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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포르노영화 콘돔사용 고민

등록 2011.02.14 11:11:44수정 2016.12.27 21: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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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미국의 포르노영화업계가 콘돔사용의무화 조치로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이를 보도한 2월 10일자 뉴욕타임스 .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미국 포르노영화업계가 콘돔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회는 모든 포르노영화에서 배우들이 콘돔을 사용할 것을 강제하는 조례(條例)를 통과시켰다. 다운타운의 북쪽인 산페르난도 일대는 포르노 산업의 중심으로 통한다.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포르노영화업계의 콘돔 사용은 오랜 시비의 대상이었다. 130억 달러 규모의 포르노산업시장은 10여년 전부터 에이즈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배우들에게 발생하면서 콘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1990년대 후반까지 미국의 포르노산업은 규제가 없었다. 그러나 일부 여배우들의 에이즈 감염이후 소송이 제기되자 1998년 ‘성인산업의료건강재단(AMHF)’이 만들어졌다. 영화사들의 기금으로 운영되는 이 재단은 클리닉을 운영하며 포르노 배우들의 건강검진을 의무화했다.

 프로듀서들은 최근 한 달 간 검진을 받지 않은 배우들을 쓰지 않도록 합의했고 클리닉은 배우가 에이즈에 감염됐을 경우 촬영을 중단하고 추가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검진을 받도록 종용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정부는 지난 수 년 간 이 클리닉이 정부 조사관들과 협조하지 않고 제대로 배우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갈등을 빚어왔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또다른 에이즈 환자 발생 이후 클리닉이 폐쇄되는 소동이 있었다.

 하지만 포르노 산업 관계자들은 자율규제 시스템이 잘 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04년 에이즈 파문으로 한 달 간 포르노 영화업계가 올 스톱된 이후 에이즈 감염 사례는 5회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비비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티븐 허쉬 창설자는 “오랫동안 문제없이 진행됐다. 만일 아픈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으면 콘돔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말했다.

 업계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콘돔 사용시 매출이 눈에 띄게 줄기 때문이다. 지난 두 달 간 클리닉이 검진을 중단한 동안 재단측은 프로듀서들과 탤런트 에이전트들이 배우들이 다른 클리닉에서 검진받은 결과를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했다.

 재단의 클리닉은 최근 이름을 바꾸고 감독 체계를 강화한 후 다시 문을 열었지만 배우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의회의 강경한 입장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빌 로센달 의원은 “우리는 더 이상 모른 척 방관할 수 없다. 이 배우들은 콘돔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례는 포르노영화업계가 촬영시 콘돔의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안전기준을 특정하고 있다.

 2004년 이후 캘리포니아주의 사업장 안전법을 통해 포르노 배우들이 콘돔과 같은 보호장치를 사용하도록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보호장치 없는 섹스를 해도 당국은 약간의 벌금을 부과하는데 그쳐 관행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심각한 것은 성병의 만연이다. LA 카운티 공공건강부서에 따르면 성병은 매년 전체 배우 중 4분의1이나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미디어와 임질은 일반인에 비해 7배나 높은 수준이다.

 포르노 배우인 잔 메자는 헤르페스와 클라미디어에 감염된 2007년 은퇴했다. 그녀는 “자율검진시스템은 스스로 건강 체크를 해야 하는 등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포르노 배우가 되면서 콘돔을 사용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는 그녀는 “사람들이 아무데도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언제 병에 걸릴지 모른다고 걱정하면서도 나처럼 돈이 필요한 여배우들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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