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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5·18 당시 광주교도소, 오후 6시 이후 비밀리에 암매장"

등록 2017.10.23 15: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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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 기념재단이 2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발굴 관련 브리핑'을 열었다. 김양래 재단 상임이사(오른쪽)와 정수만 전 5·18 유족회장이 옛 교도소 전경을 보며 발굴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2017.10.23.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 기념재단이 2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발굴 관련 브리핑'을 열었다. 김양래 재단 상임이사(오른쪽)와 정수만 전 5·18 유족회장이 옛 교도소 전경을 보며 발굴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2017.10.23.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1980년 5월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를 찾기 위한 옛 광주교도소의 발굴작업이 오는 30일부터 진행된다.

 광주교도소에서 암매장 발굴 작업이 이뤄지는 것은 80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우선 발굴할 장소는 5·18 당시 교도소에서 농장으로 사용했던 땅으로 길이는 117m 구간이다. 이 곳에서 오후 6시 이후 비밀리에 시신을 암매장했다는 증언과 기록이 나왔다.

 다음은 김양래 재단 상임이사, 정수만 전 5·18 유족회장과의 일문일답.

 -3공수여단 부사관(김모 하사)이 지난달 19일 광주교도소에서 '가매장이 있었다(80년 5월22일)'고 증언했다. 제보가 들어온 경위는.
 
 "(김 상임이사)하사관이 목격한 내용을 직접 제보했다. 그는 '80년 5월22일 전남대에 연행됐던 시민 120명을 광주교도소로 이송했다. 교도소 외부 높은 감시대에서 총을 대놓고 담양으로 가는 고속도로 방향으로 조준사격해 전복된 차량의 시신을 수습했다. 낮에 그런 일이 생기니까 방치했고, 시신 부패로 5~7구를 가매장했다'고 증언했다. 또 관이 없어 묻었고, 신분증이 있는 분들은 가슴에 신분증을 놓아 나중에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제보자는)설명했다. 22일 교도소를 찾아 함께 둘러보며 증언했다. 증언한 뒤 마음이 후련하다고 했다."

 -부사관 제보 내용처럼 80년 5월22일 새벽 전남대서 시민이 (교도소로)연행된 사실이 다른 기록에도 나오나.

 "(정 전 유족회장)제보자는 5월21일 3공수부대가 오후 4시경부터 교도소로 이동했고, 당시 120~150명 정도 이동시켰다고 이야기했다. 기록을 보면, 70명이 차량 한 대로 이동한 것으로 돼 있다. 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당시 교도소에서 치료했던 기록을 입수해서 봤는데, 하루에 중환자가 100명이 넘는다. 이 같은 자료를 일자별로 검토해보면 100명이 넘었고 차 한 대로 (교도소로)이동시킨 것은 아니고 트럭에 사람들을 서게 해서 이동시켰다. 또 분말 가스(최루탄)를 차량에 넣은 뒤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려고 하면 대검으로 찌르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들었다. 방송차하고 트럭 2대까지는 확인했다. 들어오는 과정에서 처음에 차에서 내렸을 때는 6명이 죽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파묻었다는 사람과 목격자의 진술(매장 장소)이 다른 상황이라 검증이 필요하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 기념재단이 2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발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있다. 2017.10.23.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 기념재단이 2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발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있다. 2017.10.23.  [email protected]


 -5월22일 새벽 연행됐다는 날짜가 정확한 것인지.
 
 "(정 전 유족회장)제보자가 날짜를 혼동하고 있었다. 너무 오래돼 제보자들이 날짜를 착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월21일 저녁까지 사망한 사람을 묻었고, 다시 발굴해서 조선대 가서 검시 거쳤다. 광주교도소에서 5월22일부터 사망한 사람을 암매장했다고 생각한다. 5월22일 서모씨의 사망 과정을 목격했던 분의 증언에 따르면, 처음 사격을 당했을 때는 서씨가 살아 있었다. 이후 (서씨가)주민등록증을 건네주고 물을 얻어먹으려고 했는데, 총소리가 나서 말을 못하고 죽었다는 증언이 있다. 22일 돌아가신 분들 암매장된 게 맞다. 한 구덩이에 3명을 묻었다. '암매장'은 가족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야산 등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시신을 묻고 아예 흔적조차 없애버려 사망사실 은폐 의도가 뚜렷한 경우로 보면 된다."

 -김모 소령이 검찰 조사 때 (암매장 시기를)5월23일로 진술한 것도 실제로는 5월21인데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은가.

 "(정 전 유족회장)그것하고는 시신 숫자가 다르고, 장소가 많이 차이난다. 교도소가 직사각형으로 돼 있는데, 정문(교도소 남쪽)쪽으로는 12대대가 갔다. 고속도로(교도소 서쪽) 방향으로는 15대대가 있었다. 현재 묻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곳(교도소 북쪽)이 16대대가 있었던 곳이다. 각 모서리와 감시대 하나 사이에 각 대대가 주둔했었다. 나머지 13대대가 동쪽이고, 11대대가 예비대로 해서 체력단련장에 주둔했었다. 어제(22일) 교도소를 가서 제보했던 하사에게 들은 바로는 '대대별로 시신을 묻었지 않느냐'고 추정하고 있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 기념재단이 2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발굴 관련 브리핑'을 열었다. 김양래 재단 상임이사가 옛 교도소 전경 패널을 보며 발굴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2017.10.23.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 기념재단이 2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발굴 관련 브리핑'을 열었다. 김양래 재단 상임이사가 옛 교도소 전경 패널을 보며 발굴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2017.10.23.  [email protected]


 -발굴 예정 지역 모두 작업하나.

 "(김 상임이사)다 해볼 것이다. 거기에서 안 나오면 다른 지역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뭔가 단서나 흔적 찾을 수 있기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면적은 얼마나 되나.

 "(김 상임이사)폭이 좁은 곳은 3m, 넓은 곳은 5m다. 길이는 117m다. 고고학 하는 분들은 아주 넓은 면적은 아니라고 했다. 표토층 걷어놓고 보면 집중적으로 발굴해야할 곳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아스팔트가 깔려 있는 곳이 많은 상황이다. 기초 조사를 마친 뒤 펜스 철거 여부 논의도 진행한다."

 -당시 시신 12구를 묻었을 때 삽으로 했다는 증언이 있나?

 "(김 상임이사)삽으로 했다고 한다. 다만, 하사(목격자)는 '대대장 박모 중령 지시로 암매장을 했다'고 진술했고, 김모 소령은 '지휘를 해서 직접 묻었다'라고 진술한 바로 미뤄 부대별로 따로 묻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포크레인으로 암매장 작업을 했다는 재소자의 증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교도소로 들어갔다는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긴급 수송이라는 트럭들이 상당히 빠져나갔다'는 제보를 받았다. 당시 검문하는 분이 빠져나가는 차량 1대를 세워서 확인해보니 시신이 있었다고 했다. 즉, 재소자들이 쉬고 밖에 나오지 않는 시간인 오후 6시경부터 포크레인 작업 했다고 하는 걸 보면 비밀리에 암매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크레인 사용했다고 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탐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10m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첨단 장비로 확인할 방침이다." 

 -유해 발굴 안 되더라도 암매장 여부 분석 가능한가.

 "(김 상임이사)고고학자들에 따르면 구덩이를 파보면 나중에 수습한 정황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표토층을 보면 땅을 전체적으로 건들었는지, 안 건들었는지 알 수 있고 장비(트렌치)를 넣어보면 유해 들어 있는지, 안 들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또 포크레인 사용 여부나 어떤 장비를 사용했는지도 확인 가능하다고 전해들었다."

 -유해 발굴될 경우 확인 절차는.

 "우선, 행불자로 등록된 가족들의 DNA(130가족 259명, 전남대 법의학 교실서 보관)와 비교 분석할 계획이다"

 -김모 소령을 직접 만나 검증 절차를 거쳤나.

 "만나지는 못 했다. 전두환·노태우 관련된 수사 기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소령 진술(전남대에서 방송차를 이용, 교도소로 이용하는 과정에 2~3명이 밟혀 사망했다. 가마니로 시신 2구씩 덮고 묻었다 등)을 확인한 것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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