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끝에서 피어난 빛…양인모, 소리를 '보게' 만들다 [객석에서]
GS아트센터 '양인모X김치앤칩스'
클래식 문법 뒤집어 새로운 감각의 무대
![[서울=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양인모X김치앤칩스' 공연 장면. (사진=GS아트센터 제공) 2026.07.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1/NISI20260701_0002175693_web.jpg?rnd=20260701175820)
[서울=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양인모X김치앤칩스' 공연 장면. (사진=GS아트센터 제공) 2026.07.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바이올린의 선율과 빛이 만나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는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이 질문을 하나의 공연으로 구현했다. 빛은 단순한 무대장치를 넘어 음악과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또 하나의 악기가 됐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양인모 X 김치앤칩스' 공연에서 두 아티스트는 클래식 공연의 문법을 뒤집는 무대를 선보였다. 선율과 빛의 조우를 통해 익숙한 공연장을 새로운 감각의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암전된 무대 위에는 단상 하나와 루프 스테이션 페달이 놓여 있었다. 어둠 속에서는 24개의 조명이 사전에 계산된 각도로 일정하게 흰빛을 쏘고 있었다. 양인모가 활을 들기 전부터 공연은 이미 시작된 셈이었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양인모X김치앤칩스' 공연 장면. (사진=GS아트센터 제공) 2026.07.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1/NISI20260701_0002175694_web.jpg?rnd=20260701175840)
[서울=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양인모X김치앤칩스' 공연 장면. (사진=GS아트센터 제공) 2026.07.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 시작을 기다리며 객석을 채우던 작은 대화도 자연스레 잦아들었다. 관객은 연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연출된 공간 속으로 들어갔다. 연주자의 선율에만 집중하는 기존의 클래식 공연과 달리, 이 무대는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빛의 조형과 음악이 맞물리며 소리의 본질을 새롭게 탐구하는 시도였다.
음악과 빛이 만들어낸 시청각적 경험은 공연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양인모는 이날 세 곡을 연주했는데,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만이 비교적 익숙한 클래식의 문법을 따랐다.
스티브 라이히의 '바이올린 페이즈'에서는 선녹음된 10개의 음이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되고, 양인모는 그 위에 자신의 연주를 겹쳐 쌓았다. 미세하게 어긋나는 시간의 흐름과 사방으로 퍼지는 빛, 그 사이를 채운 연기는 하나의 설치미술 작품처럼 공간을 확장했다. 작품은 기승전결보다 반복과 미세한 변주 속에서 음의 질감을 빚어냈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양인모X김치앤칩스' 공연 장면. (사진=GS아트센터 제공) 2026.07.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1/NISI20260701_0002175692_web.jpg?rnd=20260701175757)
[서울=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양인모X김치앤칩스' 공연 장면. (사진=GS아트센터 제공) 2026.07.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의 백미는 이날 국내 초연된 줄리아 울프의 'LAD'였다.
9대의 백파이프를 위해 작곡된 이 작품은 서로 뒤엉키는 왜곡된 음들이 거대한 음향 덩어리를 만들어내며 압도적인 소리의 물성을 드러냈다. 천장에 드리운 두 장의 천 위로 투사된 빛은 파동처럼 흔들리며 음악의 진동을 시각화했다. 현의 울림과 전자음,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은 하나의 호흡으로 움직이며 소리의 질감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을 현대적으로 꾸미려는 시도에 머물지 않았다.
음악을 어떻게 듣고, 공간을 어떻게 감각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연주와 빛은 서로를 설명하기보다 각자의 언어로 공존했고, 관객은 그 사이에서 평소와는 다른 감각으로 음악을 경험했다.
공연을 앞두고 양인모는 "시간의 흐름과 상태를 하나의 서사로 읽어내려고 했다"며 "이번 공연은 '나는 지금 무엇을 듣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되는 무대"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공연은 음악을 듣는 경험을 넘어 소리를 보고, 공간을 새롭게 감각하게 한 하나의 실험이었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양인모X김치앤칩스' 공연 이후 두 아티스트가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GS아트센터 제공) 2026.07.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1/NISI20260701_0002175690_web.jpg?rnd=20260701175732)
[서울=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양인모X김치앤칩스' 공연 이후 두 아티스트가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GS아트센터 제공) 2026.07.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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