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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아이즈]한화 김응용 감독 13연패 끝에 '눈물의 승리'

등록 2013.04.22 15:36:23수정 2016.12.28 07: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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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홍성후 기자 = 16일 오후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한 한화 김응룡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hippo@newsis.com

【대전=뉴시스】홍성후 기자 = 16일 오후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한 한화 김응룡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용석 기자 = 10차례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명장 김응용(72·한화 이글스) 감독이었지만 개막 13연패는 꽤나 힘들었던 모양이다. 16일 대전구장에서 신생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올 시즌 첫 승을 수확한 김 감독은 “오늘 승리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눈물을 내비쳤다.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이었던 2004년 10월4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후 3116일만의 승리였다.

 ▲예상치도 못했던 감독 선임

 지난해 8월 전임 한대화 감독(53·현 KIA 퓨처스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후 여러 사령탑 후보들이 한화 감독 하마평에 올랐다.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정훈(50) 현 한화 퓨처스 감독부터 김재박(59) 전 LG 트윈스 감독, 당시 감독대행을 지냈던 한용덕(48) 코치까지 여러 사람들이 감독 후보로 거론됐지만 정작 김응용 감독의 복귀를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10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야구인 출신 첫 프로야구단 사장 등 ‘이룰 것을 다 이룬’ 김 감독이 야구판에 복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대다수의 추측이었다. 한화는 파격적인 인사에 대해 “(김응용 감독의)연륜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리빌딩과 포스트시즌 진출 재도전을 이뤄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타이거즈 왕조’를 이끌었던 김성한(55) 수석코치, 김종모(54) 타격코치, 이종범(43) 주루코치, 이대진(39) 투수코치 등 애제자들을 코칭스태프로 선임하고 타이거즈 유전자를 한화에 심겠다는 각오로 스프링캠프 때부터 구슬땀을 쏟았다. 패배의식에 젖은 독수리의 유전자를 개조하기 위해 호랑이의 DNA를 심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선수구성은 처음부터 엇나갔다. 선발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던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로 떠났고 팀의 구심점을 잡아주던 ‘원조 코리안특급’ 박찬호(40)는 2012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었다. 그나마 희망을 걸어볼 만 했던 선발 양훈(27)은 군복무를 위해 경찰청에 입대했고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자랑했던 ‘스나이퍼’ 장성호(36)는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됐다.

 빠진 선수들은 많았지만 보충된 선수는 눈에 띄지 않았다. 김응용 감독은 지난해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혔던 김주찬(32)을 요구했지만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며 슬그머니 발을 뺐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2573만 달러(약 287억원)를 손에 쥔 한화였지만 결국 FA시장에서 한 명도 잡아주지 않았다. 지난해 류현진, 박찬호, 양훈, 장성호를 모두 보유하고도 53승77패 승률 0.408로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에 올 시즌의 시련은 예견된 참사라고 봐도 무방했다.

 ▲시작부터 험난했던 감독 복귀전

 예상대로 시작부터 뻑뻑했다. 지난달 30일 개막전 상대로 홍성흔과 김주찬이 이탈한 ‘힘빠진’ 롯데 자이언츠를 만났지만 9회말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온 안승민이 2점을 내주면서 블론세이브를 기록, 4-5로 역전패했다. 기분 나쁜 출발이었다.

 같은 달 31일 롯데전도 판박이였다. 선취점을 뽑고 뒤집혔고 안타는 더 많았지만 응집력이 없었다. 추락하는 독수리에게 날개는 무용지물이었다. 지난 2일부터 시작한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은 완패였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번번이 흐름이 꺾였고 타선의 집중력 부족은 여전했다. 3일 KIA전에서는 16안타를 두들겨 맞으면서 1-12로 대패했고 다음날 경기에서도 4-12로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터져줘야 할 때 터지는 KIA 타선과 필요할 때 침묵하는 한화 타선은 극명하게 갈렸다.

 5연패 뒤 김응용 감독은 “앞으로 실책을 10개 하고 삼진 10개를 먹어도 바꾸지 않고 잔소리도 안하겠다. 선수들에게 ‘마음 편하게 웃으면서 야구하자’고 말했다”고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기가 꺾인 독수리들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2연전을 모두 내준데 이어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도 모두 패했다.

【대전=뉴시스】홍성후 기자 = 16일 오후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한 한화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hippo@newsis.com

【대전=뉴시스】홍성후 기자 = 16일 오후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한 한화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어설픈 수비가 이어지자 ‘세련된 사회인야구 수준’이라는 비아냥까지 들렸다. 선수단 전원이 첫 승을 위해 머리를 짧게 깎았지만 승리는 쉽게 오지 않았다. 급기야 삼성팬들이 ‘한화이글스 팬분들 힘내세요!’라는 현수막을 붙이며 위로하는 진풍경까지 펼쳐졌다.

 자신의 사령탑 최다연패(10연패) 기록을 넘어선 김응용 감독은 더 이상 기자들을 만나기 위해 덕아웃으로 나오지 않았다. 지난 13일 대전 LG전에서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2선발인 대나 이브랜드를 불펜투수로 활용하는 ‘한국시리즈 전략’까지 썼지만 졌다. 결국 한화는 롯데가 2003년에 세웠던 개막전 최다연패(12연패)를 갈아치우고 13연패를 기록했다.

 ▲마침내 첫 승…앞으로도 가시밭길

 김응용 감독은 16일 대전 NC전에서 고대하던 첫 승을 수확했다.

 4번 타자 김태균이 5회 역전 투런포를 터뜨리면서 승리를 견인했고 6회 2사후에 올라온 구원투수 송창식이 무려 3⅓이닝을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첫 승을 지켰다. 김 감독의 통산 1477승째였다.

 시즌 첫 승리의 기쁨을 맛본 한화의 앞길에 장밋빛 전망을 쉽게 내놓기 어렵다. 선수를 길러내고 만드는 시스템 구축에 인색했던 한화는 선수층이 너무나 얇다. 주전선수가 부상 혹은 부진에 빠져도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올해 부랴부랴 충남 서산에 2군 전용구장을 완공하는 등 ‘선수 만들기’에 나섰지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한승택 등 신인급 선수들을 대거 1군으로 올려 기용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여물기 위해서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즉시전력감이 시급했음에도 ‘과열됐다’는 한 마디에 빈손으로 마친 지난해 FA시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가장 중요한 선수 구성에 소홀했던 한화의 올 시즌은 명장 김 감독의 매직으로도 확 달라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를 내년 그리고 내후년의 더 큰 비상을 위한 한 해로 생각하는 것이 한화에는 더욱 바람직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24호(4월23일~29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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