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면 정부가 알아서 해결해 준다?…반복된 논란[코로나 빚 탕감②]
등록 2026.09.05 14:01:00
박정희 정권 '고리채 정리사업'이 효시
소상공인 특화는 尹 정부 '새출발기금'
이재명 정부 '취약차주 지원방안' 발표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05. suncho2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3/NISI20260903_0021422235_web.jpg?rnd=20260903150644)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코로나19 이후 쌓인 부채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발목을 잡자 정부가 빚 탕감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코로나 대출 채무조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제21대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가 정책 집행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역대 정부들이 발표했던 부채 조정 대책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5일 재정경제부가 지난달 공개한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보면 정부는 코로나에 따른 내수부진을 극복하고자 그간 소상공인 등에 175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채 부담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0~2023년 실행된 은행권 및 정책금융의 개인사업자 대출(358조7000억원) 중 43.1%(154조7000억원)가 미상환됐으며 이 중 3개월 이상 장기 연체된 금액은 6조3000억원이다.
역대 정부의 대규모 채무조정 정책은 1961년 박정희 정권의 농어촌 고리채 정리 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 5·16 군사쿠데타 직후 농민 지지가 필요했던 박정희 정권은 연이율 20% 이상의 농어민 고리채를 12% 융자로 대체해 줬다. 이 같은 기조는 노태우 정부의 1989년 농어가 부채에 관한 특별 조치법으로 이어졌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집권한 김대중 정부에서는 은행의 줄도산을 막고자 금융기관 등의 부실채권을 떠안아 정리하는 '배드뱅크'를 처음 설치했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을 통해 148조원 규모의 기업 부실채권을 처리했다.
2003년 서민들의 카드 빚 연체로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폭증한 '카드 대란'이 일어난 노무현 정부의 경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방편으로 배드뱅크인 한마음금융과 희망모아를 도입했다. 일시 상환시에만 원금의 30%를 줄여줬고 지역농협을 포함한 금융기관 620곳이 참여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고자 저신용자를 위한 신용회복기금을 설립했다. 박근혜 정부는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활용했고 문재인 정부는 1000만원 이하 빚을 10년 이상 갚지 못한 장기 소액 연체자의 빚 탕감을 추진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9.05.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7/NISI20260817_0021401099_web.jpg?rnd=20260817131908)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9.05. [email protected]
출범 초기 새출발 기금은 연체 90일 이상의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이 보유한 신용·보증채무 가운데 자산 가액을 초과하는 순 부채에 한해 채무 원금의 60~90%를 감면해 주고, 최대 10년까지 분할 상환을 허용했다. 이후 대상이 확대되고 지원이 강화된 새출발기금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17만5000명이 27조7000억원을 신청했고 이중 실제 약정 금액은 9조8000억원(11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정부의 이번 지원방안은 기존 새도약·새출발 기금이 있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장기 연체된 코로나 대출과 관련한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그 일환으로 마련된 정책이라고 재정경제부는 설명했다. 새도약기금은 2018년 6월 이전 연체 발생 채권만 매입하고 있고 새출발기금은 취약차주가 신청을 해야한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단순한 채무 조정을 넘어 실질적인 (자영업자) 채무 탕감이 필요하다"며 "다른 나라는 국가 부채를 감수하면서 코로나 피해를 책임졌던 반면 한국은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대응해 결국 국민 빚만 늘렸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정부는 유동화회사·대부업권이 보유한 소상공인 장기 연체 채권을 새도약기금으로 매입해 소각 및 조정한다. 정부 예상 규모는 유동화회사와 대부업체를 합쳐 총 4조5000억원이다. 20년이 넘은 연체채권은 일괄 말소하고 성실상환 소상공인을 위한 인센티브는 늘어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금리 7% 이상 금융권 대출을 4.5%의 저금리로 전환하는 대환대출 대상을 지난해 12월 31일 이전 승인 대출까지 넓히고 신용보증기금은 소상공인 민생회복 특례보증 지원 기간을 연장한다.
이러한 이재명 정부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방안을 두고 전문가 반응은 엇갈렸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희생한 소상공인의 현재 위기 상황을 해결하고자 국가가 내린 결단"이라며 "코로나 때 미국이 투입한 예산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현저히 적었고 지원이 아닌 대출 개념으로 접근했다. 국가의 방역 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이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1년 7월 기준 미국의 코로나 극복을 위한 추가적 재정지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5.4%였지만 우리나라는 4.5%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짚으며 "이 같은 정책이 반복되면 성실하게 빚을 갚아 온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되고 국민들에게 채무 변제에 소홀해도 된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채무자가 1년에 10%라도 갚아 나갈 수 있는 플랜을 짜줘야지 탕감을 해주면 오히려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이 돼 다음에 유사한 정책을 시행할 때 그 효과가 매우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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