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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시즌 합병]독자생존→연합전선…OTT 시장판세 바뀐다

등록 2022.07.15 05:30:00수정 2022.07.15 07: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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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시즌, CJ ENM 티빙과 합병…이용자 2위 웨이브 자리 넘봐

OTT 규모 경제 키우기는 동시에 콘텐츠 협력으로 경쟁력 확대

미디어-콘텐츠 협력 강화, 제휴 상품 출시 등 전방위 시너지

[티빙·시즌 합병]독자생존→연합전선…OTT 시장판세 바뀐다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CJ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KT '시즌'을 품는다. 양사역량이 결집되면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진다. 양사는 CJ ENM과 KT가 가진 콘텐츠 역량을 결집해 국내 시장을 휩쓸고 있는 넷플릭스에 맞서는 경쟁력을 갖춰나간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양사의 OTT 합병이 토종 OTT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료 가입자와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소수  OTT가 미디어, 유무선통신, 온라인 플랫폼들과 세를 규합하는 형태로 경쟁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티빙과 케이티시즌은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OTT 티빙과 시즌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합병 방식은 티빙이 케이티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며 예정 합병 기일은 12월 1일이다.

현재 OTT 시즌은 KT 미디어 사업부에서 분사한 '케이티시즌'이 운영하고 있다. 티빙 역시 CJ ENM에서 분사해 독립 운영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케이티시즌의 100% 지분을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티빙과 시즌 독립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인수합병(M&A)이다. 양사는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 경쟁력과 OTT∙통신 결합 등 전방위 시너지를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OTT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티빙+시즌 통합…K-OTT 서열 흔든다

티빙과 시즌의 합병으로 당장 국내 OTT 시장 서열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기준 월간활성사용자(MAU) 1위인 넷플릭스(1117만명)의 자리는 변화가 없지만 2위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

단순하게 401만명인 티빙과, 157만명인 시즌이 합치면 423만명인 웨이브를 제치게 된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이 지상파 방송과 연대해 서비스하는 OTT다. 단숨에 국내 1위 OTT사업자로 부상하게 된다. 다만 시즌의 태생이 KT 가입자를 상대로 무료 제공되던 서비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자 수가 일부 중복될 수 있다.

가입자 수 측면에서만 유리한 게 아니다. KT는 국내 이동통신 2위, IPTV 1위 사업자로 이미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를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경우 가입자 확대에 훨씬 유리하다.

OTT 합병? 결국 '콘텐츠' 혈맹 강화


특히 이번 OTT 결합 여파로 KT와 CJ ENM은 콘텐츠 사업에서도 상당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지난 3월 CJ ENM은 KT의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의 지분을 투자, '혈맹' 관계를 맺었다. 그러면서 음악 사업 협력, 실감미디어 사업을 위한 공동펀드 조성, 콘텐츠 분야 공동사업을 위한 사업협력위원회를 구성했다. 콘텐츠, 음악, 웹소설∙웹툰 등 각 사업분야별 양사 주요 경영진이 대표위원으로 직접 참여해 공동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현재 KT는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부터 콘텐츠 기획, 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자회사로 웹툰·웹소설 사업을 하면서 IP 확보를 담당하는 스토리위즈, 음원 플랫폼과 모바일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인수한 미디어지니(구 현대미디어)를 두고 있다. 이뿐 아니라 채널 스카이TV를 두고 있다.

게다가 KT는 KT스튜디오지니와 스카이TV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향후 3년간 5000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드라마 30편, 오리지널 예능 300편 이상의 확보를 준비 중이다. 이미 스카이TV는 강철부대, 내는솔로 등 오리지널 예능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최근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통합 브랜드 ENA가 내놓은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시즌과의 이번 통합은 단순 OTT의 결합을 넘어 KT가 확보하고 있는 통신, IPTV 플랫폼과 콘텐츠 배경을 흡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 입장에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OTT 티빙과 CJ ENM이 확보한 채널에 콘텐츠를 공급하며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넷플릭스에 대항하면서 콘텐츠 유통 경로를 다양화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넷플릭스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체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가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에 자체 OTT에 공급하는 것보다 넷플릭스에 제공하는 것이 유리했다. 이러한 이유로 단독으로 넷플릭스에 맞서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OTT  시장 판세 달라진다…합종연횡 거세질 듯

이번 KT-CJ OTT 합병을 계기로 국내 OTT 시장은 ' OTT 독자 생존'보다 플랫폼과 콘텐츠가 합종연횡하며 시너지를 높이는 구도가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티빙은 독립 직후 JTBC를 주주사로 합류시킨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웹툰과 웹소설 등 다양한 원천IP를 보유한 네이버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파라마운트+와의 제휴로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티빙은 LG유플러스와도 손을 잡았다. LG유플러스가 자사 가입자를 상대로 모바일TV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유료 모델이 아닌 무료 서비스로 OTT와는 성격이 다르다. LG유플러스 모바일TV만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선보인 구독 서비스에 기존 제휴하고 있던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프리미엄에 더해 티빙을 추가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도 티빙과의 연합은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

경쟁사인 웨이브의 경우 이미 SK스퀘어가 지상파와의 연대를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워너미디어의 OTT 'HBO맥스'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티빙과 케이티시즌의 만남은 최근 글로벌에서 위상이 강화된 K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OTT 생태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사의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통신 기술력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넘버원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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