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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재정불안에 유로존 '전염' 경고…獨과 국채금리 격차 2012년 이후 최대

등록 2026.10.08 10:58:49수정 2026.10.08 12:08:23

프랑스 국채 매도세 확산…일부 분석가 유로존 재정위기와 비교

공공부채 4조달러 넘어…교육·연금·국방 지출 압박까지 겹쳐

[릴=AP/뉴시스] 29일(현지 시간) 프랑스 릴에서 시위대가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항의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6.09.30.

[릴=AP/뉴시스] 29일(현지 시간) 프랑스 릴에서 시위대가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항의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6.09.3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프랑스의 재정 불안이 국채시장을 흔들면서 위기가 다른 유럽 국가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국채금리 격차가 2012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지자 일부 전문가들은 2010년대 초 유로존 재정위기까지 소환하고 있다.

미국 CNN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재정 문제가 채권시장을 넘어 유럽 경제 전반의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막대한 공공부채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까지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지난주 국채 매도세로 이어졌다. 프랑스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률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국채 수익률 격차는 2012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하는 독일 국채보다 프랑스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훨씬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프랑스의 불안이 다른 고금리 유럽 국채시장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현재 상황을 2010년대 초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앙헬 탈라베라 유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경제의 규모와 유로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다른 나라로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심각한 역내 위기로 번질 가능성까지 있다고 CNN에 말했다.

외환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유로화는 5일 달러 대비 2025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한때 1유로당 1.12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유로화는 유럽연합(EU) 21개국이 사용하는 공동 통화다.

불안의 뿌리는 프랑스의 취약한 재정 상태다. 프랑스 통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 공공부채는 4조달러를 넘어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았다.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자 부담도 커졌다. 프랑스 정부의 부채 이자 비용은 지난해보다 수십억달러 늘었다.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 사진은 2012년 7월31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앞에 유로화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6.05.27.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 사진은 2012년 7월31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앞에 유로화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6.05.27.

문제는 정부가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돈을 써야 할 곳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로 연금 지출이 증가하는 데다 정부는 국방비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고교생들은 교직원 부족과 과밀 학급, 낡은 학교 시설을 개선하라며 거리로 나왔다. 학교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했다.

프랑스 정부로서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긴축과 공공서비스 개선 요구 사이에서 선택의 부담이 커진 셈이다.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시도가 사회적 저항을 불러온 전례도 있다.

프랑스 정부가 연금 수령 연령을 높이려 하자 2023년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정부는 지난주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지출 삭감과 증세를 담은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조치가 계획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엄 유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의회가 재정 대책의 강도를 낮출 가능성을 채권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선 이후 재정정책의 방향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CNN은 극우나 극좌 진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후임자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이 향후 프랑스 정부의 재정 건전성 유지 의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은 최근 공공재정을 안정시키기 위한 상당한 규모의 지출 삭감을 제안했다. 하지만 동시에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감세 정책도 유지하고 있다고 케닝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파리=AP/뉴시스]프랑스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이 9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 선언 이후 회견하고 있다. 2024.06.10.

[파리=AP/뉴시스]프랑스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이 9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 선언 이후 회견하고 있다. 2024.06.10.

케닝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선거 이후 재정 포퓰리즘이 더 강해질 가능성도 우려할 것”이라며 대선 전후로 프랑스와 독일의 국채 수익률 격차가 더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스발 채권시장 불안은 회복 조짐을 보이던 유럽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유럽 경제는 인공지능(AI) 투자와 유럽산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독일의 국방비 확대 등에 힘입어 최근 회복세를 보였다.

최근 조사에서 유로존 제조업과 서비스업 활동은 지난달 약 3년6개월 만에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유럽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보이며 성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높은 국채 수익률은 이런 회복세를 위협할 수 있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거시경제 책임자는 각국 정부가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금리가 계속 오를 수 있다고 CNN에 말했다.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정부의 이자 부담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도 함께 상승한다. 주택과 자동차 구입 비용이 높아지고 기업 투자도 위축될 수 있다.

최근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과 영국의 국채 수익률도 수년 만의 최고 수준을 잇달아 기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잭 앨런-레이놀즈 유로존 담당 부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럽 각국의 재정 상태가 “유로존 금융시장과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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