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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50년 암투병5년, 소설가 '최인호의 인생'

등록 2013.02.28 11:54:54수정 2016.12.28 07: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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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어서 어서 꽃 피는 춘삼월이 왔으면 좋겠다. 혹여나 이 책을 읽다가 공감을 느끼면 마음속으로 따뜻한 숨결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그 숨결들이 모여 내 가슴에 꽃을 피울 것이다."  침샘암 투병 중인 소설가 최인호(68)가 등단 50주년을 맞이해 문학 인생 50년을 정리한 산문집 '최인호의 인생'을 펴냈다. 지난 5년간의 투병 기록이자 '끝'에 이르러서야 깨닫게 된 삶의 진실을 담은 그만의 일기다. 2008년 5월 첫 수술을 받고 난 이후에 쓴 작품들이다.  1부는 가톨릭 '서울 주보'에 5개월간 1주에 한 번 연재한 글을 모았다. 2부는 투병 이후 쓴 글들을 연작소설 형태로 엮었다.   암 발병 벌써 5년째, 최씨는 투병 초기에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세상을 향한 문을 닫아 건 채 안으로만 침잠해 들어갔다. 계속된 방사선 치료로 육신은 지쳐갔고, 그만큼 정신도 늙어버렸다.  고통의 시간 속에서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기억'이었다. 전쟁 당시 먼저 피란 간 아버지를 찾아 한강을 건넜던 시절, 아버지가 저 길 너머에 있다는 어머니의 말 한 마디에 불끈불끈 힘이 솟아났던 일, 한결같이 곁을 지켜준 아내의 응원과 위로,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자신을 돌보아 온 신의 사랑 등…. 그 '기억' 속에서 그는 삶이 지닌 속성과 인생의 의미를 더욱 깊이 새기며 조금씩 단단해져갔다.  책의 말미에 있는 3편의 글이 특히 눈길을 끈다. 최근 세상을 떠난 세 위인들과 맺은 인연과 이별을 담았다.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로 세인들에게 알려진 이태석(1962~2010) 신부다. 2010년 1월 4차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성모병원에 다시 입원했던 최씨는 옆 병실에 입원 중이던 이 신부와 인연을 맺는다. 이미 병색이 완연한 몸으로 입원해 있던 이 신부는 오히려 최인호에게 용기를 심어주며 격려했다.  두 번째 인연은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이다. 김 추기경과의 인연은 젊은 시절부터 이어졌다. 가톨릭에 귀의하고 난 뒤로 추기경과의 인연이 더욱 깊어졌을 법도 하건만, 최씨는 나름의 '자존심'이 있어 추기경과 가까이하는 것을 일부러 피하고는 했다. 2003년 한 행사에서 만났을 때도 같이 점심을 하자는 김 추기경의 제의을 거절했다. 최씨는 "언젠가 천상의 식탁에서 만나 미뤘던 식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법정 스님(1932~2010)이 세번째 인연이다.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불교에 심취했던 최씨는 법정과 꽤 깊은 인연을 나눴다. 법정이 세상을 떠난 뒤 모자를 눌러쓰고 찾은 길상사에서 최씨는 스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긴다.  최싸는 "글들이 종교적이어서 보편적인 것을 기대한 독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다. 작가는 어차피 그때그때 그가 마음에 담고 있는 생각들을 쏟아내기 마련이니까"라면서 "그리고 우연히 올해가 문단에 나선 지 정확하게 50년이 됐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반세기 동안의 작가 인생을 기념하는 문집인 셈"이라고 말했다.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어서 어서 꽃 피는 춘삼월이 왔으면 좋겠다. 혹여나 이 책을 읽다가 공감을 느끼면 마음속으로 따뜻한 숨결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그 숨결들이 모여 내 가슴에 꽃을 피울 것이다."  

 침샘암 투병 중인 소설가 최인호(68)가 등단 50주년을 맞이해 문학 인생 50년을 정리한 산문집 '최인호의 인생'을 펴냈다. 지난 5년간의 투병 기록이자 '끝'에 이르러서야 깨닫게 된 삶의 진실을 담은 그만의 일기다. 2008년 5월 첫 수술을 받고 난 이후에 쓴 작품들이다.

 1부는 가톨릭 '서울 주보'에 5개월간 1주에 한 번 연재한 글을 모았다. 2부는 투병 이후 쓴 글들을 연작소설 형태로 엮었다. 

 암 발병 벌써 5년째, 최씨는 투병 초기에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세상을 향한 문을 닫아 건 채 안으로만 침잠해 들어갔다. 계속된 방사선 치료로 육신은 지쳐갔고, 그만큼 정신도 늙어버렸다.

 고통의 시간 속에서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기억'이었다. 전쟁 당시 먼저 피란 간 아버지를 찾아 한강을 건넜던 시절, 아버지가 저 길 너머에 있다는 어머니의 말 한 마디에 불끈불끈 힘이 솟아났던 일, 한결같이 곁을 지켜준 아내의 응원과 위로,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자신을 돌보아 온 신의 사랑 등…. 그 '기억' 속에서 그는 삶이 지닌 속성과 인생의 의미를 더욱 깊이 새기며 조금씩 단단해져갔다.  

 책의 말미에 있는 3편의 글이 특히 눈길을 끈다. 최근 세상을 떠난 세 위인들과 맺은 인연과 이별을 담았다.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로 세인들에게 알려진 이태석(1962~2010) 신부다. 2010년 1월 4차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성모병원에 다시 입원했던 최씨는 옆 병실에 입원 중이던 이 신부와 인연을 맺는다. 이미 병색이 완연한 몸으로 입원해 있던 이 신부는 오히려 최인호에게 용기를 심어주며 격려했다.

 두 번째 인연은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이다. 김 추기경과의 인연은 젊은 시절부터 이어졌다. 가톨릭에 귀의하고 난 뒤로 추기경과의 인연이 더욱 깊어졌을 법도 하건만, 최씨는 나름의 '자존심'이 있어 추기경과 가까이하는 것을 일부러 피하고는 했다. 2003년 한 행사에서 만났을 때도 같이 점심을 하자는 김 추기경의 제의을 거절했다. 최씨는 "언젠가 천상의 식탁에서 만나 미뤘던 식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법정 스님(1932~2010)이 세번째 인연이다.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불교에 심취했던 최씨는 법정과 꽤 깊은 인연을 나눴다. 법정이 세상을 떠난 뒤 모자를 눌러쓰고 찾은 길상사에서 최씨는 스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긴다.

 최싸는 "글들이 종교적이어서 보편적인 것을 기대한 독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다. 작가는 어차피 그때그때 그가 마음에 담고 있는 생각들을 쏟아내기 마련이니까"라면서 "그리고 우연히 올해가 문단에 나선 지 정확하게 50년이 됐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반세기 동안의 작가 인생을 기념하는 문집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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