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금감원 사칭…베트남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 '일망타진'
등록 2026.10.29 12:00:00
'기업형 피싱조직' 54명 검거·37명 구속
110명에게 81억원 편취…피해자 대부분 20대
한·베트남 공조로 검거 성공…중국인 총책 추적
![[서울=뉴시스]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베트남 호찌민에 거점을 두고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지른 범죄조직원 54명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하고 이 가운데 37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사진=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2026.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9/NISI20261029_0002277343_web.jpg?rnd=20261029114936)
[서울=뉴시스]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베트남 호찌민에 거점을 두고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지른 범죄조직원 54명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하고 이 가운데 37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사진=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2026.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법원 사무관과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110명으로부터 81억원을 가로챈 기업형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베트남 호찌민에 거점을 두고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지른 범죄조직원 54명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하고 이 가운데 37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핵심 조직원 45명은 형법상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죄도 추가로 적용했으며 약 8억50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인 총책과 한국인 총책 등은 지난 2024년 7월께 베트남 호찌민시 7군 지역에서 범죄조직 '대동단결'을 결성했다.
이들 일당은 법원과 검찰,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 관계자를 사칭해 피해자 110명으로부터 81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전체 피해자 110명 가운데 20대가 76명(69%), 30대가 27명(24%)으로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조직은 호찌민에 본사를 두고 조직원이 늘어나자 '호팀', '훈팀', '쇼팀' 등 3개 하부조직을 순차적으로 구성했다. 각 하부조직에 범행을 분담시키는 이른바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조직원들은 범죄수익의 6~8%를 성과급으로 지급받는 조건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본사와 하부조직 간 인적·물적 자원을 교류하고 피해자 정보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기업형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실시간으로 피해자 정보를 공유하며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범행을 벌였다. 검사·금감원 등을 사칭해 '계좌가 사건에 연루됐으니 자산을 검수해야 한다'고 속여 피해금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믿도록 허위 구속영장 기재 내용을 여러 차례 소리 내 읽게 하는 등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휴대전화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거나 기기를 원격으로 조종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짧게는 6~7시간부터 최장 2개월에 걸쳐 범행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 피해자는 약 2개월 동안 1억6000만원가량을 빼앗긴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금은 기존 금융자산뿐 아니라 대출을 통해 마련한 돈도 포함됐다.
경찰 수사는 지난 1월 12일 베트남 호찌민 공안이 현지 사무실에서 범행 중이던 한국인 29명을 적발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4월 27일 집중 수사 관서로 지정된 이후 호찌민 공안과 베트남 영사, 경찰청 국제공조과 등 관계기관과 공조수사를 벌였다.
이후 지난 8월부터 이달 초까지 8차례에 걸쳐 현지에 구금된 핵심 피의자 25명을 국내로 송환해 전원 구속했다. 나머지 현지 구금 피의자 4명에 대해서도 송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태국과 중국, 카자흐스탄 등을 거쳐 국내로 들어온 조직원과 국내에 있던 조직원 등 29명도 추가로 특정해 검거했다. 이 가운데 12명을 구속하고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수사에서는 해외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의 범행 도구도 확보했다. 경찰은 베트남 현지에서 휴대전화 117대와 노트북 19대, 데스크톱 2대 등 범행에 사용된 장비를 확보해 분석했다.
경찰은 본사와 하부조직을 갖추고 역할을 세분화한 기업형 범죄조직의 실체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트남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현지에서 확보한 범행 도구를 국내로 들여와 직접 분석할 수 있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중국인 총책들을 추적하는 한편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9명의 송환도 추진하고 있다. 추가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보전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수사기관 및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국제공조를 통해 해외 거점 피싱 조직을 끝까지 추적·검거하고 범죄수익 또한 철저히 환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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