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에머리히 감독의 성찰, 미국의 적은 내부에 있다…‘화이트하우스 다운’

등록 2013.06.22 18:26:12수정 2016.12.28 07:39:0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화이트하우스 다운'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화이트하우스 다운'은 정체 모를 공격으로 백악관이 무너지는 모습을 담았으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긴박한 액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영화이다.  choswat@newsis.com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화이트하우스 다운'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화이트하우스 다운'은 정체 모를 공격으로 백악관이 무너지는 모습을 담았으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긴박한 액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영화이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 3부작 ‘인디펜던스 데이’(1996), ‘투모로우’(2004), ‘2012’(2009)로 유명한 롤랜드 에머리히(58) 감독이 왔다. 30일 밤 늦게 전세기로 입국한 에머리히 감독은 1일 창덕궁 등 서울관광을 했고, 2일과 3일 기자회견과 인터뷰 일정을 소화한 뒤 돌아간다.

 195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난 에머리히는 고국에서 영화를 만들다가 ‘문44’(1990)로 미국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만든 영화들로 세계에서 30억 달러(약 3조원)의 수입을 올린 흥행의 귀재다. 미국에서만 10억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총흥행수익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역대 미국영화 감독 중 14위에 해당한다.

 그의 신작은 6월27일 국내개봉 예정인 ‘화이트하우스 다운’이다. 미국 내 테러집단이 갑작스럽게 백악관을 공격하자 딸과 함께 백악관 투어 중이던 전직 군인 존 케일(채닝 테이텀)이 대통령(제이미 폭스)을 구출한다는 내용이다. 에머리히는 전작 ‘인디펜더스 데이’에서도 외계 우주선에 의해 파괴되는 백악관을 담은 적이 있다. 또 다시 백악관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일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도 백악관 투어 중 가이드가 “이곳이 영화 ‘인디펜던스데이’에서 폭발한 곳”이라고 안내하는 신이 나온다.

 또 북괴 테러리스트들이 역시 백악관을 점령한다는 내용으로 앤턴 후쿠아 감독의 ‘백악관 최후의 날’(Olympus Has Fallen)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미국 3월22일, 한국 6월5일) 비교되고 있기도 하다.

 2009년 이후 다시 한국을 찾은 에머리히는 2일 “두번째 방문이라 이번엔 고향에 온 것 같다. 그동안 서울이 무너지거나 하진 않았으니 4년 전과 별 차이는 없더라. 지난번에는 아주 짧게 거쳐갔는데, 이번에는 사흘 정도 머무를 수 있어서 좋다”며 즐거워했다.

 -또 백악관을 무너뜨리는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는?

 “13~14개월 전쯤 다른 작업을 하고 있는데, 소니픽처스에서 제안이 왔다. 또 다시 백악관을 무너뜨리는 일을 할 수 있을까 하긴 했는데, 지금까지 읽어본 대본 중 최고라고 생각해 연출을 수락하게 됐다. 세계에서 백악관보다 유명한 건물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대통령이 여기서 집무를 보며 살고 있으며, 200년동안 희망과 민주주의를 상징했다. 이번에는 완전히 부수지는 않고 좀 손상을 입는 정도다.”

 -전작에서는 외계인 침공, 지구멸망 등의 대재앙을 다뤘는데 이러한 소재에 어떤 매력을 느끼는지. 이번 영화가 이전 작품들과 다른 점은?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화이트하우스 다운'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화이트하우스 다운'은 정체 모를 공격으로 백악관이 무너지는 모습을 담았으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긴박한 액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영화이다.  choswat@newsis.com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화이트하우스 다운'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화이트하우스 다운'은 정체 모를 공격으로 백악관이 무너지는 모습을 담았으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긴박한 액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영화이다.  [email protected]

 “이러한 사회가 붕괴되는 영화를 만들 때는 굉장히 재밌는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다. 비상한 사건을 전달하는데 관심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캐릭터를 넣는 것이 내가 만드는 영화의 기본 주제다. ‘유니버설 솔저’같은 액션 영화를 찍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좀 다른 종류의 액션이다. ‘2012’처럼 큰 스케일은 아니지만 캐릭터와 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중간중간 액션을 가미했다. 고양이와 쥐 사이처럼 쫓고 쫓기는 내용으로 미국인들 사이의 대결을 다루고 있다.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가 백악관 한 곳이므로 테러범이 장악한 빌딩에서 대통령이 잡히지 않도록 구성하는 것은 무척 복잡한 과정이었다.”

 -미국대통령이 직접 액션을 벌이는 내용을 찍는데 특별한 점은 있었는지. 대통령을 흑인으로 설정한 것은 실제 오바마 대통령을 고려한 것인가.

 “제이미 폭스와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극중 제임스 소이어 대통령은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는 평화주의자로 처음에는 전직 군인이었던 채닝 테이텀에게 많이 의존하다가 점점 액션이 늘어나 테이텀을 구해주기도 한다. 점점 더 액션을 많이 하게 되는 점이 재밌었다. 폭스는 오바마와 굉장히 친한 친구로 그가 분명히 밝힌 것은 오바마와 비슷하게 할 수 있지만 똑같이 흉내내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영화 촬영을 시작할 때는 재선 전이어서 대통령을 흑인으로 설정하는데 위험부담이 있긴 했다. 나는 오바마를 지지하기 때문에 오바마가 안 됐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액션이 많이 나오는데 촬영하면서 위험은 없었는지. 재밌게 생각하는 신은?

 “채닝 테이텀이 직접 스턴트를 하겠다고 해서 99%정도를 소화했다. 배우가 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어 매번 주연배우가 다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해야했지만, 스턴트맨이 아니라 배우가 직접 하기에 더 재밌고 리얼하게 찍혔다. 나는 독창적인 액션장면을 좋아하는데 두 배우가 백악관에서 탈출해 리무진을 타고 차량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매우 독특하기 때문에 자랑스럽다. 게다가 테이텀과 제이미 폭스의 궁합이 굉장히 좋다.”

 -당신만의 영화철학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즐거움을 주는 영화를 만들어야하며, 그 영화를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번 영화의 메시지는 미국이 굉장히 분열돼있고 이것이 지속되면 끔찍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도 미국 영화를 보며 자랐고, 현재 미국에 살고 있어 내가 겪은 것들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내 영화는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미국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어떤 문제가 생기든지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나는 독일에서 자라 미국인들처럼 만화책에 관심이 없어 나만의 것을 개척해야 했고, ‘인디펜던스데이’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미국에서 20여년 간 영화를 만들었는데 많은 점이 변했다. 여러 장르가 서로의 장점을 취한다. 만화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재난이나 천재지변 상황에서 슈퍼히어로가 나와 막는 식이다. ‘화이트하우스 다운’은 정치스릴러 겸 액션 영화로 전형적인 영웅담을 담고 있다. 주인공이 영웅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딸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인데, 가족애를 다루는 것에 진부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관객들이 그걸 원한다고 생각한다. 장르는 달라도 내가 만들었다는 점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화이트하우스 다운'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화이트하우스 다운'은 정체 모를 공격으로 백악관이 무너지는 모습을 담았으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긴박한 액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영화이다.  choswat@newsis.com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화이트하우스 다운'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화이트하우스 다운'은 정체 모를 공격으로 백악관이 무너지는 모습을 담았으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긴박한 액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영화이다.  [email protected]

 -자신의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영화를 만들 때 굉장히 중요한 것은 캐릭터와 관객들의 연결점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상황에 처해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또 유머도 많고 스케일이 커서 ‘2012’는 세계가 배경이 되기도 했다. 거대한 무대에서 작은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좋아한다. 유머는 관객들을 캐릭터에 보다 가깝게 느껴지도록 한다. 긴장되는 순간에 균형을 잡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현실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영화 내용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이게 현실이 아니라 영화라는 점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독일에서 할리우드로 갔다.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있는 한국감독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독일에서 영화학교에 다니면서 미국영화의 영향을 받았고, 독일에서만 개봉하는 것보다 영어로 만들면 해외개봉이 좀더 쉽기 때문에 재정적인 이유로 영어로 영화를 만들었다. 그러다가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게 됐다. 충고해주고 싶은 것은 진실성을 잃지 말아야 하고, 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야야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 최후의 날’이 같은 배경으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다.

 “북한 테러리스트가 백악관을 침공, 점령하는 내용의 영화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영화를 시작할 때는 알지 못했고, ‘백악관 최후의 날’에 대해 들었을 때는 이미 캐스팅을 완료해서 세트에서 촬영을 시작한 상태였다. 그쪽은 완전한 액션 영화고 이쪽은 전체관람가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스토리도 다르다. 나는 극우파가 백악관을 점령해 쿠데타를 꿈꾸는 내부의 대결을 다루고 있는데 그쪽 영화는 외부에서의 공격을 다뤘다. 미국은 웬만한 외부로부터의 위협은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부로부터의 위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이 때문에 붕괴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도 미국은 50대 50으로 분열돼있다. 선거를 보면 알다시피 정치적인 면도 그렇고 그 외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그렇다.”

 -최근 보스턴마라톤 테러사건이 터졌다. 이런 실제적 위협을 감안해 만든 영화인가.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화이트하우스 다운'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화이트하우스 다운'은 정체 모를 공격으로 백악관이 무너지는 모습을 담았으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긴박한 액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영화이다.  choswat@newsis.com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화이트하우스 다운'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화이트하우스 다운'은 정체 모를 공격으로 백악관이 무너지는 모습을 담았으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긴박한 액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영화이다.  [email protected]

 “‘백악관 최후의 날’과 내 영화가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것은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9·11 사태 이후 테러에 대한 공포심이 더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사건은 늘 있고 큰 폭파 장면이나 테러범에 대한 공포를 다룬 영화도 많기 때문에 특별히 미국 국민들의 정서를 반영한 것 같지는 않다. 관객들은 영화와 현실을 구분할 수 있다고 보기에 영화로서 재밌게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도 현실을 반영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않겠는가.”

 -한국영화중 인상 깊게 본 재난 블록버스터가 있는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나.

 “어제 쓰나미를 소재로 한 ‘해운대’를 비디오로 봤다. 당분간 ‘인디펜던스데이’의 속편과 사극영화에 집중할 생각이다. 훗날 재난영화를 만들게 되면 고려를 해보겠다.”

 -요즘 할리우드 대작들이 미국보다 한국 등 해외에서 먼저 개봉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가 뭔가. 아시아 시장을 고려해 한국배우 캐스팅 등을 염두에 두고 있나.

 “할리우드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는 그렇지 않지만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심한 경우에는 3~4주 먼저 개봉하는 경우도 있다. 각국의 경쟁작 등을 고려해 최대한 관심을 끌 수 있는 시기가 있으면 그때 개봉일자를 잡는 추세다. 사실 캐스팅은 어떤 영화를 만드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인디펜던스데이2’에는 아시안 배우를 기용하도록 노력해볼 생각이다. 아시아 인구가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고, 신흥 아시아시장도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제작진 입장에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