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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호르무즈 통항 완전 회복" 주장…진실은?

등록 2026.08.13 15:17:18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 놓고 트럼프 행정부-민간 확연한 시각차

美 에너지부 "하루 900만 배럴 원유 통과"…JP모건 "400만 배럴"

중동 국가, 해협 막히자 '호르무즈 대안' 송유관 건설에 열 올려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소형 선박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2026.08.05.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소형 선박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2026.08.05.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요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는 12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의 해상 봉쇄는 모두가 '강철의 벽'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란이 이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궤멸돼 도망치고 있고, 그들의 '지도부'는 잘해야 불확실한 상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중동산 원유 수출량이 지난 9일 기준 전쟁 전 수준을 넘어섰으며, 최근 일주일간 정상 수준을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CNN방송은 이는 민간 통계와 확연히 다르다며 의문스럽다고 했다.

라이트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군이 동맹국인 걸프 국가들과 협력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 계획을 조율하고, 중동 국가들이 파이프라인(송유관)이나 기타 수출 시설을 통해 해협을 우회함에 따라 원유 흐름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다"고 했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교통량을 관측하고 이를 매일 에너지부에 보고한다고 한다.

美 정부 주장 확인하기 어려워…정확한 데이터 없어

금융서비스 기업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 설립자 댄 피커링은 "이론적으로 이 지역에 막대한 기술력과 군사 자산을 보유한 미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수에 대해 가장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이를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데이터 및 분석 기업 켈퍼에 따르면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총 84척에 불과했으며 9일에는 단 9척만이 통과했다. 이는 전쟁 발발 전 하루 100척 이상이 통과하던 것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하루 900만 배럴의 원유가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는 라이트 장관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워싱턴=AP/뉴시스] 사진은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장관 2026.08.13.

[워싱턴=AP/뉴시스] 사진은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장관 2026.08.13.

JP모건은 해협을 빠져나가는 원유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 수치는 "하루 400만 배럴 안팎"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분석 업체 케이플러의 맷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목격하는 상황과 그(라이트 장관)가 인용하는 수치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일부 선박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송수신 장치인 트랜스폰더를 끈 상태로 호르무즈 해협 항해를 재개했다고 한다. 케이플러는 위성 이미지와 트랜스폰더 데이터 이미지를 결합해 '그림자 선단'의 이동 경로를 파악한다. 미 에너지부는 자신들의 데이터가 민간 추적 서비스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한다.

파이프라인을 통한 원유 수출

하루 500~700만 배럴의 원유가 파이프라인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고 있다는 라이트 장관의 주장은 사실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파이프라인만 하더라도 하루 5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홍해로 우회하고 있다.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관문인 바브알만데브 해협 봉쇄를 위협하고 있지만, 최근 몇 주간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량은 거의 정상 수준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

라이트 장관은 지난 일주일 동안 아라비아만 지역에서 하루 1500만 배럴의 원유가 반출되었고, 지난 9일에는 2000만 배럴이 반출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쟁 전 평균보다 많은 양이다.

중동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가능한 한 많은 원유를 수송하기 위해 파이프라인 용량을 최대한 활용한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이 정상화됐다는 라이트 장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8.1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8.11.

트럼프 행정부 구두 개입 통해 유가 하락 유도

피커링은 "행정부는 지난 몇 달 동안 그랬던 것처럼 유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지금도 정말 애쓰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 장악하고 통행량이 정상화됐다는 라이트 장관의 발언은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상선을 호송하기 위해 군사 호위가 필요하다는 사실과 이란이 계속해서 해협을 지나가는 유조선과 상선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의 글로벌 원자재 책임자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아직 정상적인 상황과 거리가 멀지만, 그들은 지난 6개월 동안 이런 논리를 성공적으로 홍보해 왔다"고 밝혔다.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충격에 비추어볼 때 시장은 적응했고, 유가는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지만, 이는 원유 수요가 급감했고, 중국이 막대한 석유 비축량을 소진한 영향도 있다.

유조선들은 공격의 위협에 노출된 상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기를 꺼리고 있다. 군사적인 보호 없이는 통행량을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운 데이터 서비스 업체인 윈드워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동에서 출하되는 상당량의 원유는 트랜스폰더를 끄고 항해하는 '그림자 선단'이나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를 싣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짜 국기를 달고 항해하는 선박을 통해 운송되고 있다.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84척의 선박 중 17척은 '그림자 선단'에 속한 선박이었고, 10척은 제재 대상 화물을 싣고 있었다고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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