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남보원·동혁이형, 정치적이라고?

보수 성향의 방송개혁시민연대가 개콘이 지닌 이데올로기, 포퓰리즘을 지적하고 나섰다. 남성보장인권위원회(남보원)를 노동·선동적이라고 비난하고, 봉숭아학당의 동혁이형 캐릭터는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 정치와 닿아있다는 주장이다.
개콘이 이념적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표면적, 내면적 정치성에서 찾을 수 있다. 남보원이 외관상 정치개그라면, 동혁이형에게서는 총체적 정치성이 발견된다. 양쪽 모두 약간씩 진보 쪽으로 기울어 있다.
방개혁이 지적한 개콘 남보원의 선동성은 ‘남성들의 봉기’라는 콘셉트에서 기인한다. 빨간 머리띠, 북 소리, 구호 등 시위 현장의 언동이 좌파 정치색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흉내낸 분장에 이르기까지 좌파 정치색의 3박자를 이룬다고 봤다.
그러나 남보원의 개그 내용은 정치와는 하등 무관하다. 연애 중인 남자가 겪는 차별적 요소들을 토로하며 남성의 공감을 얻어내는 형식이다.
동혁이형 캐릭터를 두고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문제투성이라고 지적한다. 과거 1970~80년대 군사정권 하의 제도적 억압을 표현하는 교련복과 깔깔이를 입은 복학생 의상부터가 문제라는 주장이다. 정책, 사회적 모순을 고발하는 정치 개그는 대중의 인기에 영합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정치 체제, 포퓰리즘으로 비하된다.
방개혁은 동혁이형의 화법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비유나 은유를 통한 해학, 풍자와는 거리가 있다고 짚는다. 대중이 공감할 사회문제를 직설적 화법으로 풀어내며 지극히 포퓰리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동혁이형이 다룬 소재들은 서비스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커피 값, 대학 등록금 인상 문제, 명절 때 고속도로 정체와 고속도로 통행 요금제 문제, 비싼 휴대전화 요금 등 시청자 대다수가 공감할 만한 사안이다. 공공의 적이 돼버린 미국 쇼트트랙 선수 오노를 표적으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남보원과 동혁이형은 이념적 정치개그로 공식화하지는 않는다. 내용에서 이데올로기를 찾아볼 수 없는 남보원은 남녀 탐구생활형 코미디다. 등록금, 요금제 문제 등을 다루는 동혁이형의 주제는 좌우 의견이 분분한 정치라기보다 사회 이슈에 가깝다.
유심히 들여다보면 개콘은 무색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진보적 구호와 분위기를 틀거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높은 시청률을 구가하는 개콘이 대중에게 미칠 수 있는 무의식의 심리 효과는 개콘의 정치색을 의심케 하는 직간접적 원인이 된다.
그 사이 방송개혁시민연대라는 단체는 개콘을 향한 관심 만큼 대중에게 알려졌다. “동혁이형, 계속 웃겨 주세요”라는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의 응원 글도 화제가 됐다. 이것이 바로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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