실관계에 이은 추가적인 내용이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드러난 걸 보면 과장까지도 챙기고 케어를 더 한 정황이 나타났다"며 "이전 범주를 벗어나는 새로운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봤을 때 그거 가지고 기소까지 되겠느냐"며 "후보자로 낙마되는 게 문제지, 기소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경찰이 기존 검찰 수사 과정 자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지도 변수로 꼽힌다. 곽 변호사는 "재판에 넘기는 것과 수사를 하는 것은 다르다"며 "재판에 넘기지 않더라도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해서 관계를 풀어야 신뢰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 역시 "기소유예는 기판력이 없기 때문에 공소권 남용이 되지 않는 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치권이나 검찰 관계자가 당시 수사나 처분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확인될 경우 직권남용 등이 문제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곽 변호사는 "직권 남용, 권리행사방해 이런 부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봤고, 김 변호사도 "수사팀에서 기소하려던 것을 수뇌부가 기소유예로 방향을 전환하게 했다면 당연히 직권남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후보자와 청탁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양모씨의 관계와 양씨가 제넨셀 측과 어떤 방식으로 후원금 약속을 조율했는지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곽 변호사는 "아무런 직책도 없는 사람이 여당 국회의원들이나 권력자들을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배경부터 봐야 한다"며 "500만원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도 "둘 간에 관계를 보면 다 알았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상대방이 입을 다물고 녹취록 같은 물증이 안 나오면 입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경찰 수사의 관건은 새롭게 접수된 고발 사건에서 기존 검찰 수사 당시 확인되지 않았거나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사실관계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2년 전 기소유예로 봉합됐던 사건의 향방도 다시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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