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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CG범벅 억지 영웅담, 지겹다…영화 ‘토르 다크월드’

등록 2013.10.30 13:41:41수정 2016.12.28 08: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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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토르’ 3편의 제작은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토르 만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가기보다는 마블 코믹스의 다른 영웅을 발굴하거나 ‘어벤져스’ 같은 복합 출연진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기를 마블 스튜디오에게 권한다.  tekim@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토르’ 3편의 제작은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토르 만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가기보다는 마블 코믹스의 다른 영웅을 발굴하거나 ‘어벤져스’ 같은 복합 출연진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기를 마블 스튜디오에게 권한다.

 전편 ‘토르: 천둥의 신’(2011)도 미국 내에서 겨우 제작비를 거둬들일 정도의 성적에 그쳤는데, 30일 개봉한 ‘토르: 다크 월드’(감독 앨런 테일러)는 전편보다 나을게 없다. 중세 북유럽의 바이킹 문화와 별나라 우주, 현대의 지구, 신과 외계인, 인간이 뒤엉킨 이 ‘짬뽕’ 히어로 무비는 도무지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말타고 갑옷입고, 칼, 창, 도끼, 망치, 방패 같은 고대 무기를 들고 싸우다가 로봇 괴물과 미래적 우주선이 나오기도 하고, 최첨단 과학기기가 등장도 하는 어불성설 싸구려 설정을 대체 언제까지 견뎌야한단 말인가. 과거, 현재, 미래의 혼재가 만들어낸 독특한 세계관이라며 칭찬이라도 받을 줄 알았던가.

 ‘토르’의 주요인물인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와 로키(톰 히들스턴)가 출연한 ‘어벤져스’(2012)가 흥행에 성공한 여파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는 몰라도 진부하고 유치하고 지루하다. 게다가 CG범벅의 엉성한 영웅담에 관객들이 지겨워질 때도 됐다. ‘토르: 천둥의 신’이 나온 후로 ‘슈퍼맨’ 리부트를 표방한 ‘맨 오브 스틸’, ‘스타트렉: 다크니스’ 등 엇비슷한 비주얼을 보여주는 프랜차이즈 무비가 줄줄이 등장했다.

 이젠 웬만한 CG효과로는 관객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없을뿐 아니라 CG기술이 만들어내는 인간의 상상력이란 것에도 한계가 있어 서로 참고하며 베낀 티도 많이 난다. ‘맨 오브 스틸’ 중 슈퍼맨의 고향은 토르의 고향인 아스가르드와 닮아있고, 토르가 인간 여성과학자 제인(내털리 포트먼)을 안고 나는 모습은 슈퍼맨의 클리셰다. ‘토르: 다크 월드’에서 무지막지한 싸움질로 무너지는 건물 장면은 또 다시 ‘맨 오브 스틸’을 떠올린다. ‘토르: 다크 월드’의 주적 다크엘프는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외계종족 분장과 겹쳐 보인다. 미래 시제이기는 하지만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배경도 ‘토르: 다크 월드’처럼 런던이었다.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토르’ 3편의 제작은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토르 만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가기보다는 마블 코믹스의 다른 영웅을 발굴하거나 ‘어벤져스’ 같은 복합 출연진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기를 마블 스튜디오에게 권한다.  tekim@newsis.com

 할리우드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대규모 제작비의 만화원작 영화의 인기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할리우드가 소재발굴에 정체기를 겪으며 과거를 되새김질하고 있는 건 알겠는데, 고색창연한 신화 속 인물이라니, 요즘 아이들에겐 공룡보다 인기가 없다. 그래도 ‘12세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관객으로 모실 수 있게 된 게 그나마 다행이다. 천체물리학자들이라며 컨버전스니, 에테르니, 자기장 생성기 운운하며 뭔가 과학적인 듯 포장은 했지만 조기교육을 받은 조숙한 아이들이라면 이에 속을까 싶기도 하다.

 선악의 단순대립과 악당의 처치는 요즘 동화책들도 잘 안 쓰는 설정이다. 전편 프로스트 자이언트에 이어 등장하는 다크엘프는 참 만화답다. 하지만 영화는 인쇄비만 좀 들이면 발행할 수 있는 코믹북과 차원이 다르다. 프로타고니스트 토르와 안타고니스트 로키의 북유럽 신화 속 성격을 이해하는 것만이 그나마 설득력을 지닌다. 북유럽에 기독교가 전파되기 전까지 믿어진, 가장 최근까지 존재한 신화이지만 우리에겐 그리스·로마 신화만큼 잘 알려져 있진 않다.

 천둥의 신으로 알려진 토르는 묠니르라는 쇠망치를 무기로 사용하며 힘을 상징하나 그만큼 어리석다. 항상 오딘이나 로키로부터 놀림을 당하거나 속아넘어가서 손해도 많이 봤다고 전해진다. 영화에 토르의 입양된 동생으로 나오는 로키는 보기 드문 용모와 마술을 지녔으며, 간사한 속이기의 천재에다가 플레이보이로 알려졌다. 주인공인 토르가 워낙 거대한 근육질 몸집에 둔한 성격이다 보니 로키 역을 맡은 톰 히들스턴(32)이 뜰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대로 연기공부한 셰익스피어 배우인 히들스턴은 전형적 인물들 때문에 밋밋한 판타지 영화에서 유일하게 생동감 넘치는 역할을 해낸다. 그리고 단언컨대, 본래의 붉은기 도는 금발 곱슬보다는 검은 머리가 훨씬 더 잘 어울린다. (그의 진면목을 확인하려면 EBS TV가 방송중인 BBC 드라마 ‘텅빈 왕관’을 볼 것을 권한다)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토르’ 3편의 제작은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토르 만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가기보다는 마블 코믹스의 다른 영웅을 발굴하거나 ‘어벤져스’ 같은 복합 출연진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기를 마블 스튜디오에게 권한다.  tekim@newsis.com

 유대인 여배우 내털리 포트먼(32)을 여주인공으로 쓴 것도 영 마뜩찮다. 스칸디나비아 신화를 바탕으로 한 코믹북에서 제인 포스터 혹은 제인 넬슨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여주인공은 늘씬한 8등신 북구미녀이건만 엇비슷한 키의 유대계 여자 조연(캣 데닝스)까지 기용하며 꼭 구릿빛 피부의 이스라엘 복수국적 배우를 기용해야 했는지 의문이다. 시온주의자들의 ‘공주’인 내털리 포트먼을 원작과 완연히 다른 역에까지 끼워맞춘 데는 할리우드 내 유대인과 유대자본의 영향력이 작용했으리라 짐작할 수밖에 없다.

 마블스튜디오의 초대 CEO로 여전히 제작자로 활동중인 애비 애러드(65) 역시 이스라엘 출신인 데다가 그 외 미국의 영화계와 미디어를 장악한 유대계의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 내털리 포트먼이 외모나 연기력에 비해 과대평가됐다는 악평을 줄곧 달고다니는 것은 ‘토르’ 시리즈에서의 답답하기만 한 평면적 연기를 보면 일견 납득이 간다. 대신 북유럽의 향취를 더한 것은 에릭 셀빅 박사 역의 스웨덴 배우 스텔란 스카스가드(62)다.

 일단 마블스튜디오는 ‘토르’의 다음편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쿠키영상(credit cookie)이 무려 두 개나 공개되니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오를 때까지 자리를 뜨지 말아야한다. 마블스튜디오의 차기 개봉작은 내년 3월 선보일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가 카메오 출연하기도 하나 그리 재미는 없다.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토르’ 3편의 제작은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토르 만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가기보다는 마블 코믹스의 다른 영웅을 발굴하거나 ‘어벤져스’ 같은 복합 출연진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기를 마블 스튜디오에게 권한다.  tekim@newsis.com

 한편 케빈 파이기(40) 마블스튜디오 제작사장과 ‘히들이’ 톰 히틀스턴이 방한하며 공을 들인 한국에서는 시작부터 걸림돌이 발생했다. 최대 극장체인 CGV의 서울 내 극장에서 ‘토르: 다크월드’를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직배사인 소니픽처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와의 수입배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극장들은 외화배급사와는 입장권 수익을 각각 4대 6으로 나누고 한국영화계와는 5대 5로 나눴다. 최근 한국영화가 선전하면서 CGV는 지난 6월 한국영화계와는 5.5대 4.5, 외화 배급사들과는 9월부터 서울 CGV에서 5대 5로 배분하겠다는 권고안을 보냈다. 소니가 이에 불응하며 9월12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도 서울지역 CGV에서는 상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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