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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하루가 25시간 될 수도?…세계 시계서 '윤초' 사라진다

등록 2026.10.18 17:55:42수정 2026.10.18 17:58:24

국제도량형총회, 내년 5월20일부터 윤초 폐지 결정

통신·전력망 오류 우려…지구 자전과 최대 1시간 차이 허용

수천년간 초 단위 보정 중단 전망…향후 조정 방식은 미정

[서울=뉴시스] 참고용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참고용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세계 시계를 지구 자전 속도에 맞추기 위해 1초를 더하거나 빼도록 한 '윤초'가 사라진다. 작은 시간 보정이 통신망과 전력망 등 주요 기반시설에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신 지구 자전으로 정하는 시간과 세계 표준시 사이에 최대 1시간 차이를 허용한다. 먼 훗날 누적된 차이를 줄이기 위해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린다면 특정 날을 시계상 25시간 보내는 상황도 가능하다.

18일 국제도량형국(BIPM)에 따르면 국제도량형총회(CGPM)는 지난 13~15일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8차 총회에서 내년 5월20일부터 윤초 조정 없이 연속적으로 흐르는 세계협정시(UTC)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윤초는 서로 다른 두 시간의 간격을 좁히는 장치다. 1972년 도입됐으며 첫 윤초는 같은 해 6월30일 UTC 기준으로 적용됐다.

원자시계는 일정한 길이의 1초를 세지만 지구가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조금씩 달라진다. 이에 원자시계를 바탕으로 한 UTC와 지구 자전을 기준으로 하는 세계시(UT1)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 지금은 두 시간의 차이가 0.9초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되면 윤초를 적용해 간격을 조정한다.

문제는 이러한 시간 조정이 디지털 시스템의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장비가 같은 시각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위성항법과 통신, 전력망 등에서 시간을 갑자기 조정하면 오작동 위험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업자마다 윤초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른 점도 시스템 간 시간 불일치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장애 사례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은 2012년 윤초 적용 당시 30~40분 동안 접속이 중단됐다. 클라우드플레어도 2017년 1월1일 UTC 기준 윤초 적용으로 인터넷 주소를 찾는 일부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1초를 더하는 대신 빼야 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구 자전이 빨라지는 흐름이 이어지면 사상 처음으로 '음의 윤초'가 필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초를 더하면 1분이 61초가 되지만 음의 윤초를 적용하면 59초 만에 다음 분으로 넘어가게 된다. 지난해 3월 시간·주파수자문위원회(CCTF)와 국제지구자전·기준계서비스(IERS)가 연 워크숍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2035년까지 음의 윤초가 필요해질 확률을 약 30%로 추산했다.

총회는 결의문에서 음의 윤초가 아직 적용된 적이 없어 준비가 미흡한 주요 기반시설에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비하려면 시간을 정확히 맞춰야 하는 산업계가 2000년을 앞두고 진행한 밀레니엄 버그(Y2K) 대응 준비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당시 전 세계 Y2K 대응 비용 추정치는 3200억 달러(약 428조원)에 달했다.

총회는 2022년 늦어도 2035년까지 두 시간의 허용 차이를 늘리기로 했으나 이번에는 시행일을 내년으로 정했다. 음의 윤초가 필요해지기 전에 조정을 중단해 기반시설의 혼란을 피하겠다는 취지다.

허용 차이를 1시간까지 늘리면 오랜 기간 초 단위 보정 없이 표준시를 유지할 수 있다. 노엘 디마르크 CCTF 위원장은 "30년간의 논의 끝에 이번 결의는 UTC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새 규칙을 마련했다"며 허용 차이를 1시간으로 정함으로써 수천 년 동안 UTC를 끊김 없이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먼 훗날 한 시간 단위로 보정하는 방식을 택한다면 서머타임 해제처럼 시계를 뒤로 돌려 같은 시간대를 두 번 보내게 할 수 있다.

총회는 국제도량형국에 두 시간의 차이와 향후 변화 전망을 계속 관측하고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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